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여름철 수인성전염병 관리를 철저히 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여름은 사계절 중 수분을 가장 많이 섭취하게 되는 계절인 동시에 수분 섭취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계절이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물과 음식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오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했을 때 걸릴 수 있는 질병이 수인성 전염병이다. 이는 물을 매개체로 장티푸스균, 이질균, 대장균 등 병원성 미생물이 전달되어 나타나는 질병으로,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수인성 전염병은 주로 오염된 물을 섭취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물놀이를 하면서 귀나 눈으로 물이 들어가도 발생한다. 따라서 여름휴가를 다녀와서 ‘수인성 전염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동남아나 중국, 몽골, 아프리카 등 개도국을 다녀와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국가들의 수질이나 위생 환경이 좋지 못해서 그렇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수질도 그리 안심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바닷물이나 계곡물, 지하수, 우물물 등 수질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산과 들의 어느 물을 마셔도 위생적으로 문제되지 않던 시절도 있었으나, 한국전쟁이 끝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강과 하천이 급속도로 오염되기 시작했고 미생물과 기생충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장티푸스,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에 걸렸다.

그 후 1980년대에 들어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이 70% 이상을 기록, 수인성 전염병은 농촌이나 섬 지역에서 때때로 발생하는 등 다소 사그라졌다. 그리고 2010년도에 들어 전국의 상수도 보급률이 90%대에 진입하며 더 이상 전염병이 돌지 않았다. 급수지역에 도입된 염소소독 공정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98.7%이며 선진국만큼 수돗물이 안전하고 깨끗한 수준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수질분석에서 아무리 ‘적합’ 판정을 받았어도 분석한 날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오염이 되지 않았는지 의심해야 한다.

오염과 이로 인한 감염은 사소한 데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요즘과 같은 장마철은 일년 중 상수원 수질 오염이 심각해지는 때이다. 정부는 정수장 관리를 철저히 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9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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