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Issue


2년 넘게 완전개방한 세종보, 수생태계 건강성 향상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 세종보 수생태계 2년 관측 결과 발표
흰수마자·흰꼬리수리·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 다수 서식 확인


지난 2017년 11월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금강 세종보의 물흐름이 개선되고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는 등 생물 서식공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형성된 서식공간 등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 흰꼬리수리를 비롯해 Ⅱ급 금개구리, 맹꽁이, 큰고니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7년 11월부터 완전개방 중인 금강 세종보 인근 생태계를 2년 이상 관측·분석한 결과 물흐름이 개선되고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는 등 생물 서식공간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세종보 수문 완전개방 전(2017년 11월 4일)과 완전 개방 후(2018년 10월 24일, 2019년 8월 20일) 전경.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2017년 11월부터 완전개방 중인 금강 세종보 인근 생태계를 2년 이상 관측·분석한 결과를 지난 5월 5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7년 12월에 발표한 ‘생물측정망 조사 및 평가지침’과 비교했을 때 어류 및 저서동물 건강성지수인 수생태계 건강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발전용댐 관리개선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효율적 물관리를 위해 발전용댐의 활용방안을 협의한 데 따른 것이다. 발전용댐 활용방안의 핵심은 발전댐을 발전 위주로만 운영하지 않고,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등 다목적댐처럼 운영한다는 것이다. 발전용댐의 구체적인 용수공급량과 홍수조절 효과에 대해서는 한강홍수통제소와 한국수력원자력 간 업무협약에 따른 시범운영을 통해 분석한다.

물흐름 개선되어 다양한 생물 서식환경 조성

 
4대강 16개 보(洑) 중 가장 오랫동안 큰 폭으로 개방하고 있는 세종보는 2017년 11월부터 올해 3월 기준으로 798일간 수문을 완전개방(수위 11.8m→8.4m) 중에 있다.

분석 결과, 세종보는 보 개방으로 수심이 기존보다 3.45m 얕아지고 물의 체류시간은 최대 80% 감소, 유속은 최대 80% 빨라지면서 물흐름이 개선됐다. 그 결과 여울이 형성되고 축구장 면적의 41배에 달하는 0.292㎢의 모래톱과 축구장 26개 넓이에 달하는 0.187㎢의 수변공간이 생기는 등 다양한 생물 서식환경이 조성됐다.

수생태계 서식처를 17개 항목으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보 개방 전 4개(소, 완여울, 저수지, 사주변 정수역)에 불과하던 수중 서식처가 개방 후에는 8개(여울, 평여울, 소, 완여울, 사주머리 정수역, 사주꼬리 정수역, 사주변 정수역, 부수로)로 늘어났다.

어류·저서동물 건강성 지수 큰 폭으로 증가

 
보 개방 후 수생태계 건강성 지수는 확연하게 증가했다. 이는 보가 개방되면서 여울, 웅덩이, 모래톱 등 여러 수생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 조건이 형성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수생태계 건강성은 수생태계를 구성하는 물리·화학·생물적 요소들이 훼손되지 않고 각각 온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수생태계 건강성 지수는 서식하는 수생생물의 생태적 특성을 토대로 산정한 수치로, 100에 가까울수록 수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개방 기간 세종보 구간 어류 건강성 지수(FAI, Fish Assessment Index)가 향상되고 유수성 종 개체수도 늘었다. 어류 건강성 지수란 서식하는 어류상 정보를 바탕으로 수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하는 지수다. 어류의 총 개체수인 풍부도, 서식 환경변화 반응종수(내성종 수, 여울성종 수, 민감종 수) 등 8개 요인을 고려해 평가하고 있다. 내성종은 잉어, 붕어 등 서식지 교란 및 단순화, 수질오염 등에 따라 개체수가 증가하는 종이다.

보 개방 전 35.6이었던 어류 건강성 지수는 보 개방 후 56.7로 약 1.6배 증가했으며, 유수성 종의 개체수는 2배가량 늘었다. 유수성 종이란 피라미, 돌마자, 밀어 등 물이 흐르는 환경을 선호하는 수생생물 종을 일컫는다.

저서동물 건강성 지수(BMI, Benthic Macroinvertebrates Index) 또한 1.8배 향상됐고 개체밀도는 100배가 넘게 증가했다. 저서동물 건강성 지수는 서식하는 저서동물상 정보를 바탕으로 수생태계 건강성을 평가한 지수로, 오염에 내성이 강한 생물종의 출현도, 오탁지수, 지표가중치 등을 고려해 숫자로 나타낸 값이다.

흰수마자 비롯 다수 멸종위기생물 서식 확인

▲ 2019년 4월 세종보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왼쪽)와 같은 해 6월에 발견된 Ⅱ급 금개구리.

육상생태계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보 개방 후, 모래가 깔린 여울에 주로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흰수마자가 2019년 4∼6월 세종보 하류에서 다시 발견되어 총 9개체가 되었다. 한반도 고유종인 흰수마자는 1980년대부터 금강 본류 및 지류에서 폭넓게 나타났으나, 2012년 보가 설치된 이후 금강 본류에서는 채집되지 않다가 세종보가 완전히 개방된 후에 재발견된 것이다.

이 밖에도 세종보 주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꼬리수리와 Ⅱ급 큰고니 등이 발견되었다. 아울러 물웅덩이, 습지, 모래톱 등이 형성되어 세종보 주변의 양서류, 파충류 등의 서식공간이 증가했다. 2019년 6월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금개구리,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위감소에 따른 하중도 노출로 수달, 삵 등의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너구리, 고라니 등 중·대형 포유류의 서식 흔적도 증가했다. 백로류인 수변성 텃새는 2018년 11월 4종 54개체가 발견되었고 2019년 7월에는 5종 80개체, 11월에는 2종 62개체로 출현빈도가 증가했다.

김영훈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장은 “세종보를 장기간 개방함에 따라 모래톱 등 물리적인 서식환경이 다양하게 나타나 생태계 변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면서 “세종보 개방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한편, 금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과학적인 조사·연구와 함께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대강 16개 보에 대한 보 개방·관측 종합 분석 보고서 전문은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시스템 홈페이지(water.nier.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워터저널』 2020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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