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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Ⅵ. 태풍 ‘나리’가 할퀴고 간 상처
『워터저널』연중기획 / 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자
2007년 10월 04일 (목) 00:00:00 편집국 waterjournal@hanmail.net


 태풍 ‘나리’, 500㎜ 이상 폭우·최대 초속 50m 넘는 강풍 동반
  제주지역 사상 최악의 피해 입어

제주 전역 특별재난지역 선포…전남 고흥·보성·화순·완도도 포함

 

   

   
▲ 제11호 태풍 ‘나리’가 휩쓸고 지나간 제주지역. 지난달 16일 태풍 ‘나리’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섬 전체가 물에 잠기다시피 해 사망자 13명, 재산피해 1천327억 원 등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제11호 태풍 ‘나리(NARI)’가 지난달 16일 제주를 강타하면서 섬 전체가 물에 잠기다시피 해, 사상 최악의 태풍 피해를 냈다.

최고 500㎜ 이상의 폭우와 최대 초속 50m를 넘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나리’는 제주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이날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하루 최고 강우량을 기록한 제주시(420㎜)를 비롯해 한라산 성판악(556㎜), 송당(323㎜), 서귀포시(265.5㎜), 성산(177㎜), 고산(113.5㎜) 등 제주 전역이 물바가지를 뒤집어썼다.

사망 13명·재산피해 1천327억원

   
▲ 물이 빠져나간 후의 아수라장이 된 제주시내 재래시장의 모습.
■  태풍 피해
  제주지역에는 지난달 16일 오전 6시쯤부터 시간당 최고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제주 서부인 고산이 순간 최대 풍속 52.2m를 기록하는 등 초속 30∼40m의 강풍이 몰아쳤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대 강모(54) 교수가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교수 아파트 입구에서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6명이 물에 빠지거나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과 농경지, 도로가 물에 잠겼고,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제주지역 곳곳이 마비됐다.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100여 채가 침수됐고, 상가 80여 곳도 물에 잠겨 휴일 영업을 중단했다. 제주시내를 관통하는 병문천 등 하천 5곳이 범람하면서 인근 주민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100여 대가 급류에 휩쓸렸고, 시내버스와 택시 운행이 16일 오후 1시부터 5시간 정도 중단됐다. 제주시 화북동과 조천읍 함덕리 등 35개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겨 17만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연결하는 항공·선박 운항도 중단됐다. 이날 오전 제주국제공항 주변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4m의 강풍이 몰아쳐 제주 도착 1편, 출발 6편을 제외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162편의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제주 기점 6개 여객선 항로가 전면 통제됐고, 선박 26척이 침몰하거나 좌초됐다. 이로 인해 휴일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 2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 제주도는 태풍 ‘나리’로 인해 농경지 420㏊ 유실, 농작물 1만3천510㏊ 침수로 농작물 피해 또한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나리’로 인한 제주 지역의 피해액은 1일 현재 1천327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시 현재 태풍 피해는 사망 13명을 비롯해 도로와 학교 등 공공시설 974억6천200만 원, 주택파손 등 사유시설 352억5천만 원 등 모두 1천327억 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 침수된 지하차도에는 여러 대의 자동차가 물에 잠겨 있다.
하지만, 이번 집계에는 주택 침수 2천209채와 농경지 유실 420㏊, 농작물 침수 1만3천510㏊가 제외된 것으로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경남지역도 피해 속출

지난달 16일 오후 6시15분 태풍 ‘나리’가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하면서 남해안과 내륙지방에도 피해가 속출했다. 오후 4시쯤 전남 목포시 서쪽 15㎞ 해상에서 7.5톤 급 ‘627대운호’가 전복돼 선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오후 4시30분쯤에는 전남 장흥군 대덕면 옹암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최모(65·여)씨의 집이 매몰돼 최씨가 숨졌다. 또 오후 6시30분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척령리에서 마을 뒷산의 토사가 주택을 덮쳐 집안에 있던 생후 8개월된 여자아이가 숨졌다.

고흥군 고흥천과 녹동천이 범람해 고흥·도양읍 등 주택 500여 가구가 침수됐고 주민 수백 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여수시 신월동 금호아파트와 여서동 경남아파트에서는 수십 가구의 베란다 유리창이 강한 바람에 깨졌다. 일부 주민들은 유리 파편에 맞아 119구급대에 실려갔다.

여수와 목포 등을 오가는 항공편이 끊겼고, 목포·여수·완도 등에서 섬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금지됐다. 주요 항·포구에는 선박 3만여 척이 긴급 대피했다.

