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수준의 인증 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물 분야 국내 유일 종합 인증기관 되도록 최선”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관리 기술개발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물산업진흥법)」 제19조에 근거해 물관리 기술·제품의 위생안전, 품질 및 성능 등에 대한 인·검증 및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6일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서 개원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민경석 초대 원장을 필두로 한 한국물기술인증원은 기존 인증제도 운영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정수기 품질검사 및 수처리제 위생안전인증 등으로 업무를 확대해 나간다. 환경부로부터 ‘물산업 표준화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 물산업과 관련한 제품 및 기술의 국내외 표준개발·보급에도 힘쓴다.

아울러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기 위해 물산업클러스터 및 한국물산업협의회(KWP)와 긴밀한 협업을 유지할 방침이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은 특히, 클러스터 입주기업의 해외진출에 가장 핵심인 ‘연구개발(R&D)’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기업들이 연구개발 성과를 조기에 내고 이것이 해외 사업화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본지는 지난 1월 16일 민경석 한국물기술인증원 원장을 만나 인증원의 주요 업무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대담 = 배철민 편집국장 / 정리 = 동지영·배민수 기자]

민경석 원장 주요 약력
·경북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한국물환경학회 회장 ·환경부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환경부 비점오염관리기술연구단 단장 ·환경부 자체평가위원회(물환경·상하수도 분야) 위원 ·한국상하수도협회 부회장 ·서울특별시 아리수국제화포럼 위원장 ·K-water 물산업공동발전포럼 좌장(현) ·행정안전부 지방상하수도선진화포럼 위원장(현)
·대구광역시 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현) ·한국물기술인증원 원장(현)

“두 달여 간 공공기관으로서 초석 다지는 데 주력”

- 우여곡절 끝에 대구 유치 6개월만에 출범한 한국물기술인증원이 문을 연지 두 달이 됐습니다. 원장으로서의 소회와 인증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9년 5월 한국물기술인증원(이하 인증원)의 소재지가 대구로 결정됐고, 11월 1일 원장 임명 이후 11월 18일 법인 설립 등기, 11월 26일 개원식 등 인증원이 국가 공공기관으로서 초석을 다지기 위해 두 달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2020년 올해에는 인증원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첫 해로서 국제적인 수준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 등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고 향후 업무 확대에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증원은 「물산업진흥법」 제19조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으로, 물관리 기술과 제품의 위생 안전, 품질 및 성능 등에 대한 인·검증 및 그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합니다. 인·검증의 경우 우선 위생안전기준 인증, 주방용 오물분쇄기 인증, 개인하수처리시설 성능검사와 기타 임의인증인 적합인증, 수처리제 위생안전기준 인증 등을 담당합니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서 ‘정수기품질인증’ 업무를 이관 받아 수행하고, 환경부로부터 ‘물산업 표준화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 물산업과 관련된 제품 및 기술의 국내외 표준개발 및 보급 등 업무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국내 물산업의 메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함께 국내 물산업 진흥을 위한 양 날개 역할을 할 환경부 산하 한국물기술인증원이 지난해 11월 26일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워터캠퍼스에서 개원식을 가졌다. 한국물기술인증원 민경석 초대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해외인증기관과 협력해 국내 인증 서비스 수준 향상”

- 지금까지 물 관련 기술·제품의 인·검증은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등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면서 공정성과 전문성 시비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인·검증 기능의 공신력과 신뢰성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한국물기술인증원은 환경부 산하 인증 전문 공공기관으로서 물 분야 자재·제품 등의 인증 공정성 확보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특히 그간의 셀프 인증 논란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업무수행을 통해 국제적 수준의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 분야 국내 유일 종합 인증기관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와 관련해, 해외 유수의 인증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인증 정보를 제공하고 상호 공동연구 등을 통한 국내 인증 서비스 수준 향상 및 직원의 업무수행 역량 강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우선 올해 6월 미국 위생재단(NSF)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수기 품질검사 인증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다양한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 표준개발 등을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공신력과 신뢰성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 민경석 원장은 “미국 위생재단(NSF) 등 해외 유수의 인증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인증 정보를 제공하고 상호 공동연구 등을 통한 국내 인증 서비스 수준 향상 및 직원의 업무수행 역량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기존 인증제도 문제점 조사 후 개선방안 마련”

- 한국상하수도협회에서 이관 받은 기존 인증제도 외에 올해부터는 정수기 품질검사와 수처리제 위생안전인증 등으로 업무가 확대된다고 들었습니다.

