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익 교수(서울대 지리학과/세계지리학연합회(IGU) 사무총장)

“자연이 만든 물길이 가장 환경친화적”       

  운하, 강·하천 파는 것이 아니라 물길 잇는 것  
  경부운하 총 540km중 500km는 자연하천 이용 
  수량 증갇준설로 수질개선…효율적 물관리 가능


   
▲ 유우익 교수(서울대 지리학과/세계지리학연합회(IGU) 사무총장)

오는 12월19일에 치뤄질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었다.
이에 ‘21세기 희망환경포럼’(공동대표 류재근·신항식·이준상·이상은·정현식)은 지난달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세계지리학연합회(IGU) 사무총장인 유우식 서울대 교수를 초청, ‘지리학적으로 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특강 및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유 교수의 특강 내용을 녹취하여 번역했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최고의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특강을 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본인으로서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입장이지만, 지리학자로서 한반도 대운하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지 말하고자 한다.

본인이 지리학자임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일제시대 때 탄압을 받은 학문은 역사, 국어였다. 그래서 역사학자, 국문학자들은 당시에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혹독한 탄압을 받은 학문이 지리학이다.

   
   
   
▲ 한반도 운하 조감도.
조선시대 말기에 가장 저술활동이 활발했던 학문은 지리학이었다. 서울대에 있는 규장각 책의 절반 이상이 지리서나 지도일 정도였다. 그러나 일제시대에 지리학은 가르치지 않았다. 국토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와 연구는 식민지 지배를 받는 사람들에게 민족 자긍심과 민족 자율에 대한 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소리 없이 이 학문을 줄였다.

따라서 일제 36년 동안 지리학은 암흑기로 남아 있다. 일본 학자들이 일본 연구의 일환으로 연구해 놓은 것이 고작이었고, 우리 국토를 학술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대학교에서 1958년부터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공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지리학을 가르쳤으며, 1967년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해서 지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부터 지리학을 교육받은 첫 세대가 본인이다. 그래서 책임이 무겁고 국토에 대해서는 남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의 강에는 배가 없다

한반도 대운하가 정치적 이슈가 되어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먼저 학술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진 다음에 정치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심도 있는 논의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제 36년을 거치면서 지리적 사상에 왜곡을 많이 당했다. 그 예로 강에 배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상상력에서 배를 걷어 가버린 것은 일제였다.

   
▲ 유우익 교수는 “운하를 만들면 하도를 준설하고 물을 담는 양을 늘려야 한다. 물이 많아지면 오염이 희석된다. 갈수기에 물이 적기 때문에 녹조가 끼면서 썩어 못쓰게 되는 것이지, 물이 많고 항상 흘러가고 있다면 오염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제 중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하천에는 배가 많이 다녔는데, 이것을 조운(漕運)이라고 했다. 소금을 실은 배가 충북 충주까지 갔고, 경북 문경·상주·낙동까지 낙동강에 배가 들어와서 곡물을 싣고 부산항으로 나갔다.
또한 상주나 문경 등 내륙지방에서 걷은 세금(쌀 등 곡물)을 조정까지 운반해야하는 데, 우·마차로는 새재(鳥嶺)를 넘을 수 없었기 때문에 배에 싣고 동래포구로 나와 남해안을 돌아 서산 앞 바다를 거쳐 마포나루까지 왔었다.

그러다가 일제 말기에 신작로(새로 낸 큰길)와 철도를 만들어 물류를 운반함에 따라 하운(河運)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강에 다니는 배는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 데 강에서 하구를 빠져 나온 배는 행선지를 알 수 없어 통제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강으로 배가 다닐 수 없게 됐다. 그 때 만든 법 중옇도선법(導船法)」이 있는 데 이 법은 지금도 적용되고 있어 일몰 후에 배가 출항을 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제시대에 「도선법」으로 묶어 놓은 것을 해방 후에는 해안이나 강으로의 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이 법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한강 하구는 군사분계선으로 막혀 버려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다른 강에도 배가 다니지 못하게 했다.
한국의 하천은 대단히 잘 발달된 훌륭한 하천지형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논에 물을 대거나 수돗물로 사용하는 정도로 쓰고 있을 뿐, 교통 통로로는 사용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인의 머릿속에는 강에 배가 없다. 운하를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는 배가 없는 데 배를 넣으려고 하니까 무리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굉장히 큰 작용을 한다.

