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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2.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의 바람직한 위상 및 역할
2019년 05월 07일 (화) 09:43:07 워터저널 webmaster@waterjournal.co.kr

 특 집  . [국회물포럼 대토론회]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 그 위상과 역할


“유역의 물 문제는 유역 내에서 해결해야”


현행법 상 유역물관리위원회 사무국 설치 관련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아
법의 본래 취지 고려해 시행령·규칙 명확히 해야…필요시 법 개정도 고려


   
▲ 한 무 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국회물포럼 부회장
Part 02.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의 바람직한 위상 및 역할

물부족으로 인한 환경문제 심각

가뭄이나 홍수, 하천 건천화, 지하수위 하강 등은 공통적으로 물부족에 기인한다. 일상 속 우리가 체감하는 폭염이나 산불, 녹조, 미세먼지 등도 물이 없어 생겨난 것들이다. 물만 잘 관리해도 이러한 문제들은 상당 부분 해결된다. 물을 물로만 보지말고 우리 삶을 둘러싼 환경의 일부로 바라보는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먼저 우리가 하고 있는 물관리가 안전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물관리는 하천에서 물을 끌어 상수도로 이용하고 상수도에서 사용한 물은 하수도로 내보내는 식이어서, 지금처럼 하천에 문제가 생기면 상하수도에도 차질이 생기게 마련이다.

여기에 나날이 빨라지는 기후변화와 도시화, 노후화 등은 하천오염을 가중시킨다. 홍수에 의한 하수 범람, 빗물 유출, 하수처리장의 미처리하수, 상수관로 노후 및 파손으로 인한 싱크홀 발생, 제방 붕괴로 인한 식수원 오염 등이 대표적인 요인들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소극적인 예산으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급급해 왔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것은 기존에 해 왔던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를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통과된 「물관리기본법」은 국가와 유역별로 각각 물관리위원회를 만들어 물관리를 추진토록 명시하고 있어 물 문제를 새롭게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 위원회 조직 구성에만 치중

그런데 환경부의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 구성·운영(안)을 보면,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라는 목표의 달성보다는 단지 위원회의 조직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 우리는 이와 유사한 제도로 쓰라린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1997년 국무총리와 민간 공동위원장 체제로 조직된 수질개선기획단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의 역할과 위상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물관리기본법」 상 모든 물은 모든 사람이 관리하는 것이 옳으나, 그 안에서도 국가와 유역이 담당해야 할 물관리는 분명 다르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환경부는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에서 각각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명쾌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산은 물을 가를 수 없고 물은 산을 넘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물관리기본법」이 담고 있는 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한 유역물관리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즉 유역의 물 문제는 유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은 유역 사람들끼리 해결하도록 하고 유역의 물관리는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국가 차원의 물관리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면 된다.

   
 
국가위 역할, 권위에 비해 턱없이 낮아

이번 환경부 안을 보면 각 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다. 먼저 국가물관리위원회부터 살펴보면, 첫째,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물관리기본법」 제2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로 심의·의결 기구이다. 그러나 환경부 안에는 심의 기능만 명시되어 있을 뿐 의결 기능에 대한 언급은 없다. 즉 당초 법이 의도한 조직의 기능조차 충실히 담아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물관리 컨트롤타워이다. 그러나 환경부가 이것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정의로서 제시하고 있는 7개 기능의 내용은 위원회의 권위와 위상에 걸맞지 않게 턱없이 낮다.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위상과 권위에 맞는 상위개념의, 더 큰 이념과 목표가 필요하다.

