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무더운 여름철 물 위생관리 철저히 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여름철은 다른 계절보다 물위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마시는 물은 수돗물, 지하수, 광천수(약수), 먹는 샘물, 정수기물 등으로 구별할 수 있으나 이중 마음놓고 마실 수 있는 안전한 물은 국가 공인 검사기관에서 매일 검사하여 공급하는 물이다.

상수도 보급률 98.7%, 하수도 보급률 93.8%, 쓰레기 분리수거 등 선진국 수준의 상하수도 처리와 위생관념을 지닌 결과, 2020년 우리나라 남녀 평균수명은 84세로 세계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일부 환경위생 부주의로 수인성 전염병이 매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장티푸스, 콜레라, 대장균, 이질, 예르시니아, 소아마비, A형 간염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 등 수인성 전염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은 잔류염소 0.2㎎/L에서 15분 안에 사멸하기 때문에 물에서 잔류염소냄새가 난다면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수인성 전염병이 우려되는 지역에 우선적으로 수도전(水道栓) 잔류염소 0.2㎎/L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수돗물에서 염소소독 냄새가 나야 안전한 물이라고 생각하고 마신다.

건강한 물, 좋은 물은 우선 질병으로부터 안전해야한다. 특히 여름철 물은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거쳐야 안심할 수 있다. 1992년 서울 ‘유아청색증’을 유발한 질산염 사건, 1995년 서울·부산 약수의 예르시니아 감염, 2018년 평창 지하수의 노로바이러스 검출 등 수질검사를 정기적으로 하지 않은 물을 마시면 수인성 전염병이 발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안산 유치원 단체급식 식중독 환자에서 장출혈성 대장균(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이 검출되었다.

겨울철 산이나 들에서 방뇨된 오염원이 여름철 홍수 시 상수원이나 지하수로 유입되어 물오염에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지하수 옆 오염발생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경우도 빈번하다. 산이나 들의 약수터 주위에 있는 화장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거나 지하수가 나오는 주위에 개나 어린아이가 방뇨하면 홍수기에 그 오물이 지하수로 스며들어 수인성 전염병을 유발할 수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주의할 점은 첫째, 만물의 근원인 물을 신성시하는 인식이 필요하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먹는 물을 신성하게 여겨 샘물(옹달샘) 주변에 차돌을 놓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요즘은 개인이기주의로 상수원의 오염을 초래하였다.

둘째는 물병문제다. 물병, 물컵은 사용한 뒤 깨끗이 씻고 자외선 소독이나 햇볕에 말려 사용하지 않으면 세균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병에 남아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조류가 자라면 수돗물보다 더 오염될 수 있다. 그러므로 투명한 물병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 국민에게 공급하는 정수 처리된 수돗물을 담는 물병, 컵도 한 번 사용하면 뜨거운 물에 용기를 소독하거나 자외선 소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미생물 관리 측면에서 이상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식당, 뷔페, 결혼식 등에 사용되는 물병, 정수기 버튼, 수도꼭지 등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습관을 가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차가운 음용수보다 따뜻한 보리차, 녹차를 마시는 것도 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효과가 클 것이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이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물관리를 철저히 하여 질병 없는 여름을 보내도록 하자.

 [『워터저널』 2020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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