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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별기고] ① 낙동강수계 물 갈등 유형과 조정방안 / 김창수 부경대 교수
2019년 12월 04일 (수) 09:45:23 워터저널 webamaster@waterjournal.co.kr

전문가 특별기고

“유역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소통이 우선”

복합갈등 성격 강하고 갈등 상승기에 있어 일률적인 조정기준 제시 어려워
유역주민 간 지속적인 상호교류 통해 공론의 장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풀어야

   
▲ 김 창 수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
(물정책경제포럼)
낙동강수계 물 갈등 유형과 조정방안

Ⅰ. 서론 : 4대강수계 물 갈등 해결의 중요성

4대강수계 물 갈등은 고착화되어 있다. 특히 낙동강수계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물 갈등에 대한 적실성 있는 해답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국민이 원하는 통합물관리’ 실현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4대강수계, 특히 낙동강수계를 중심으로 물 갈등을 유형화하고 합의형성 조건 및 맞춤형 갈등해소방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낙동강수계 물 갈등사례의 분석과 유형화, 국외 물 갈등 조정사례 벤치마킹, 낙동강수계 물 갈등사례의 조정방안 제시, 물 갈등 조정을 통한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제시 등을 연구범위로 삼고,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대상 심층면담을 실시했다.

Ⅱ. 이론적 배경과 물 갈등 조정사례 벤치마킹

1. 이론적 배경
1) 물 갈등의 개념

물 갈등관리란 낙동강수계에서 정책·사업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는 과정 또는 시설물을 관리·운영하는 과정에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그 밖의 관련 집단 간에 발생하는 가치관과 이해관계의 충돌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하여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2) 물 갈등의 원인과 유형
물 갈등은 하천의 기능과 관련한 이수·치수·환경적 측면의 갈등 유형, 수리권 규정의 불명확성 등 발생 원인에 따른 유형, 갈등 주체에 따른 유형 등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갈등 성격에 따라 갈등의 유형을 분류하는 경우 크게 이익갈등과 가치갈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는 이익갈등과 가치갈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복합갈등이 일반적이다.

갈등 전개과정에 따라 분류하는 경우 갈등의 발단단계, 상승단계, 위기단계, 그리고 갈등의 절정에 도달하고 난 후의 소강상태, 극적으로 해결되어 결말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보았다. 한편 소강상태에서 또 다른 변화에 직면하면 다시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음을 전제하였다.

2. 국외 물 갈등 조정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1) 네덜란드 지역물관리청의 통합과 협력 사례

네덜란드는 「지역물관리청법」에 따라 직접선거로 뽑은 주민대표가 지역물관리청위원회의 70% 이상을 차지하여 부담금 결정에 참여하며, 선출된 다수의 지역주민들은 발언권을 갖는다. 이해관계자들이 비용이 지불하고 발언권을 갖는다는 원칙에 따라 95%에 가까운 비용회복을 이룬다.

네덜란드에서 지역정부, 지역물관리청, 시정부는 물관리를 책임지는 삼각편대로 평가받는다. 수질·수량관리, 하수처리 등은 상호의존성이 높기에 지역정부 산하 시정부와 지역물관리청의 유기적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행위자 간 견제와 균형이 끊임없이 지속되면서 갈등이 해결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2) 프랑스 유역위원회
프랑스의 경우 부담금 납부자인 주민대표가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거버넌스가 발달하여 주민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프랑스 6개 유역위원회는 지방정부(40%), 물이용자 및 전문가(40%), 중앙정부(20%) 대표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정부관계자를 제외하고 지방정부, 물이용자 및 전문가 그룹이 구성하는 80% 위원 중에서 투표로 선출된다. [그림 1]의 세느-노르망디 유역위원회 운영과정을 보면, 우리나라도 유역물관리위원회 구성에서 민주적 대표성을 확보를 위한 제도화에 착안해야만 유역주민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호주 유역공동체위원회
호주의 경우 정부기관인 머레이-달링 유역위원회(MDBA, Murray-Darling Basin Authority)와 정부기관에 대한 통제·보고·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5개 기구로 유역관리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물관리 일원화 이후 참고해야 할 사례로 평가된다. MDBA는 유역관리에 대한 실질적 업무를 담당하고, 연방정부는 MDBA를 통해 유역계획 결정권을 행사한다. MDBA는 유역계획의 집행과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유역 수자원을 계획 및 관리하고 공동정부를 대표해 머레이강을 관리하며, 장관협의회에 보고 및 조언을 담당한다. 장관협의회는 주정부 유역관리 담당 장관들로 구성되며, 주정부들간 물 배분 및 공동사업의 기금조달에 대한 결정권을 지닌다.

