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같은 공기

   
▲ 이규용 환경부장관
왼 발등 부상을 입었던 박주영 선수가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그의 복귀와 함께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재활을 앞당기기 위해 박주영 선수가 산소텐트에 들어가 특별치료를 받았고, 이것으로 큰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술이나 약물복용 등 직접치료가 아닌 산소요법이 재활치료에 효과적인 이유는 고압 산소텐트 안에 머물면 혈중 산소 농도가 높아져 부상당한 조직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 몸의 약 70%를 이루는 물이 생명의 토대라면, 맑은 공기는 생명의 엔진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장수마을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맑은 공기가 주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면 오염된 공기는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내년 베이징올림픽만 보더라도 베이징의 대기오염도가 올림픽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등장했다. 베이징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선수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며 메달 획득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대기오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실내대기오염으로 어린이 10명 중 3명이 아토피를 앓고 있으며 천식은 1970년대 이후 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또 수도권에서만 매년 1만여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의 3배 수준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비용도 연간 10조 원에 이른다고 하니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이 우리나라 대기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에서는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2005∼2014년)’을 세워 경유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과 천연가스 버스 도입,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 시행, 오염물질 배출기준 강화, 녹지공간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이를 줄이기 위한 행동을 선택하는 데에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대기오염으로 밤하늘에 별을 볼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 승용차를 집에 두고 나오는 불편은 감수하지 않는다. 길어지는 여름과 집중호우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은 알지만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에어컨을 끄는 사람이 드물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매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행복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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