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 허경태 산림보호본부장
최근 기후온난화 징후가 심상치 않다. 연구에 따르면 30년 동안 도시지역의 겨울이 10일 짧아지고 여름이 10일 늘어나는 한편, 10년간 연평균 기온이 0.6℃ 상승하였다고 한다. 이는 세계 평균 기온상승에 비하여 2배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정도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봄과 가을이 눈에 띌 정도로 짧아지고, 여름장마보다 가을장마의 강수량이 더 많은가 하면, 가을 태풍이 제주도를 덮쳐 400mm가 넘는 폭우를 쏟아 붓더니 며칠 전에는 때 아니게 제주도에 하루 200mm가 넘는 가을비가 내리기도 하였다.

“기후온난화는 집중호우와 산사태 발생 일으켜”

이와 같이 기후온난화는 태평양의 수온을 높여 태풍의 위력을 증강시키고 갑작스런 강우대 변화로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가 발생하게 된다. 집중호우로 암반과 토양의 접착력이 떨어지고 응집력이 약화되면 토양이 미끌어져 내리는데, 적은 양이 서서히 미끌어지면 토사유출이 되고, 많은 양이 한꺼번에 미끌어지면 산사태가 발생된다.

우리나라 토양은 주로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형성되어 있어 토사유출이 많고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같은 토사유출과 산사태를 방지하고 이미 발생한 토사유출이나 산사태가 발생한 황폐지를 복구하여 산림생태를 복원하는 것이 바로 사방사업이다.

사방사업은 1907년 서울 북악산의 창의문 부근에서 처음 시작된 후 어느덧 100년의 세월이 흘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제의 산림수탈, 6ㆍ25 이후 무분별한 땔감채취와 도남벌로 크게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고 녹화하기 위하여 사방의 역할이 가장 중요시되던 시기가 있었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헐벗은 민둥산에 국민 모두의 땀과 의지를 결집하여 사방사업을 한 결과 우리는 녹화를 완성하고 울창한 산림을 이루어 내었다.

“산림복원 100년 노하우로 국내외 방재에 최선”

사방은 100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로 이제는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국가방재사업의 주요 분야가 되었고 그 사업규모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적 발전과 아울러 최근에는 중국ㆍ몽골 등 동북아의 사막화 방지와 인도네시아의 지진해일 피해방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남북협력이 진전되면 20만 헥타르에 달하는 북한의 황폐지 복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했던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사방이 11월7일에 100주년을 맞아 첨단 방재사업, 산지복원사업으로 탈바꿈하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세계 속에 한국을 빛내는 사방 선진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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