3. 분석틀과 분석기준
물 갈등을 갈등주체, 갈등성격, 갈등진행단계 등 분석기준에 따라 유형화한 이후 맞춤형으로 갈등조정 기준을 제시하고 갈등해소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진정한 담론의 조건을 토대로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Ⅲ. 낙동강수계 물 갈등 사례 분석과 유형화 

1. 낙동강수계 물 갈등 사례
1) 낙동강상류의 영풍제련소를 둘러싼 기업과 지역주민의 갈등

영풍 석포제련소는 1960년 이후 비철 금속을 생산하는 독점 기업으로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대표적인 환경오염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댐 상류 중금속 오염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원인 공동조사, 토론 등을 통해 상호 입장을 이해하고 정보격차를 해소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영풍제련소는 2000년대 초부터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졌고, 2017년 영풍제련소와 안동댐 중간지점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며 문제가 공론화되며 상생협의체의 일환으로 낙동강상류 환경관리협의회가 구성되었다. 협의회는 지역주민 및 민간단체의 참석을 요청하고, 협의회 산하에 민관공동조사단을 만들어 운영하였다.

영풍제련소는 48년간 1천300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을 심각하게 오염시켰으나, 재력을 동원하여 수질오염 등에 대한 처벌을 피해왔다. 2018년 2월에 처리되지 않은 오수 70여㎥를 낙동강으로 무단 방출시키다가 적발되자, 4월에는 경상북도로부터 처음으로 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영풍제련소의 폐쇄 및 이전을 위해서는 봉화군의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보장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영풍제련소를 둘러싼 갈등은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낙동강의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가치갈등까지 복잡하게 얽힌 난제로 분석된다.

2) 보현산댐을 둘러싼 지역주민과 K-water의 갈등 및 협력
2010년 7월 보현산 다목적댐이 착공되자 이 지역 34가구 주민들은 댐 건설을 반대하다가 댐 상류 및 하류에 정착하였다. 그러나 2015년 5월 담수 시작 이후, 녹조발생이 심각하여 2015년 11월에 상생협의회를 구성하여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상생협의회는 영천시 환경보호과, 환경사업소, 기술지원과, 화북면장이 참여하고, 보현산댐 상류 7개 마을 대표가 주민대표로 참여하며, 한국수자원공사 사업팀, 시설차장, 환경담당과장이 참여한다.

영천시청에서는 환경지도점검, 가축분뇨 및 수계관리, 하수도 계획 및 관리, 친환경농업 추진, 수질개선사업 협조 업무를 맡고 있다. 주민들은 유역 내 오염행위 감시 및 예방, 주민홍보 및 계도, 수질개선사업 실행을 맡는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협의회 주관, 수질개선사업 추진, 댐 주변지역 지원, 저수지 수질관리 및 모니터링, 사후환경 영향조사, 댐 주변 청결지킴이 운영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참여기관이 확대된 ‘보현산댐 물환경관리협의회’가 새롭게 발족하였으며, 기존의 상생협의회와 병행 운영되고 있다. 격식을 갖춘 물환경관리협의회와 주민 참여가 편리한 상생협의회를 병행 운영하는 체계는 갈등 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 

3) 취수원 다변화를 둘러싼 경남과 부산의 갈등
진주시·사천시 등의 생·공 용수 공급 및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축조된 남강댐은 개발을 원하지 않는 상류 서부경남 주민과 개발을 원하는 하류 부산시민 간 갈등을 내재한 공유자원이다. 정부는 낙동강 페놀 유출사고 이후 안전한 대체 상수원 확보를 위해 남강댐 물을 부산은 물론 경남 마산과 창원, 진해, 양산 등에 공급하는 광역상수도 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남강댐을 통해 더 많은 수자원을 이용하고자 하면 추가 여수로 건설에 따른 피해가 사천만 주민에게 집중된다.

