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먹는물도 이제 품질표시 및 미네랄 함량 표시를
의무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시판되는 식품에는 내용물의 영양과 관련된 표시가 있다. 페트병에 들어간 물(먹는 샘물, 수돗물 등)에도 미네랄 성분(무기물질 함량 표시)으로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불소(F), 나트륨(Na), 철(Fe) 등의 표시가 있어 상품의 품질을 명시하고 있다.

하천수는 맑게 갠 하늘이 계속되면 투명도(透明度)가 증가하고, 홍수 시에는 황갈색으로 탁해진다. 마을에서 떨어진 깊은 산속에서 발견되는 샘물은 차갑고 맛있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물의 품질은 종류, 지형, 지질, 기상 등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지만 탁도(濁度), 색도(色度), 용해성 물질의 양 등을 정량 분석하여 표시하고 있다.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의 우리나라 물은 수질이 좋고 맛도 좋아 세계적인 명수가 많다. 그리하여 세계적으로 먹는 샘물(생수) 제품이 80여 종류에 달한다. 과거에는 어느 계곡에 가도 다 먹을 수 있는 좋은 물이었다.

그런데 인구가 증가하고 등산객이 찾아가지 않는 산이 없을 정도로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깊은 산의 계곡수도 수인성 전염병으로 오염되고 있다. 이에 시·도지사는 계곡수에 대한 매달 분석 성적을 제시하여 부적합한 물은 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통계로서 전국의 수도사업자가 수도에 관한 물분석 통계값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먹지 못하는 물과 먹는물을 잘 알 수 있다. 상수원으로는 하천수(下川水), 호소수(湖沼水), 복류수, 얕은 우물물, 깊은 우물물, 용수들을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정기적인 분석을 전국 정수장에서 실험하여 그 성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돗물의 질을 누구나 알 수 있다.

또한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이르는 우리나라 호수의 물을 비교해보면, 무기이온류에 관해서는 극단적인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상계수가 큰 우리나라는 하천이나 댐의 특성상 홍수에 의한 탁수 유입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탁도(NTU, Nephelometric Turbidity Unit)와 색도가 동일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물은 외국과 비교해 용해성의 무기성분이 적고, 특히 석회암이 대부분이어서 경도(Ca, Mg)와 알칼리도(CO₃)가 적고 규산(SiO₂)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과 외국의 하천수 수질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하천수는 유럽의 경도 높은 물과는 달리 수질이 전국적으로 안정적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지하수의 60∼70%를 주요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어 경도가 높고 증발잔류물이 많다.

이처럼 경도가 높아 미네랄워터를 수입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하천수나 호소수를 90% 이상 사용해 수돗물을 만든다. 이 물은 예로부터 금수강산(錦繡江山)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을 가진 만큼 분기마다 지역별 수돗물의 내용물을 표시해 발표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전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돗물의 미네랄 성분, 탁도, 색도 등의 내용물을 표시하여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돗물이 되도록 정책적으로 추진하기를 바란다.

 [『워터저널』 2019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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