   

   
▲ 태풍 ‘나리’가 제주도에 상륙 직전의 높은 파도로 바닷물이 육지로 넘쳐 들고 있다.

부산에서는 16일 오후 1시5분쯤 해운대해수욕장 글로리콘도 앞 바다 쪽으로 걷던 오모(41)씨가 갑자기 닥친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서는 주택 12가구가 침수돼 16명이 이웃집 등지로 대피했고, 함양군 병곡면 농경지 1㏊가 매몰됐다. 진주시 문산읍에서는 수확을 앞둔 배가 강풍으로 떨어지는 등 사과·배·감 등 낙과 피해와 농경지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또 전남지역은 21개 시·군에서 인명피해 3명과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피해 1천506곳 487억 원, 사유시설 3만2천22가구에 110억 원 등 총 597억 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시·군별로는 고흥군 248억 원, 보성군 75억 원, 완도군 62억 원, 화순군 57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 예비비 250억원 긴급지원

■  특별재난지역 선포  정부는 지난달 20일 ‘나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제주특별자치도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이 달 5일까지 정부 합동조사를 한 후 복구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전라남도도 이번 태풍 피해에 대한 중앙 정부의 조사 결과 고흥·보성·화순·완도군 지역이 특별재난지역 대상으로 최종 조사돼 조만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절차를 거쳐 이들 4개 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곧 선포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지난달 21일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태풍 ‘나리’와 집중호우로 재난을 당한 이재민을 신속히 구호하고 공공시설을 응급복구하기 위해 예비비 250억 원을 긴급 투입키로 결정했다.

예비비는 제주특별자치도에 220억 원, 고흥·보성·화순·완도·순천·여수 등 전남지역에 30억 원이 지원된다. 이번에 긴급 지원되는 예비비는 이재민 응급구호, 침수 주택 수리, 농수산시설 복구와 하천, 상하수도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시설의 긴급복구와 설계용역비 등에 사용된다.
   

 

   

   
▲ 물에 잠긴 정수처리시설. 제주도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환경시설을 항구적으로 복구하기 위해 104억 원의 국고를 조속히 보조해주도록 지난달 28일 환경부에 건의했다.
이번에 지원되는 예산은 지난 1999년 「예산회계법」 개정으로 도입된 개산예비비 제도로 대규모 자연재해를 긴급 복구하기 위해 복구계획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지자체가 조사한 피해금액을 토대로 긴급구호 및 복구에 소요되는 금액을 개략적으로 산정하여 지원하는 제도다. 

종전까지는 재해가 발생할 경우 복구계획 수립 후 예비비를 지원하기까지 40여 일이나 걸리던 것이 이 제도 도입으로 예비비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 김태환 도지사(가운데)가 태풍 피해농가를 방문,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개산예비비가 지원된 사례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힌 태풍 ‘에위니아’(2천억 원), 2004년 3월 폭설(990억 원), 2003년 태풍 ‘매미’(1, 2차 6천억 원), 2002년 ‘루사’(1천500억 원) 등 5차례이다.

 민·관·군 한마음…복구에 비지땀

■  복구현황   제11호 태풍 ‘나리’의 내습으로 섬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던 제주지역의 응급 복구작업이 1일 현재 농업시설을 제외한 사회기반기설 등은 대부분 정상을 되찾았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복구작업에는 지난달 17일부터 현재까지 공무원, 군경, 자원봉사자, 119구조대 등의 도내외 인력 1만여 명과 굴착기, 덤프트럭 등 장비 1천여 대가 연일 동원돼 사상 유래 없는 ‘복구작전’이 이어졌다.

   

 

   
▲ 이번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제주도와 전남 고흥·보성·화순·완도 지역에는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공무원·군인·경찰·소방관 등이 참여하여 피해복구에 연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 동안 폭우에 잠겨 진흙과 쓰레기에 온통 뒤범벅이 됐던 침수 주택 및 상가 3천264채 가운데 93%인 3천35채가 정비됐으며, 상수도와 전기가 끊겼던 모두 20만여 가구에 대한 물과 전력 공급도 재개됐다.

특히 저수지에 물을 모으는 도수로(導水路) 100여m 구간이 유실돼 중산간 지역의 식수공급 중단사태를 걱정하게 했던 한라산 어승생수원지에는 직경 400㎜짜리 PE관이 헬기로 수송되는 등 응급복구가 지난달 22일 완료돼 하루 2만3천 톤의 용수가 정상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도로 구간이 유실됐던 81개 노선 중 한라산 1100도로, 수산∼노형간 국도대체 우회도로 등 2개 노선 외에는 차량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응급조치가 끝났으며, 주요 도로의 교통신호등(491개소)과 첨단 교통관리 시스템(ITS 107개)은 93% 가량 복구를 마쳤다.