반면, 구미·대구라는 거대도시 오염벨트 지역 하류에 상수원이 위치한 부산의 경우, 구미 두산전자 페놀방류사고, 낙동강 원수 악취사고, 대구 위천공단 지정논란 등 끊임없는 사건으로 남강댐 상류에 소규모 댐 및 광역상수도를 설치함으로써 부산지역의 식수난을 해결해 줄 것을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 사업과 관련해 경남지역에서는 지속적인 우려를 제기하였기 때문에 최근 부산시는 진주 남강댐 물을 부산지역 식수로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남도의 협조를 전제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를 통해 대체수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녹아 있는 것이다. 2019년 8월 13일 환경부장관, 부산광역시장, 경상남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무총리 주재로 낙동강 물문제 해소를 위한 하류지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 상류지역과 하류지역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물이용부담금을 둘러싼 갈등
1990년대 중반부터 낙동강 중·상류지역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상·하류 지역 주민의 갈등을 해소하고 낙동강수계 수자원과 오염원을 적절하게 관리하고자 「낙동강수계 물 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하류지역 시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자 물이용부담금을 부담하고 오염총량관리제를 도입하는 등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대한 특별법」이 제정된 것이다.

하지만 오염총량관리제도 역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특별법 제정 이후 낙동강 상수원에 산업단지가 2배 이상 늘어남에 따라 수질오염 사고 개연성이 높아졌다. 또한 미량유해물질과 독성 조류 출현이 잦아지고 다른 수계에 비해 상수원으로서 적정한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생존권 차원에서 낙동강 또한 상수원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낙동강수계 물이용부담금 제도는 15년 이상 지속되며 환경기초시설 확충과 운영의 기반을 제공하였으나, 중·상류 지역에 오히려 오염원이 증가하고 수질이 악화되면서 제도를 폐지하거나 일정한 존속기한을 설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급격한 제도의 폐지가 가져올 혼란과 갈등을 고려하여, 먼저 원인자부담의 원칙에 충실하여 환경기초시설 설치·운영비를 폐지하거나 감액하고 주민지원사업과 오염에 민감한 수변생태벨트 토지매수사업 등을 유지하는 개선방안이 제안되었다.

5) 반구대 암각화 문화재와 울산시민의 식수확보를 둘러싼 가치갈등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 상류에 있는 문화재로,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설치된 이후 겨울 갈수기를 제외하고 암각화가 연중 약 8개월간 수면 아래에 잠겨 침식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이 진행되어 왔다.

문화재청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방법을 대안으로 고려해 왔으나, 태화강을 주민의 식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울산시가 식수원 부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며 약 10여 년간 문화재 보존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지속되어 왔다.

국무조정실은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정책중개자 역할을 수행하여 가변형 임시 물막이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였다. 그러나 가변형 투명 물막이 공사의 실현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들어 다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2019년 7월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다시 물에 잠기자 그 원인인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자는 여론이 다시 일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4월 29일 국무총리 주재로 낙동강 물문제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6) 4대강사업에 따른 보 해체를 둘러싼 갈등과 협력
함안보 상류의 광암들은 함안보 수문 개방에 따른 수위 저하로 수막용수가 부족해 동해피해가 발생하여 주민들의 분노가 높았다. 합천보 상류의 고령군 연리들 주민들 역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한 수위 상승으로 농작물 피해를 본 경험이 있으며, 새로 형성된 수위를 고려하여 재배 농작물을 전환해 가는 단계에 있었다.

그런데 다시 수위가 낮춰져 4대강 사업 전의 재배 방식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관리 수위가 다시 변동된다면 이 지역 농민들의 삶에 큰 혼란을 줄 것이다.

합천보 담수 이후 농민 피해를 조사하고, 주민참여를 보장하며, 지역발전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물환경 공동조사단을 구성하였다. 참여 주민은 자천·타천을 통해 7명으로 구성되었고 공동조사단은 물환경에 관련한 주민들의 기억을 지도에 표현하고 4대강 사업 전후의 물환경을 파악하였다.

연리들 민·관공동조사 구성원은 곽○○ 이장 포함 7명의 지역주민과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직원 1명이었다. 낙동강 보 개방에 따른 수위 저하 대처 방안에 대해 공동조사에 참여한 주민들이 제안한 방안은 기대 이상이었는데, 현장을 자연스럽게 관찰해 온 주민들은 지역전문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 물 갈등 사례의 유형화와 복합 갈등의 입체적 이해
1) 갈등주체에 따른 갈등유형 분류
첫째, 정부가 지자체와 갈등 관계에 직면하는 유형이 있다. 문화재청은 반구대 암각화를 보전하고자 하나 울산광역시는 수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개발이익이 있기 때문에 갈등에 놓여 있었다.

