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환경분야 측정, 각 기관의 분업과 협력 필요”

하천과 호소의 조사·평가는 물환경연구소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
물환경조사·분석연구 선진화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 민간이 합심해야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통합물관리를 위한 조사연구기관 기능 강화해야

현행 물환경 조사연구 체제

통합물관리를 위한 수량과 수질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되어 효율적인 물관리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제 통합물관리의 실현과 선진적인 물환경 관리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은 국가 물환경 조사연구 기능의 강화다.

물환경 조사연구는 물환경측정망 등을 통해 이뤄지며 현재 국가 물환경측정망으로 수질측정망 1천945개 지점, 총량측정망 337개 지점, 자동측정망 70개 지점, 퇴적물측정망 306개 지점, 방사성물질측정망 90개 지점, 생물측정망 3천880개 지점, 비점오염물질측정망 2개 지점 및 수질예보지원측정망 176개 지점, 총 8종의 측정망에 6천700개 지점이 설치·운영되고 있다([표 1] 참조).

수질측정망은 하천, 호소, 농업용수, 도시관류하천 및 산업단지하천에 대해 유역(지방)환경청, 물환경연구소, 시·도, 한국수자원공사 및 한국농어촌공사의 5개 기관이 참여하여 측정하고 있다. 하천과 호소의 수질측정지점 883개소는 유역환경청 303개, 물환경연구소 167개, 시·도 295개 및 한국수자원공사가 118개소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 955개 지점을 측정하고 있으며, 도시관류하천 37개 지점은 시·도가 측정하고 있고, 산업단지 70개 지점은 유역환경청이 측정하고 있다([표 2] 참조).

 
 
총량측정망 337개 지점 중 273개 지점은 물환경연구소에서 측정하고 있으며, 유역환경청 중에서 한강유역환경청만 유일하게 64개 지점을 측정하고 있다. 자동측정망 70개 지점은 한국환경공단 역무대행을 통해 측정하고 있으며, 물환경연구소에서 정도관리를 하고 측정결과를 보고 받고 있다. 하천, 호소의 퇴적물 측정망 306개 지점은 모두 물환경연구소가 담당하고 있으며, 방사성물질 90개 측정지점도 모두 물환경연구소에서 담당하고 있다.

생물측정망 총 3천880개 지점 중 하천과 하구의 3천703개 지점은 물환경연구소가 담당하고, 호소의 177개 측정지점 중 90개 지점은 유역환경청이, 87개 지점은 시·도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비점오염물질측정망은 자동측정망 운영과 같이 한국환경공단에서 역무대행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수질예보지원측정망 176개 측정지점은 물환경연구소가 담당하고 있다([표 3] 참조).

 
물환경측정망 운영 목적과 의미
 
물환경측정망 운영 목적은 하천·호소 등 공공수역에 대한 수질 현황 및 추세를 파악하여 주요 환경정책의 효과 분석 및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물환경측정망으로부터 얻은 측정자료는 물환경의 건강을 진단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여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실현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사와 평가에 사용된다.

물환경측정은 마치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하기 위해 엑스레이(X-ray) 촬영,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를 하는 것과 같으며, 이를 통해 하천의 자정능력이나 독성물질의 수중 생태계 영향, 호소 부영양화의 자연적·인위적 원인을 진단하고 하천, 호소 등 공공수역의 수질, 수중생물, 수중퇴적물 등에 대한 장기적·계획적·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 밖에 물환경 관리목표의 달성 여부 확인이나 물환경 기준 감시 등을 위해 물환경측정망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총량측정망 운영 목적의 하나는 총량관리 목표수질의 달성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산업단지 하천측정망이나 자동측정망은 폐수배출업소의 배출수 수질기준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다.

물환경측정망 운영의 역할과 기능  

물환경측정의 첫째 목적 즉, 장·단기 물환경 건강의 병리요인을 정확히 검사하고 진단하기 위해 물환경 기초자료의 측정 및 관리는 전문조사연구기관인 물환경연구소와 국립환경과학원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그러한 기초자료의 측정 및 관리는 장기적·계획적·체계적이어야 하며 측정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도관리 등이 필수적이다.