서양, 항구 통해 일찍이 교역에 성공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육로·해로·항공로는 물론 수로를 이용해 공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철도 교통이 가장 발달된 나라는 독일이고, 도로는 프랑스·일본·독일이다.

특히 교통과 통신망을 잘 구축해야 선진국이 된다. 우리나라는 철도·도로는 잘 발달되어 있지만 수로는 발달되지 못했다. 선진국 중에 수로가 ‘제로(0)’인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미국·벨기엘룩셈부르크는 물론 내륙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오스트리아까지 배가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파리·프랑크프르트·베를린도 전부 운하로 이루어진 항구이다. 우리만 조선시대에는 멀쩡히 배가 다니던 서울을 항구가 아닌 내륙도시로 만들었다. 또한 반도국가의 수도는 전부 항구에 있다.

   
▲ 우리나라는 철도·도로는 잘 발달되어 있지만 수로는 발달되지 못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벨기엘룩셈부르크는 물론 내륙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오스트리아까지 배가 교통 및 화물운송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테네·로마·코펜하겐 등 항구의 중요성은 산업시대 이전에도, 원료를 가져오고 제품을 만들어 운반하는 등 새로운 문화가 들어오고 나가는 기점은 바로 항구였다. 서양은 항구를 통해서 일찍이 교역에 성공해서 자본을 축적해 선진국이 되었다.

우리는 바다에 사람들 귀양(歸鄕)이나 보냈지, 항구를 만들지 않았다. 지금 세계화 시대에 와서도 우리나라 제일의 도시인 서울은 내륙에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산과 인천·목포 등이 항구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선 대부분이 자연하천의 유로

왜 운하가 필요한가? 운하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 중에는 지식인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중·고등학교에서 ‘운하’란 바다를 돌아가는 길을 단축하기 위해서, 육지를 파서 물을 넣어서, 배가 다니게 한 것이라고 배웠다.

이런 생각 때문염한반도에 대운하를 만든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땅을 팔 모양이구나. 아주 깊이깊이 파서 물을 넣을 모양이구나. 그래서 거대한 토목공사를 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실상은 다음과 같다. 한강 하구인 강화 앞 바다에서 부산 동래포구까지는 540km이다. 이 540km 중 땅을 파야하는 곳은 40km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존 하천에 쌓인 토사를 준설하고 지류에서 들어오는 물을 관리하기 위해 제방을 일부 보수하고 하천관리 차원의 공사를 하는 것뿐이다.

호남운하의 경우 목포 앞 바다에서 광주까지 실제로 본인이 배를 타고 가보았다. 다만 그 물이 썩어 있고, 그 수심이 얕기 때문에 큰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강 밑에 있는 썩은 모래를 걷어 내어야 한다. 둑을 좀 보강하고, 낮은 다리는 교체를 해 주는 정도이고, 썩은 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이지 한반도를 종주해서 파는 것은 아니다.

경북 문경에 가면 주평(舟坪)이라는 기차역이 있다. 주(舟)자가 배 주로 신기하게도 운하를 하는 사람들이 설계한 것을 보면 그 자리가 터널이 시작되는 곳, 즉 토목공사가 시작되는 기점이다.

   
▲ 수로(운하)·도로·철도의 경제적·친환경적 비교
왜 운하이어야 하는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길이 아니던 곳도 사람이 자꾸 다니면 길이 된다. 길 중에 아주 좋은 길은 사람이 만들지 않고 자연이 만들어 놓은 ‘물길’이다. 한국의 하천 유로(流路)는 생성된 지가 대략 100만 년 정도 됐다. 100만 년을 지나면서 자연이 물길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므로 지형은 지금 대단히 안정적인 시기에 있어 ‘평형상태’에 이르러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이 100만 년에 걸쳐 만들어 놓은 길을 쓸 것이냐, 안 쓸 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다. 다만 2개의 물길 사이에 분수령이 있는 데, 여기를 이어 주면 2개의 하천이 연결되어 물길이 바다에서 바다로 이어진다.

강은 길이지만 생태계를 연결하는 길이지, 단절시키는 길이 아니다. 반면, 아스팔트나 도로는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길이다. 아스팔트 도로가 나면 양쪽에서 오고가지 못한다. 그래서 이를 어기고 길을 건너다가 노루,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이 차에 치어 죽는다.

