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천천히 재생』

정 석 지음 / 메디치미디어 발간 / 272쪽 / 15,000원

 

 

재생의 시대가 왔다. 지난 시절 내내 개발을 주장하던 이들이 이제는 재생을 외칠 만큼 도시 재생이 뜨고 있다. 도시 재생과 관련된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정부가 도시 재생 뉴딜사업이라는 이름하에 매년 10조원 씩 임기 동안 총 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할 만큼 도시 재생은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재생이란 무엇인가? 개발 사업에 투여하던 돈을 재생 사업으로 전환하기만 하면 도시 재생이 되는 것일까.

저성장과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지금, 도시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이 책은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에서 삶터로, 생각의 무게중심을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재생 시대의 궁극적인 삶의 지향을 ‘행복’에서 찾는다. 개발 시대의 시대정신이 국가나 도시의 성장이었다면, 재생 시대의 시대정신은 시민의 행복에 있다. 행복은 국가에 맡기고 가만히 기다린다고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내 몸 건강에서부터 시작해 스스로 찾고 지켜내야 누릴 수 있는 행복의 비결을 담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개발 시대의 논리가 경쟁과 효율이었다면, 이제는 재생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논리와 철학이 필요하다. 저자가 제안하는 삶터 되살림은 한마디로 큰 규모의 신개발, 재개발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수도권의 무심하게 남아도는 잉여를 지방에서 절실하게 채워지길 바라는 결핍과 연결시키는 일이다. 재생의 목적은 공간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

[『워터저널』 2019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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