수처리제 위생안전인증은 그동안 상하수도협회에서 임의인증제도로 운영하는 것을 관련 법 및 규정 보완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필수 인증제도로 운영해 안전한 수돗물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수처리제의 품질 및 용출 안전성 확보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정수기 품질검사 인증업무는 정수기 생산자 단체인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서 인증을 수행함에 따라 공정성 논란이 발생했으나, 전문성 및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공공기관인 인증원이 이관 받아 인증업무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이관 시기는 환경부,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과 협의 중에 있으며, 업무 이관 전에 구체적인 인증절차, 인증관리 시스템 등의 이관을 준비하고 기존 인증제도 운영에 대한 문제점 조사와 이에 따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일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R&D 기획단계서부터 참여해 사업화 등 적극 지원”

-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하는 과제들도 있겠지만 당장 목마른 과제도 많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의 고충인 연구개발(R&D)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증원이 여기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리나라 물기업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R&D를 위한 자체 인력과 예산 확보가 부족합니다. 현재 입주기업들의 큰 고충 중의 하나가 R&D 분야로, 자체적으로 추진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정책과 연구개발 예산 등에 있어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증원은 물기업의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를 앞당기고 세계적 기술 수준 확보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또한 R&D를 통해 개발된 우수한 기술의 경우 인·검증을 통해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국내 및 해외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입주기업이 물산업클러스터와 인증원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 지난 11월 26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워터캠퍼스에서 열린 한국물기술인증원 개원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현판을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민경석 원장.

“부식억제장치, 생산자·사용자 합리적 동의 기준 검토 필요”

- 한국상하수도협회에서 인증을 할 때부터 ‘부식억제장치’에 대한 시험방법을 놓고 관련 업계에서는 배출식보다 순환식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식억제장치’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지요.

부식억제장치는 국내 및 해외에도 표준이나 성능을 검증할 시험방법이 없어 신규표준을 제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으며, 성능검증실험(3회), 전문위원회(6회), 제조 및 사용자 간담회(3회), 공청회(2회) 등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적합인증을 위한 표준 제정을 2019년 1월에 마련했습니다.

순환식 시험방법은 시험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으나, 실제 제품이 적용되는 배출식 수도 시스템과 달라 순환식 시험 결과를 배출식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순환식 시험방법을 배출식 수도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우며 필요에 따라 두 방법의 적합인증을 위한 표준을 별도로 마련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기업에서 현재의 성능기준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기준에 대한 검토 및 개정 여부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전문위원회 등의 의견수렴 결과 시험방법은 중량식이며, 성능에 따른 등급과 효율은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생산자인 기업과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 구매자 및 실제 사용자인 소비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합리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기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증원 출연금 지원 관련 개정안 국회 심의 중”

- 「물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정부는 인증원 설립·운영 등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 출연이 아닌 민간위탁지원금 형식으로 지원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인증원의 독자적인 운영이나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현행 「물산업진흥법」에서는 인증원의 설립·운영 등에 필요한 경비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로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예산 출연이 아닌 ‘민간위탁지원금’ 형식으로 지원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인증원의 독자적인 운영 및 사업 추진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 등 일부 국회의원들이 인증원의 예산지원 형태를 기존 ‘지원금’에서 ‘출연금’으로 개정하는 내용으로 개정안을 상정해 현재 국회 심의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 기술개발 및 다양한 검·인증제도 운영을 통한 인증원 업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클러스터라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입히는 역할 해야”

▲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산업클러스터와 상호 연계가 잘 이뤄져야 효율적인 인·검증 기관이 될 수 있으므로 긴밀한 협업으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를 달성함으로써 인증원이 국민 물복지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민경석 원장은 밝혔다.
- 국내 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업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끝으로 원장님의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입주기업을 포함한 국내 물기업의 연구, 제품 개발부터 인·검증, 실증 플랜트 적용 등을 통한 국내 시장 확대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이제 하드웨어 구축을 완성했는데, 여기에 인증원이 소프트웨어를 입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증원은 물 분야 제품·기술에 대한 인·검증 업무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국내 물기술 관련 인·검증 업무를 일원화하여 명실공히 표준화 전문기관으로 지향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물 관련 표준개발, 연구개발(R&D) 등 국내 물산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미국 위생재단(NSF), 국내 한국물산업협의회(KWP) 등 세계 유수의 물 관련 기관들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국제적 수준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산업클러스터와 상호 연계가 잘 이뤄져야 효율적인 인·검증 기관이 될 수 있습니다. 물산업클러스터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를 달성함으로써 인증원이 국민 물복지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물산업클러스터가 물산업 관련 공공기관으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생긴 만큼 환경부와 국회, 대구시, 국민, 지역사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며, 저 또한 맡은 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워터저널』 2020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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