수로가 도로·철도보다 친환경적

환경운동가들이 운하건설에 대해 반대를 많이 하고 있다. 이들에게 아스팔트로 땅을 덮는 것이 환경친화적인가? 아니면 흐르는 물에 물을 더 하는 것이 환경친화적인가? 반문하고 싶다.

도로나 철도, 수로에 대해 ‘생태계를 잇느냐, 끊어 놓느냐, 또는 같은 물량을 운반하는 데 기름을 얼마나 쓰느냐’ 등을 환경적인 측면에서 비교해보자. 기름 한 방울도 안 나는 우리나라에서 기름을 많이 쓰면 에너지 소비이고 반환경적이다.

도로보다 수로를 이용할 경우 기름이 훨씬 적게 든다. 배의 종류와 물의 속도, 적재된 화물에 따라서 대략 1/3정도만 쓴다. 150∼180개의 컨테이너를 선박 하나에 실은 경우하고, 150개의 트럭에 컨테이너를 각각 실어 운반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아울러 환경과 밀접한 지표가 있는 ‘배출가스를 얼마나 내는가?’이다. 우리는 아직 여기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지만 유럽 사람들은 이것을 ‘탄소시장’이라 하여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탄소를 얼마나 배출할 권한이 있는가. 배출할 권한을 사고 파는 이 시장이 엄청나게 커진다는 것이다. 교토의정서에 서명을 하게 되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다.

건설비, 1km당 260억원 소요

2015∼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물동량은 지금보다 2배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의 경부고속도로나 철도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가 많은 차량의 통행으로 정체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데 물동량이 2배로 늘어난다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방법은 육로(도로·철도)를 새로 건설하느냐, 아니면 내륙 수로를 만들어 활용하느냐는 것으로,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이고, 더 친환경적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건설비만 보면 토지 보상비를 빼고도 운하 쪽이 비용이 더 적게 든다. 중앙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1km당 380억 원 들어갔지만, 운하는 1km당 260억 원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21세기 희망환경포럼’은 지난달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세계지리학연합회(IGU) 사무총장인 유우식 서울대 교수를 초청, ‘지리학적으로 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특강 및 토론회를 가졌다.
작고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께서 과거에 2층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프라는 미리 건설하는 것이지 당면해서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교통 체증으로 고속도로가 막히고 시내가 주차장화 되면 배출된 대기가스로 인해 도시가 오염되고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할 때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운하를 만들려면 때가 이미 늦다.

따라서 미래를 보고 건설되어야 한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도 “차도 몇 대 없는 데 고속도로를 왜 만드느냐?”고 정치인들은 반대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고속도로 건설을 강행하여 지금은 경부고속도로가 경제의 대동맥이 되었다. 만약 그 때 건설하지 않고 수출을 하기 위해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고속도로를 만들려고 했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운하도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유해물질 실은 배, 운하 운항 못해

운하를 만들면 하도를 준설하고 물을 담는 양을 늘려야 한다. 물이 많아지면 오염이 희석된다. 갈수기에 물이 적기 때문에 녹조가 끼면서 썩어 못쓰게 되는 것이지, 물이 많고 항상 흘러가고 있다면 오염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운하는 물의 총량을 늘릴 뿐만 아니라 지천에서 유입되는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물 관리가 효율적이다. 물 관리가 제대로 안된 북한을 보게 되면 강과 하천에 토사가 쌓이고 물이 썩어 못쓰게 되고 물의 양도 줄어든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는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나거나 비가 오지 않을 경우 가뭄이 든다.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쇠퇴한 원인은 수로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전염병이 발생하고, 도시 망가져 버렸기 때문이다. 물은 관리되어야 한다. 지금의 하천을 그대로 두면은 자연이 되는 것이 아니다. 벌채를 하고, 도시를 만들고, 경작하면서 썩은 물들이 들어가고 모래를 썩게 하고 그것이 덮여서 만들어진 것이 하천이다. 하천을 자연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의 하천은 자연이 만든 것이 아니고 인간이 만든 것이다. 자연을 자연답게 만들고 물을 깨끗이 하는 방법은 하천을 관리하는 일이다. 현재 논쟁이 많은 부분은 수돗물 문제이다. “배가 다니는 물을 어떻게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 운하 건설 반대론자의 한결같은 질문이다. 

