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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2. 시민체감형 수도정책 혁신 필요하다
2020년 09월 02일 (수) 09:43:30 워터저널 webmaster@waterjournal.co.kr

 특집   Ⅰ.  인천 수돗물 유충사고 진단과 대책


“2019년 발표한 인천시 수돗물 종합대책 무용지물”

사고 원인 규명 조사와 대응과정, 발표된 대책 운영 등 전반적인 평가 필요
전문성·일상성 담보하고 시민안전 책임지는 수도사업 컨트롤타워 구상해야


   
▲ 백 명 수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정책위원장
Part 02. 시민체감형 수도정책 혁신 필요하다

직결급수 받는 수용가서 유충 발견

처음 수돗물 유충 보도를 접했을 때 귀를 의심했다. 더 놀라운 것은 저수조가 있는 주택이 아닌 직결급수를 받는 수용가에서 유충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인천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했던 지역으로 수돗물 관련 문제가 3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이에 환경부와 인천시는 각각 수돗물 안심종합대책과 혁신대책을 발표했으나 일 년이 지나 비슷한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진 것이다.

2차 보도자료를 통해 수돗물 유충 발생 원인이 고도정수처리시설에 있다는 것이 발표됐다. 하지만 고도정수처리시설 활성탄지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온 위치가 정확히 어디였는지 아직까지도 규명되지 않았다.

지난해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굉장히 많은 교훈을 얻어 올해는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또 다시 수질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일을 통해 지난해 인천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를 복기(復棋)하고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 종합대책 내놓고도 사고 재발

2019년 5월 인천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진 후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 약 67일이 걸렸다. 인천시 내 153개교의 급식이 중단됐고, 사태 보상금액은 약 300억 원을 넘어섰다. 인천 서구 수돗물 정상화 주민대책위 집단 배상 소송 청구인은 2019년 9월 중순 기준 5천500명에 달했다.

이에 인천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수돗물 공급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상수도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중심의 수질감시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수돗물 관련 주요 정책 등의 시장 자문 역할을 하는 ‘인천 건강한 수돗물 만들기 위원회’를 구성했다. 아울러 수돗물시민평가단 및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해 올 5월부터 12월까지 미추홀 참물 음수대 모니터링, 민원 서비스, 수돗물 안심확인제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맡겼다. 이밖에도 인천지역 커뮤니티와 협력하고 수돗물평가위원회의 인원 확대 및 수돗물 채수지점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상수도 선진화를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음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돗물 평가 지표를 개선하고 데이터 기반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 및 최고 품질의 미추홀참물 생산을 위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조성해 안정적인 상수도 공급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노후관로 세척, 도수관로 복선화, 배수지 및 해저 송수관로 등을 건설하고, 붉은 수돗물 사태 피해지역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 번째는 위기관리 대응체계 확립으로, 초기 위기대응 관리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시민 만족 맑은물 공급을 위한 조직체계 혁신을 내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또 발생했다. 인천시가 390억 원을 들여 건설한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 수돗물 유충이 나왔다. 활성탄여과지 건물에 유입된 날벌레가 알을 낳아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상수관로를 타고 가정으로 유입된 것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와 가정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 종류가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대책, 실질적으로 이뤄진 바 없어

이번 유충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문제된 것은 인천시의 초기 대처방식이다. 7월 9일에 처음 문제가 발생했지만 환경부는 4일 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보다 빨리 문제를 인지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했다면 시민들의 피해를 조금 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지난 붉은 수돗물 사태 때 운영되었던 수돗물혁신위원회가 이번 사태에서는 소집되지 않았다. 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들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어느 정도 학습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만남도 가지지 못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수돗물시민평가단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인천시는 평가단에게 홍보만 맡길 뿐 효과적인 소통 방법과 대책 마련이 전무했다.

시범운영 중인 워터케어 서비스(water care service) 또한 민원 발생 시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인천시는 수도사업소별 수질안전팀을 신설해 워터케어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처음 수돗물 유충 민원이 발생했을 때 수질안전팀이 투입되어 상태를 두루 살폈다면 초기 대응이 조금 더 원활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인천시가 지난해 발표한 수돗물 개선 대책은 실질적으로 이뤄진 바가 없는 셈이다. 또한 국무총리가 수돗물 유충 사태가 벌어진 현장을 방문해 이번 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과 달리 인천시장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조차 없었다. 이로 보아 인천시가 향후 수도 발전에 있어서 강력한 개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환경부,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 부재

지난해 발생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두고 환경부 또한 수돗물 안심종합대책으로 △시설 선진화 △관리운영 고도화 △사고대응 체계화 △국민소통 확대 방안 등 4대 전략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환경부는 긴급 상황 방안 마련, 대책 논의 등 많은 일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전략인 국민과의 소통 부문이 원활하게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환경부는 일주일 간격으로 주간 보도계획을 공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먹는물에 벌레가 나오는데 일주일간의 조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또한 환경부의 많은 예산이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확대에 사용되었지만 전국 단위의 공통된 매뉴얼이 없었고, 체계적 지원이나 운영에 대한 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환경부는 전국 435곳의 일반 정수처리장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3곳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되었다. 여과지는 불순물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물질이 나온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49곳의 고도처리정수장 중 7곳에서 유충이 검출되었다. 이에 환경부는 해당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곧바로 일반 정수처리시설로 전환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원수 수질이 나쁜 곳에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 한강 수계 수질을 볼 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비싸고 관리하기가 까다로워 인력과 매뉴얼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야 하지만 이를 간과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대응 매뉴얼 개편 이뤄지지 않아

환경부는 또한 중앙·지방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현장수습조정관을 파견했다. 그러나 최초 민원 발생일로부터 6일 후에야 파견했기 때문에 초기 대응에 실패한 셈이다. 2020년 1월에 출범한 유역수도지원센터는 문제 발생 시 중간지원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유충 검출 관련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밝혀진 바 없다.
 
언론을 통해 처음 유충 사태를 접한 환경부를 볼 때, 인천시와의 협업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사고대응 매뉴얼 개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항목 확대의 경우, 예산은 환경부 측에서 각 지자체에 지원했으나 전국 공통 운영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원인규명 관련 항목은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사실 상 시민 눈높이에서 볼 때 이번 사태는 고도정수처리시설 운영 미숙으로 시설의 구조문제든 관리문제든 추론할 수 있는 사항은 모두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가 전혀 없다. 만약 수도관 문제를 모두 원상복구하고 난 다음 발표한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과중한 업무 등 개선해 전문성 높여야

이번 사태는 정수장 활성탄지 초동대처부터 안심대책 운영과정까지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원인을 규명하는 전반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이는 인천시 차원에서 진행될 문제가 아니다. 환경부 차원 혹은 총리실 차원에서 민관 공동으로 문제발생과 대응과정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불안 속에서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은 언제나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사고 재발을 막아 시민들이 수돗물 혁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작정 정수 시설을 설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수돗물은 관을 따라 원수부터 정수장, 수용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환경과 장치들에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잦은 인사교체와 과중한 업무에서 비롯된 문제를 개선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제대로 된 수도사업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수도사업은 공급의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전문기구가 필요하다.

수도사업 전문성과 일상성을 지속적으로 보장해가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독립된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아울러 이제까지 무엇이 잘못되어 왔는지 근본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평가지표와 그에 맞는 위계 및 평가를 통해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워터저널』 2020년 9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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