현재 수질측정망 대상지점 중 하천과 호소에 대한 조사·평가는 물환경연구소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환경연구소는 물환경측정망 측정자료의 평가 즉, 물환경을 진단하는 기능과 함께 원인을 규명하고 방지하는 연구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유역환경청이 측정하는 하천과 호소의 303개 지점과 시·도가 참여하는 수질측정망 295개 측정지점이 이에 포함된다. 다만, 시·도의 경우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위임받아 수행하게 하고 물환경연구소에서 전체적인 자료수집, 관리 및 정도관리를 하여 국가자료로서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퇴적물측정망, 방사성물질측정망, 생물측정망, 비점오염물질측정망은 현행대로 모두 물환경연구소가 관장하는 것이 좋으며 향후에는 통합한 공간적 통합물환경 진단을 해야할 것이다. 수질예보지원 측정지점은 대부분 수질측정망과 겹치고, 예보모델의 개발, 운영 등 전문조사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행과 같이 물환경연구소가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표 4] 참조).

 
물환경측정의 두 번째 목적인 물환경관리기준의 감시, 폐수배출시설의 감시, 점검 등을 위한 측정은 물환경관리를 집행하는 행정기관인 유역환경청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단지 내 폐수배출사업장의 폐수배출기준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산단 하천 70개 지점과 산업단지 등의 폐수배출 상태를 감시하기 위한 자동측정망 70개 지점의 운영은 현재와 같이 유역환경청에서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측정분석의 정도관리 등은 국립환경과학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하천과 호소의 118개 수질측정지점은 상수원수의 수질을 확인하기 위해 측정한다. 정수처리 등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측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로서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농업용 저수지 등 955개 측정지점에 대한 수질측정은 농업용수 관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농어촌공사가 측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측정된 자료의 해석과 평가는 이를 담당하고 있는 4대강 물환경연구소에서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자료 평가의 일관성과 공신력을 위해 타당하다. 

물환경조사·연구 전문인력과 조직

수질, 퇴적물, 방사성물질, 수생생물 등의 조사연구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문가는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학습과 경험을 쌓아야만 탄생할 수 있다. 물환경을 포함한 우리나라 모든 환경분야 조사·분석연구의 최고 전문기관은 국립환경과학원으로 해당 최고 전문인력이 모인 곳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가 공인 환경분야 조사·분석연구의 사령탑이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이 환경분야의 모든 측정을 직접 담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부문 등의 분업과 협력이 필요하다. 시·도가 관할구역 안의 환경문제를 파악하여 지역 실정에 맞는 대책을 시의적절하게 강구하여 추진하기 위해서는 물환경조사·분석이 필요하고, 중앙정부는 그러한 자료들을 국가 차원에서 통합하여 국가환경정책을 수립, 추진하게 된다.

환경분야의 조사·분석연구는 정부부문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대학교나 민간전문기관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는 관련 대학교나 민간전문기관 육성에 노력해야 한다. 물환경조사·분석연구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국가를 정점으로 지방정부 그리고 민간부문이 일체되어야 한다.

물정책의 수립, 추진, 평가 및 피드백의 과학적인 근거가 되는 물환경 기초자료 수집과 분석 및 연구는 일원화되어야 한다. 일원화 현장의 좋은 예가 국립환경과학원의 물환경연구소다.

1988년 한강물환경연구소 개소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물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분석연구가 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물환경 측정은 수질뿐만 아니라 생물, 퇴적물, 방사성물질 등으로 확대되어 왔고, 기능도 단순한 정책자료 지원에서 물환경 문제의 현장적·과학적 실증연구단계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 점에서 물환경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토양지하수오염 측정자료, 대기오염 측정자료 등 모든 환경 관련 조사·측정 자료의 수집, 분석의 총괄기관은 국립환경과학원이다. 토양지하수오염 측정은 시·도지사 등이 측정하여 국립환경과학원장에게 제출하고 있고, 대기오염 측정은 시·도지사, 수도권대기환경청장 및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수행하지만 그 측정자료는 국가대기오염정보관리시스템(NAMIS)을 통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전송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경우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있다고는 하나 그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충분한 조사·분석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같은 전문측정분석연구기관이 해야할 일이다.

이와 같이 환경에 관한 모든 기초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직·간접적, 일원적으로 조사·분석하여 문제점을 찾아내고 문제해결을 위한 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집행기관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소속기관은 제시된 여러 대안 들 중 가장 효과적,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하여 추진하면 된다. 물환경 기초자료의 조사, 수집, 분석 및 연구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워터저널』 2020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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