하지만 독극물을 실은 배는 운하를 운항할 수 없다. 현행 「수질환경보전법」에는 기름이나 유독물질을 실은 유조차 등은 상수원 3km 이내로 접근 할 수 없다. 게다가 운하는 파도가 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가 나지 않는다. 만약 사고가 난다면 기관사가 음주나 졸음으로 인해 제방을 들이받아 컨테이너가 몇 개 떨어지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배가 다닌다 해도 식수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데는 아무 상관없다. 다만 사람들 인식에 배가 다니는 물을 식수로 사용을 꺼리는 경향은 있다. 라인강에는 끊임없이 배가 드나들고 있지만 하류의 물을 간접 취수해서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하이네켄 맥주’를 만들고 있다.

하천에서 물을 직접 취수하여 정수장에서 약품처리 후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후진국 형태이다. 선진국에서는 강변여과수 등 간접 취수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도 운하를 하면서 강변여과수 시설을 동시에 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다.

운하가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효과는 물 문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이 3만 달러 시대가 오면 많은 사람들이 여가공간으로 강·하천·호수 등으로 간다고 한다. 물이 새로운 여가공간을 열어 준다.

지금처럼 썩은 강바닥을 그냥 두고 그것을 자연이라고 속고 있는 것보다는 물을 제대로 흐르게 하여 강변을 조경하고 자전거길, 인라인스케이트장, 캠핑장 등을 조성하면 더 풍부한 여가공간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경부운하와 호남운하를 건설 시 약 7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그 중 20∼30만 개정도 일자리는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자리이고, 40∼50만 개는 공사기간 중에 필요한 일자리이다.

즉 창고, 보험, 부두 관련, 터미널 등의 직접적인 일자리와 공장, 목재, 자동차, 벽돌공장 등의 간접적인 일자리가 있다. 이런 일자리가 우리 경제를 가동시키는 모터가 될 수 있다. 또 물길이 이어지면 인심이 통한다. 이 말은 물을 함께 쓰면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물이 이어져 있는 사람들끼리는 같은 생활권과 문화권을 형성한다.

물 문화권 형성, 국민정서 함양 기여

좀더 크게 보면 오늘날 유럽공동체가 형성되는 바탕에도 수로 네트워크가 작용했다. 여러 가지 장벽이 있고 장애가 있었지만, 이것을 뚫고 물자와 사람들을 계속 실어 나르면서 연결시킨 것이 유럽을 통합으로 이끌었다. 물이 이어져서 흐르면 왕래가 없던 사람들끼리도 왕래가 되고 이해 관계가 없었던 사람들끼리도 새로운 통합 생활권이 형성된 것이다. 유럽의 사례에서 보듯이 운하 건설 시 국민정서 함양에도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부운하는 540km이고, 호남운하는 83.6km(영산강 하구둑∼광주광역시)이며, 수로 폭은 경부운하의 경우 자연하천 구간은 200∼300m, 인공수로 구간은 100m, 터널 구간은 17.1m이고, 호남운하는75m이다. 수심은 경부·호남운하 모두 6.1m로 할 계획이다.

특히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조령 구간은 터널을 뚫는 방안과 스카이 라인(sky line)을 설치하는 2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카이라인이란 대형 리프트를 사용하여 배를 끌어올린 다음, 산 사이 계곡에 물을 채워 배가 가게 한 다음, 다시 리프트를 이용해 강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또 터널방식은 조령에 남북 방향으로 구멍을 뚫어 배가 지나가게 하는 방식으로. 한강을 타고 온 배가 충주 조정지 갑문을 거쳐 45m 높이의 리프트를 타고 수직 상승해 터널로 진입하게 된다. 터널은 22km짜리와 2km짜리 2개로 이루어지며, 둘 다 외굴이다.

경부 및 호남운하가 건설되면 2천500∼5천 톤급 컨테이너선의 운항이 가능하며, 물 속에 보(洑)를 만들어 물이 흐르는 속도를 조절하고 물이 천천히 나갈 수 있도록 16개의 주운 보와 19개의 갑문이 만들어진다.

또 경부운하 기준으로 여객터미널 47개, 화물터미널은 12개소가 세워지며, 소요시간은 설계 24시간, 운항시간은 약 32시간이다. 소요예산은 14조1천억 원이고 수질개선사업이 더해지면 더 커질 수 있으며, 준설골재 판매와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충당하면 재정부담 또한 없다.
이렇게 계속하여 보완 발전시킴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의 신기원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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