제주도는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은 환경시설을 항구적으로 복구하기 위해 104억 원의 국고를 조속히 보조해주도록 지난달 28일 환경부에 건의했다. 시설별 보조 요구액은 한라산국립공원 15억 원, 상하수도시설 62억 원, 어승생수원지 도수로 20억 원, 기타 폐기물 분야 7억 원이다.

전남지역의 피해복구 작업도 공무원, 군장병 및 경찰, 소방대원, 자원봉사자 등 지원 인력이 대거 투입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1일 현재 피해복구를 위해 동원된 인력은 총 10만여 명으로 이 가운데 관내 향토사단인 31사단에서는 부사단장과 함께 2천55명의 부대원이 투입됐고, 전남경찰청의 10개 중대 1천여 명, 도 및 시·군 공무원 4천여 명, 소방관 2천500명 등이 피해가 심한 고흥·보성·순천·여수 등지에 집중 투입돼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항구복구·하천별 치수계획 추진

■  향후 대책  제주특별자치도는 5일까지 중앙합동조사반의 태풍피해 조사에 이어 이 달 중순까지 피해액 심의와 확정이 끝나면 태풍피해 복구에 따른 추경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미발주 사업비를 피해복구 재원으로 전환하는 등 모든 가용재원을 동원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학계와 환경단체, 관계기관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해 수해방지종합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특히 지역 특성과 이상기후에 대처할 수 있는 하천수계별 치수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1일 밝혔다. 현재 도내에는 143개소 829㎞의 하천이 있으나 정비실적은 전국 평균 69.7%에 훨씬 못 미치는 29.7%에 그치고 있어 앞으로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종합치수대책 자문위원회’를 구성, 치수기본계획을 세워 재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치수기본계획 수립용역은 하천복개의 영향분석, 상류지역 개발에 따른 하천 용량분석, 유수 흐름에 방해가 되는 지장물 등에 대한 문제점 등을 심층 분석해 대안을 제시토록 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특히 태풍 ‘나리’의 강우량 분석 결과 제주시의 경우 1천년 이상의 빈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조위(밀물이나 썰물 따위로 변화하는 해면의 높이) 분석 결과도 예측 만조위는 226㎝인 데, 실측된 만조위는 77㎝나 높은 303㎝에 도달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제주시내 산지천, 병문천, 한천, 독사천 등 4개 하천 총연장 5.8㎞가 복개돼 도로,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면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이번과 같은 집중호우시 유수소통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복개구간 통수능력에 있어서는 지지구조물(기둥)과 잡목, 자동차 등에 의한 통수단면 부족도 한 원인으로 추정했다.

전남도는 이번 태풍에 의해 침수된 고흥군 고흥·도양읍과 보성군 벌교읍 3개 지구에 대한 조속한 복구를 위해 신속하게 피해원인을 분석한 결과 저지대에 위치한 재래시장과 주택이 상습침수지역으로 근본적인 개선복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1일 전라남도 정책자문위원회 수자원 분야 자문위원회를 개최하여 개선 복구계획을 마련, 이를 토대로 즉시 실시설계에 이어 항구복구 공사 추진 등 앞으로 수해상습지 개선복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고흥천의 경우 기존 단면이 협소하고 재래시장 주변의 상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봉황산 주위에 우회수로를 만들어 홍수배제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 제주도는 지역 특성과 이상기후에 대처할 수 있는 하천수계별 치수기본계획을 수립해 재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녹동천 하류는 기존 배수펌프장의 저류시설이 없어 홍수배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하류 측으로 배수펌프장을 옮겨서 저류조를 확보한 다음 배수개선 체계를 실현할 방침이다.

또한, 벌교읍 침수지의 경우 이번 침수피해 원인이 산에서 흘러나오는 수로가 좁아서 피해가 컸다고 보고 벌교읍 월곡∼제1벌교 배수펌프장까지 배수로를 확대 시공하고, 회정지역은 배수펌프장을 신설하여 홍수피해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계획이다. 완도·화순·여수·순천 등에 대해서는 개량복구가 아닌 항구복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남도는 밝혔다.
김동화 건설재난관리국장은 “고흥읍 침수지역은 기존하천 보강과 더불어 우회수로 1.0㎞를 개설하고 도양읍 침수지역은 우회수로 0.6㎞와 배수펌프장 1개소, 벌교읍 침수지역은 배수펌프장 설치하여 앞으로는 수해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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