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전국 정수장, 여름철 소독 철저히 관리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지난 7월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검출되어 전국이 들끓었다. 이는 일부 정수처리 시설의 유지관리가 소홀했다는 증거이며, 우리나라 정수처리가 아직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유지관리 소홀로 수인성 병원체 문제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늦기 전에 상수원 시스템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에 걸맞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음용수의 미생물을 살균하는 데는 염소 소독, 오존 소독, 자외선 소독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많은 정수장이 원생동물(기생충), 세균,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균 등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의 발생은 예측이 불가능하며, 일단 발생하면 발병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량에 따른 잔류염소의 양도 시간, 계절에 맞는 적당량의 염소를 투입하는 기술과 관리가 필요하다. 수온과 염소주입농도 및 접촉 시간은 서로 상호작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처리 시 각 조건에 맞는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특히 계절별로 염소주입농도를 추정해 실제에 응용될 수 있도록 고안해야 한다. 그리고 처리 전 물에 이물질 유입, 용존화학물질 유입 등도 소독 시 간접적으로 작용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원생동물의 낭포체(oocyst) 및 바이러스 문제의 대처방법으로서 높은 효과를 갖고 있는 오존은 가장 유효하고 강력한 소독제다. 하지만 오존은 산화력이 매우 강하므로 수중에 존재하는 물질 특히, 유기성 물질에 다량으로 소비된다. 산화반응에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소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유기성 공존물질을 함유한 상태에서 잔류 오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오존을 주입해야 한다. 또 오존은 자기분해 속도가 빨라 장시간 수중에 잔존할 수 없어 소독처리 후의 오염에 대한 방어제거도 병행해야 한다.

클로라민을 사용한 소독제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염소처리된 하수에서는 트리할로메탄의 생성이 없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되도록 전염소처리를 시행하지 않고 약품응집과 침전 및 활성탄흡착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염소, 오존, 클로라민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염소는 소독효과와 잔류효과 확인이 용이하고 경제성이 뛰어나며 강한 산화력을 갖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트리할로메탄 및 클로로페놀 등을 형성한다는 단점이 있다. 오존은 산화력과 소독효과는 뛰어나지만 잔류 소독력이 없다. 클로라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소독력이 비교적 약하나 후염소처리로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보다 효과적이고 다양한 소독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수돗물 정수처리의 기본목적은 수인성 전염병 미생물관리에 있는데 그 동안 미량화학물질에만 관심을 가지고 더 무서운 세균, 원충, 기생충, 바이러스질환에 대하여는 소독 처리만 했다. 이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독 후 농도에 따른 수인성병원체에 대한 소독효과를 수시로 측정해야 한다. 아울러 홍수 발생 시 나타날 수 있는 상수오염원 문제는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과 아메바성 이질, 노로바이러스, 장관계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으로 여름철 1회 이상 측정 및 결과 발표를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워터저널』 2020년 9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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