[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자] Ⅱ. 기후변화가 인류 생존 위협한다


2020년 물부족으로  17억명 ‘고통’
 
 
지구 평균기온 1℃ 상승…말라리아 등 열대성 전염병 만연
아시아, 홍수·가뭄으로 풍토병 증가, 중국·베트남 침수 가능

UN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PCC는 지난달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후변화 영향, 적응 등에 관한 제4차 평가보고서」를 통해 지구 평균기온이 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대에는 말라리아 등 열대성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최대 17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보고서 주요내용
이번 ‘IPCC WG2 제4차 평가보고서’는 금년 2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관한 IPCC 보고서와 함께 기후변화가 인류가 직면한 최대 위협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 지구온난화로 인해 향후 20∼30년내 남아시아,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처럼 주거인구수가 높은 연안지역의 경우 잦은 해일과 홍수로 인해 더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베트남 등이 침수될 전망이다. 사진은 홍수로 물에 잠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에는 지구 평균기온은 1℃ 상승하여 말라리아 등 열대성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최대 17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2080년대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3℃ 이상 상승해, 해수면은 약 24cm 상승, 해안가의 30%이상이 유실되고 전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홍수로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지구 평균 온도가 1.5∼2.5℃ 이상 증가하게 된다면 현재까지 확인된 동·식물 중 약 20∼30%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세계 GDP의 0.2% 가량을 비용으로 투자하는 경우 온실가스 농도는 590∼710ppm 수준으로 안정된다. 이 경우 전 세계의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최대 4℃ 정도 올라간다. 지구의 온도가 4℃ 가량 오르면 전 세계 생물의 40%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전 세계 수억 명이 물부족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전 세계가 GDP의 3%를 투자하는 경우 2030년 온실가스 농도는 2000년 380ppm보다 15~40% 가량만이 상승한 445∼535ppm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지구의 평균기온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2.4℃ 상승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미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70∼2004년 사이 70% 증가했다. 특히 에너지 공급부문에서 가장 큰 증가폭(145%)를 보였고, 수송(120%)과 산업(65%), 토지이용(40%)이 뒤를 이었다. 농업과 건물부문은 1980∼1990년 사이에 27% 가량 늘어났다.

■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가 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면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 침수로 인해 홍수 및 산사태의 발생빈도가 더욱 잦아지게 되고, 향후 20∼30년 후 수자원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며, 결과적으로 빙하 감소로 인해 강물로 들어가는 물의 양도 상당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지난해 12월 25일 홍수가 발생해 최소 62명이 숨지고 14만명이 대피한 가운데 물에 빠진 한 소녀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강 지역 물의 양은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른 수요 증가와 인구 성장과 함께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감소할 것이며, 2050년까지 무려 수 십억 인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남아시아,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처럼 주거인구수가 높은 연안지역의 경우 잦은 해일과 홍수로 인해 더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베트남 등이 침수될 전망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급속한 경제발전 및 산업발달에 따른 천연자원의 고갈 및 환경파괴로 인해 아시아 개도국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구 온난화에 따른 조류순환의 변화로 인해 발생되는 잦은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동아시아, 남아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풍토병 발생률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위(2004년 기준)인데다 배출량 증가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1990∼2004년)이 82.4%로 중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고, 국가 단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도 104.3%로 일본(20%), 미국(19.8%) 등을 크게 앞서고 있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내뿜는다면 2030년까지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이 무려 80.1%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2015년에 온실가스를 전년보다 20%(기온 2℃ 상승을 위한 최소치)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0.62%인 5조3천억 원(에너지경제연구원 추산)이 들어간다는 데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전체 감축량의 40.4%를 맡게 되는 산업 부문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발전(29.9%), 수송(20.7%) 부문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  정부 대책
환경부는 탄력적인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사업 예산으로 올해 6조152억8천900만 원을 책정, △에너지 진단 관리·지도 강화 △열병합발전 확대 △청정연료 보급 확대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 확대 △폐기물 매립지 자원화사업 추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향평가 및 적응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관계부처, 시민단체, 전문가 등으로 ‘기후변화적응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종합적인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의 마스터플랜은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기술 연구개발 로드맵 △기후변화 적응정책을 위한 로드맵 등으로 구성돼있다.

연구개발 로드맵은 농업, 산림·임업, 수리·수문 등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한 부문에 대해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기후변화 적응정책에는 기후변화 정책과 정보의 체계적 분석·관리, 기존정책과의 통합·연계, 전문인력 양성, 교육·홍보 등을 포함돼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 마스터플랜을 수립·추진함으로써 홍수 등 기상재해, 기온상승에 의한 농업환경·생태계 변화, 국민건강 위해 요인 등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더 늘어난다”면서 “환경정책과 경제정책을 일치시키는 통합환경정책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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