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유입수역 물 용도에 맞는 하수처리가 최적”

하수처리수를 깨끗이 정화하여 취수지점에 방류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수처리수 재이용하면 육지수역의 수량·수질에 미치는 악영향 감축 가능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환경친화적 하수처리수의 관리

하수처리량 및 하수처리수 수질
 
우리나라 연간 하수처리량은 2008년 66억700만㎥에서 2016년 71억6천600만㎥로 다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8∼2016년 기간 중 연평균 하수처리량은 69억7천300만㎥였으며, 하수처리량은 평균 하수처리량을 기준으로 다소 증감하는 모양을 나타내었다([표 1] 참조).

일반적으로 하수처리량은 하수발생량보다 많은데, 그것은 합류식 하수관거에 외부로부터 지하수 등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해에 따라 유입수의 양은 적게는 2억㎥에서 많게는 19억㎥에 이른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수의 수질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Ⅰa-Ⅴ등급 범위이며,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Ⅰb-Ⅳ등급 범위이다. 부유물질(SS)은 Ⅰa등급이고, 총질소(TN), 총인(TP) 및 대장균군(TC)의 수질은 각각 Ⅵ등급, Ⅲ-Ⅵ등급 및 Ⅰa-Ⅲ등급 범위다([표 2] 참조). 우리나라의 하수처리수의 수질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수처리수가 유입수역 수질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하수처리수가 유입수역에 유입될 경우 하수처리수와 유입수역의 수질 간 상대성에 의해 유입수역이 오염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정화된다. 하수처리수가 유입수역의 수질보다 나쁠 때는 유입수역의 수질을 오염시키고, 반대일 경우에는 유입수역의 수질을 정화시킨다. 하수처리수가 유입수역의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지만 부정적인 경우에도 유입수역의 물의 용도에 따라 하수처리수의 수질의 용인한도를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입수역의 용도에 적합한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의 농도가 1㎎/L이고, 실제 농도가 0.8㎎/L이며, 유입수역의 유량이 하수처리수 유량의 2.5배일 경우 하수처리수의 BOD농도는 1.5㎎/L까지 허용될 수 있다.

이와 같이 하수처리수는 유입수역의 물의 용도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하천 및 호소의 일반적인 수질의 경우 중상류 수역은 하수처리수 수질보다 좋고, 하류 수역은 하수처리수 수질과 비슷하거나 나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수처리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유입수역의 수질영향과 수문영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질영향은 유입수역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하수처리수 중 오염물질의 농도가 유입수역의 농도보다 높으면 수질이 악화되고, 그 결과 유입수역의 수중생태계와 인접지역의 육지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문영향은 유입수역의 유량을 증가시켜 기존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거나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역의 단면적이 넓어지고 수심이 깊어지면 수생동식물의 종류와 개체수가 증가하여 유입수역의 생물다양성이 높아진다. 이것은 인접한 육지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수 관리

상수원수의 취수지점과 하수처리수의 방류지점이 달라지면 취수지점과 방류지점 사이에 있는 중간수역의 유량이 그만큼 감소하여 중간수역의 여러 가지 용수사용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하수처리수의 방류지점 하류수역은 유량은 변화가 없지만 수질오염물질의 유입으로 수질이 악화되어 물의 여러 가지 용수사용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수처리수로 인한 이러한 수량과 수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하수처리수를 깨끗이 정화하여 취수지점으로 이송하여 방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방법이며, 중간수역의 유량에 비해 하수처리수의 양이 상대적으로 작을 경우 등에는 불필요한 방법일 수 있다.

2016년 우리나라 하수처리수의 총량은 71억6천600만㎥였다. 그중 34억8천100만㎥는 바다로 직접 방류되었고, 나머지 36억8천500만㎥는 육지의 하천이나 호소에 방류되었다. 바다로 직접 방류된 하수처리수는 육지의 수문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육지의 하천과 호소의 수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대로 육지의 하천과 호소에 방류된 하수처리수는 육지의 수문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영향을 미쳤지만 수질에는 큰 영향을 미쳤다.

하수처리수의 재이용은 육지수역의 수량과 수질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축하는 데 어는 정도 기여할 수 있다. 하수처리수를 하수처리장 장내용수로 사용함으로써 상수원수 취수량을 줄일 수 있고,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함으로써 하천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

비용과 수질 등을 고려하여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수의 재이용량은 2008년 7억1천200만㎥에서 2016년 11억2천100만㎥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표 3] 참조).

2016년 하수처리수의 재이용량 11억2천100만㎥ 중 장내용수와 하천유지용수가 각각 5억6천800만㎥와 3억9천700만㎥로, 전체 재이용량의 86.1%를 차지하였다. 장내용수는 하수처리장의 청소용수, 조경용수 등으로 사용된 용수이고, 하천유지용수는 수계가 다른 하천에 이송한 하수처리수의 양이다([표 4] 참조).

 
 
하수처리수 재이용 따른 환경친화적 하수관리

하수처리수를 수계를 달리하는 다른 하천의 유지용수로 공급하는 것은 환경친화적인 하수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 유량이 빈약한 다른 하천에 하수처리수를 공급하면 그 하천의 생태계를 살림과 동시에 그 수질정화능력을 활용하여 당초 하수처리수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

하수처리수의 장내용수 재이용도 환경친화적인 하수처리수의 관리방법이 될 수 있다. 장내용수는 그 양만큼 상수원수의 취수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중간수역의 유량의 감소를 그만큼 줄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장내용수의 재이용 양만큼 하수처리수의 방류량이 줄어들게 되어 유입수역의 수질에도 그만큼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장내용수의 재이용은 수량과 수질 양면에서 환경친화적인 하수처리수의 관리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유입수역 물 용도에 맞는 하수처리가 가장 환경친화적인 하수관리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하수처리수량 중 바다로 직접 방류된 양은 약 35억㎥로, 전국 하천과 호소의 유량 532억㎥의 6.6% 수준이었다. 이러한 양과 비율은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수문에 하수처리수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부산, 인천 등에서 발생하는 하수처리수와 같이 하수처리수의 바다 직접 방류가 하수처리장의 위치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 하수처리수가 유입수역의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것이 하수관리의 남은 과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하수관리는 육지수역에 방류되는 하수처리수를 가능한 한 깨끗하게 처리하여 방류하는 것이다. 깨끗한 하수처리를 위해서는 적정한 처리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하여야 하고, 그리고 그 처리기술은 비용 효과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깨끗한 하수처리’의 개념과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하수처리수가 깨끗하다고 하는 것은 하수처리수 중에 어떤 물질도 들어있지 않거나 극미량만 들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하수처리수의 깨끗한 정도는 유입수역의 물의 다양한 용도를 해치지 않는 수준의 깨끗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유입수역의 물의 용도를 만족하는 수질이 Ⅱ급수라고 할 때,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의 최대 허용농도는 3㎎/L로 이다. 이 경우, 유입수역의 BOD 농도가 2.5㎎/L이고 유량이 시간당 1만㎥, 하수처리수의 방류량이 시간당 1천㎥라고 할 때, 하수처리수의 BOD 농도는 8㎎/L 이하가 되어야 한다.

다른 오염물질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하수처리수의 해당 오염물질에 대한 최대허용농도를 설정할 수 있다. 하수관리의 기본은 하수를 유입수역의 수질기준 달성을 방해하지 않을 만큼 깨끗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워터저널』 2019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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