셋째, 「물관리기본법」은 제21조부터 제26조까지 물관리위원회 설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들보다 상위에 있는 제1조부터 제19조까지는 「물관리기본법」의 기본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하위에 있는 항목이 상위에 있는 항목을 수행하기 위한 기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나 현재의 안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넷째, 위원회가 임기 내에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목표를 기반으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물부족 해소라고 하면 LPCD(1인당 하루 물 사용량) 등 구체적인 지표를 활용해 정확한 목표수치를 설정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국무총리실 소속이라고 하지만 하위부서인 환경부에서 상위부서인 총리실의 위원을 선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선언적 목표 구체적으로 수정 필요

이에 국가물관리위원회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의 선언적 목표를 정의하고, 이에 맞는 구성과 기능, 임무 등을 보완해 줄 것을 요청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물부족에 대비하고 현재의 물문제와 물과 관련된 사회적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심의·의결기구’와 같이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위상을 차원 높게 설정해 놓으면 이에 따른 임무가 늘어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물관리기본법」에 제시된 기본원칙인 유역물관리·물순환관리·수요관리·종합물관리 등을 실현하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물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규명하고, 주요 물관리 인자의 연차별 검증가능한 목표를 정해 각 유역에서 책임지고 달성하도록 지원하고 감시하는 일이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일차적 임무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위원회 구성원은 관련 정부부처 장관과 물 전문가들로 하여, 관련 부처 간 갈등은 물론 유역 간의 물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제정하고 예산을 배분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우리나라의 기후와 지형에 맞는, 즉 세계 최고의 물관리 방법과 환경을 우리 후손에게 남겨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유역주민이 유역위 구성원 되어야

한편, 유역물관리위원회 역시 환경부 안에서 심의 기구로만 정의하고 있으나 첫째, 「물관리기본법」 제24조에 의거, 유역물관리위원회도 국가물관리위원회와 같은 심의·의결기구이다.

 둘째, 유역물관리위원회는 유역의 물관리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유역 최고의 결정기구이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이것의 4개 기능, 즉 △유역물관리종합계획의 수립·변경 △해당 유역 내 지자체의 물 관련 계획과 유역물관리종합계획의 부합 여부 심의 △물의 적정 배분을 위한 유역 내 물 이동 △물 분쟁 조정 등은 위원회의 권위와 위상에 비해 지나치게 낮고 부정확하다.

셋째, 유역물관리위원회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정한 물관리 원칙과 법령에 따르면서 유역에 할당된 물관리 목표치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목표치가 없다 보니 이에 대한 책임이 불분명해질 우려가 있다.

넷째, 유역물관리위원회의 구성원은 적어도 유역을 정말 사랑하고 유역에 대해 잘 아는 해당 유역의 주민들이 되어야 한다. 또한 유역주민의 자발적인 결정에 의하여 유역 내의 모든 물 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환경부 안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다섯째,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반드시 사무국을 두어야 하나 이것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유역별 유역물관리 사무국 설치해야

따라서 유역물관리위원회 역시 국가물관리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좀 더 구체적이고 거시적인 선언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유역물관리위원회의 구성과 기능, 임무 등을 보완해 줄 것을 요청한다. 우선 ‘유역물관리위원회는 유역을 대표해 유역의 물 문제를 해결하는 심의·의결기구’라는 식의 조직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또한 「물관리기본법」과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만든 이념과 원칙에 따라 ‘유역 내 각 지자체별 목표이행 여부를 지원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와 같은 정확한 역할 규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무국’을 두어야 한다는 조항도 조속한 시일 내에 검토하여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유역물관리위원회는 유역 내의 모든 물, 가령 하천만이 아닌 하천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의 자산을 파악하고, 유역의 특색에 맞춰 유역의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효율적으로 보전·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물과 관련된 갈등은 유역 내부에서 현명하게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위원은 유역을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주민들을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

국가위와 유역위의 역할분담 시급

정부가 오는 6월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 구성을 앞둔 가운데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역할 분담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상위기관인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국가 물관리 비전과 목표만 제시해주고 하위기관인 유역물관리위원회가 유역과 관계된 물관리, 즉 실질적인 업무를 도맡아 해야 한다. 따라서 하위기관에 어느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된다.

또한 국가와 유역 물관리위원회에 대한 위상과 기능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물관리기본법」 제22조와 24조에 명시된 대로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는 심의·의결 기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역별 유역물관리 사무국을 반드시 둬야 한다. 법률로 정해지지 않았거나 법률상 해석이 모호한 부분은 「물관리기본법」의 취지에 맞도록 시행령, 규칙에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국회물포럼은 필요 시 법 개정도 국회에 건의할 생각이다. 

[『워터저널』 2019년 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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