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하·폐수처리장 주변에 수질정화 식물을 심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과거 우리 조상들은 전국 하천 주변에 미루나무와 수양버들을 심어 수질오염 정화, 이산화탄소 저감, 미세먼지 정화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전국의 논과 소하천을 정비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모조리 베어버려 지금은 농촌에 가도 미루나무와 수양버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루나무와 수양버들의 수질정화 능력은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한 조사에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 발생으로 가축 사체를 매몰한 전국 5천 군데 이상의 매립지 주변에서 미루나무와 수양버들의 침출수 속 영양염류 제거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수처리장에서 1차, 2차 처리 후 고도처리를 하여 하천에 방류해도 인산염이 0.2㎎/L 정도 남아있어 하수처리수 방류지역·하천 주변에 미루나무를 심으면 수질오염 정화, 이산화탄소 저감,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는 생태학적 방법이다. 전국 호소, 저수지 둔치에 심으면 수질오염 정화뿐만 아니라 호소 상류지역의 경치를 아름답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호소 만입부에도 수질정화 나무를 심으면 상수원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먼저 저감시킬 수 있다. 2천500만의 식수원인 경안천 만입부에 수양버들, 애기부들이 5만 평(㎡) 정도 산화지(酸化池) 역할을 하여 경안천 수질이 정화되어 팔당에 들어와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과 섞여 상수원수로 사용될 수 있다. 팔당 인근 하수처리장 주변 방류수 지역에 집중적으로 미루나무를 심으면 영양물질 제거 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초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 보니, 남섬과 북섬의 산과 들에 있는 초지와 하천 경계선에 미루나무를 심어 영양염류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들어가지 않게 해놓았다. 전국 국토를 자연의 순리대로 유지해 어느 지역을 가도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보존하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도 하수처리수가 방류되고 있는 하천 주변에 정화나무, 정화식물 등을 심어 수질도 개선하고 이산화탄소도 저감하고 미세먼지도 제거할 수 있는 정화식물을 심도록 해야 한다. 물이 한 방울씩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우리도 조금씩 정화나무와 정화식물을 심는다면 근심하는 지구온난화도 막고 미세먼지도 줄이고 강도 깨끗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20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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