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물절약·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를 생활화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돗물 값(가정용)이 저렴하고 1인당 물 사용량이 많은 나라다. 1990년대에는 물 아껴쓰기 운동 등 환경운동을 활발히 벌여 경각심을 갖고 물절약 효과를 보았지만 요즘에는 그러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동네마다 사우나, 목욕탕이 1개 이상 있을 정도로 목욕이 대중화되어 있어 물 사용량이 높다. 반면 유럽은 나폴리 전쟁 때 군인들이 이용했던 사우나와 공중 화장실에서 성병이 유행하면서 목욕시설을 대부분 폐지해 집에서 샤워하는 문화가 자리잡아 물 사용량이 적은 편이다.

전 세계 국가별 1㎥당 가정용 수돗물 값을 살펴보면 △독일 1천936원 △프랑스 1천810원 △영국 1천638원 △일본 1천374원 △호주 871원 △미국 684원 △이탈리아 584원 △한국 276원으로 우리나라 수돗물 값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호주 480L △한국 395L △이탈리아 383L △일본 357L △영국 323L △프랑스 281L △덴마크 246L △독일 132L 등으로 우리나라 물 사용량은 웬만한 선진국보다도 많은 편이다.

전 세계 물 발자국(water footprint)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물 발자국은 4천500L로 미국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국내 물 발자국 중 수입비중은 78%에 달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 발자국은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에 상품을 사용, 폐기하는 데 쓰이는 물의 양을 포함한 것으로 원료 취득부터 제품 생산, 유통 후 폐기하는 과정까지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수치화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수입하는 곡식과 육류, 과일, 커피 등 제품의 물 발자국도 포함된다.

유네스코(UNESCO) 산하 물·환경 교육기관인 유네스코 IHE(International Institute for Infrastructural Hydraulic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에 따르면 △사과 300g 물 발자국 210L △옥수수 1㎏ 물 발자국 900L △쌀 1㎏ 물 발자국 3천400L △돼지고기 1㎏ 물 발자국 4천800L 등 식량 생산에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이렇게 식량을 생산하는 데 많은 물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각 가정과 음식점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1만3천200여 톤, 10톤 트럭 청소차 1천300대 분에 달한다.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하루 404억 원, 연간 15조 원 규모가 낭비되는 셈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면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음식을 생산하는 데 사용한 물 발자국도 줄일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와 물절약을 생활화하면 물 발자국도 줄이고 환경오염을 방지해 물부족 해소와 4대강 재자연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20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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