둘째, 정부가 지역주민과 갈등 관계에 직면하는 유형이 있다. 정부가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4대강 재자연화 관점에서 보를 해체하려 하자, 수막재배 등으로 이익을 보던 농민들이 반대하였다.

셋째, 지방자치단체 간에 갈등 관계에 직면하는 유형이 있다. 남강댐에서 광역상수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부산광역시와 이에 반대하는 진주시·사천시 등 서부 경남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나타났다.

넷째, 낙동강 상류 아연 공장인 영풍제련소로 인해 수질오염이 심화되면서 지역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에 직면하고, K-water와 유역주민들이 갈등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유형도 있었다.

2) 갈등성격에 따른 유형 분류
첫째, 영풍제련소의 경우 환경보전과 개발의 가치에 대한 환경단체와 기업의 갈등이 치열하면서도 유역주민들의 생업 유지와 연 매출 1조 원을 넘는 기업의 이익이 충돌하여 복합갈등의 성격이 강하다.

둘째, 남강댐 광역상수도 갈등은 복합갈등이지만 희소한 공유자원인 물이 주는 이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이익갈등의 성격이 매우 강한 사례이다. 낙동강 보 해체 문제도 이익갈등으로 분석되었지만, 낙동강의 재자연화를 통한 보전의 가치와 개발의 가치간의 충돌도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연리들의 경우 이러한 복잡한 갈등상황을 주민들의 지혜로 풀어나가는 공동체로 소개되었다. 

셋째, 보현산댐의 경우 댐 형성기에 K-water와 유역주민들의 갈등이 있었으나 협의체를 형성하여 갈등을 협력으로 전환하고 있어, 가치갈등과 이익갈등의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3) 갈등주기에 따른 갈등유형 분류
첫째, 갈등이 발단 및 상승국면을 지나 위기국면에 접어든 사례로는 영풍제련소 사례와 낙동강 보 갈등 사례를 들 수 있다. 위 두 가지 사건은 집단 간 갈등의 위기·절정국면이 계속될 전망이다.

둘째, 반구대 암각화의 경우 수자원 확보와 문화재 보전 사이 갈등에 직면하고 있는데, 투명 물막이 공사를 통해 합의형성이 이루어졌으나 기술적 문제로 실패하면서 갈등이 다시 점화된 상태이다. 

셋째, 보현산댐은 형성기에 K-water와 유역주민 사이의 갈등이 있었으나 협의체를 통해 갈등을 협력으로 전환함으로써 갈등이 결말단계에 이르렀다. 부산은 경상남도가 동의하지 않는 한 남강댐 물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하여 남강댐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은 일단 결말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Ⅳ. 낙동강수계 물 갈등 조정방안

1. 합의형성의 조건과 물 갈등 조정방안
1) 합의형성의 조건

갈등 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갈등관리의 기본원칙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갈등 사전 예방 원칙, 일회적인 선호취합방식의 시민참여보다는 선호전환적인 숙의 기반 합의형성의 원칙, 당사자를 배제하지 않고 발언권을 부여하는 당사자주의 원칙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2) 맞춤형 갈등 해결방안의 모색
갈등관리를 위해서는 사전적인 갈등영향분석이 중요하며, 사후적으로 조정과 중재 등 대체적 분쟁 해결수단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고려되는 대표적인 분쟁 해소방안은 조정과 중재이다. 조정(mediation)은 분쟁 당사자들이 동의하는 중립적인 제3자를 조정자로 하여 합의안을 도출하는 방안으로 신속하고 저렴하나, 제3자가 조정을 강제할 수 없고 조정안에 구속력이 없다. 중재(arbitration)는 분쟁 당사자들이 중립적인 중재자 앞에서 각자 주장을 펼친 후 법적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방안이다. 분쟁이 증폭되는 경우 불가피하게 법원에 의한 합의강제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2.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를 통한 물 갈등 조정
1) 유역주민과 시민사회가 배제된 위원회의 구성

낙동강 수계관리위원회는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직·운영되며 수계관리 실무위원회, 시·도실무국과장회의, 자문위원회, 그리고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재원은 낙동강수계관리기금이다.

2) 기금을 통한 갈등의 사전 조정
낙동강 수계관리위원회에서는 수질보전을 위한 토지 등의 매수, 주민지원사업, 수질보전활동이나 수질감시활동 지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협의·조정함으로써 갈등을 예방한다. 하지만 주민이 참여하지 않고, 안건 제출은 소속기관에서만 할 수 있어 갈등예방 및 해소에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3) 이해관계의 형식적 조정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는 비용을 지불하는 유역주민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다양한 자문·심의기구를 활용하지만 명실상부한 의사결정 구조로 보기는 어렵고, 형식적인 회의를 거치고 있으며 회의록 또한 비공개로 하고 있어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3.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를 통한 물 갈등의 조정
1)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효율화를 위한 안건

① 위원회의 구성 : 2019년 9월 17일 한국의 낙동강의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식적 거버넌스인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더불어 비공식적 거버넌스인 ‘낙동강유역정책협의회(가칭)’의 출범을 기대하고 있다. 정책협의회가 구성될 경우 지역주민대표, 공무원,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광범위한 지역협의체로서 의제 발굴, 상호 소통 및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대 형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낙동강유역과 같이 수질문제가 심각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역의 경우 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이 소신과 전문성을 가지고 심의·의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고 유역위원회와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정책협의회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안건 조정·배분 : 「물관리기본법」에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 안건이 분류되어 있으나, 유역 문제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따라 안건 배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역물관리위원회 결정에 불복할 경우 국가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으므로 국가위원회와 유역위원회를 병렬구조로 만들고 국가위원회는 계획만 수립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국가위원회 및 유역위원회의 구체적 배분주체·기준 부재로 운영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원회 관할을 사전 검토·배분하도록 ‘위원회 운영규정’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국가물관리위원회 사무국 내에 유역위원회 지원조직이 설치되나, 조직적·기능적 독립성 보장을 위한 장치는 미흡하므로 독자적 기능수행을 할 수 있도록 ‘위원회 운영규정’을 검토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2) 갈등조정을 위한 의사결정체계
①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 물관리위원회·분과위원회 간 바람직한 의사결정체계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과정에서는 위원회가 분쟁조정만을 위해 설치된 기관이 아니라고 하여 ‘재판상 화해 효력’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원회의 결정에는 합의 효력만 존재한다. 더구나 다수결 원칙에 따르기 때문에 심의 기능이 약하고 구속력도 없다는 한계가 있다. 물관리위원회에서는 정치적·집단적 이해관계가 반영될 것이기에 불만족스러운 결정에 대해 불복할 가능성이 높다. 시행령 제12조는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국무총리 훈령으로 운영규정 제정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 장치를 구비하고 실험을 장려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② 소유역 거버넌스와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와의 관계 : 유역정책협의회를 설치하여 정책심의 및 안건 필터링 루트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 국무총리 훈령인 운영규정에 정책협의회의 근거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지만, 환경부 장관이 시민사회와의 면담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에 훈령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③ 심의·의결을 위한 판단기준 :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정책적·전문적 판단, 논의의 균형성 및 민주성, 쌍방이 수용할 수 있는 결론 도출을 위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의결되기 때문에 특정 쟁점에 대해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쟁점이 될 경우 2∼3개 집단 간 대리전이나 갈등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성적 담론이 이뤄지고 합리적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제공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낙동강유역정책협의회에서 소속위원들이 심의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제기된 안건에 대해 순위를 매기고, 이를 유역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

④ 4개 분과위원회로 운영됨에 따른 예상 문제점 및 개선방안 : 시행령(안)은 기획총괄, 계획수립, 계획평가, 물분쟁 조정 등 4개 분과를 두고 있다. 분과위를 분야가 아닌 운영단계별로 구성하고 있어, 특정분야(수도, 수자원, 하천, 생태 등)를 대상으로 하는 타 법정계획에 대한 심의의 경우, 분과위에서 전문적 검토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시행령(안) 제8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기타분과를 전문분과로 구성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Ⅴ. 결론 : 물 갈등 조정을 통한 유역통합의 과제

낙동강수계 갈등사례를 유형화해본 결과 복합갈등의 성격이 강할 뿐만 아니라 갈등이 상승기에 있기에 일률적인 조정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웠다. 그러므로 유역주민이 상호교류를 통해 공론의 장을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풀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관리위원회를 통해 낙동강을 둘러싼 갈등조정과 해소방안이 제시됨으로써 나머지 4대강수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조정기준이 일반화되길 기대해 본다.  

현재 낙동강의 이해관계자들은 충분한 만남과 소통이 없는 상황이기에, 소통을 통해 ‘다름’을 ‘다툼’이 아닌 도움과 협력의 원천이 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유역통합과 협력 증대를 기대해본다.

[『워터저널』 2019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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