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지금까지의 물 수요관리 정책 효과 적어”

생활용수, 수돗물값 인상·교육홍보 등으로 절약 한계…구조적인 대책 필요
수돗물 절약대책은 ‘1일 1인당 수돗물 사용량’ 통계에서 숫자로 나타나야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물 수요관리,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의 수자원

우리나라의 1989∼2018년 연평균 강수량은 1천14㎜이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은 760억㎥로 연평균 수자원총량 1천310억㎥의 58%이었으며, 나머지 550억㎥는 증발산으로 대기 중으로 사라졌다. 이용가능한 수자원량 760억㎥ 중 240억㎥는 평상시에 유출되었고, 나머지 520억㎥는 홍수 시에 유출되었다. 홍수 시 유출량 중 180억㎥는 댐 등 저수시설에 저수되고 나머지 340억㎥가 바다로 유실되었다. 평상시 유출량과 댐 저장량을 합한 420억㎥는 댐 저장 180억㎥, 하천지표수 203억㎥ 및 지하수 37억㎥이다([그림 1] 참조).

우리나라의 물이용 현황

우리나라 물은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사용된다. 1965년 생활용수 급수인구는 6천 명, 1인당 1일 급수량은 106L, 총 급수량은 232만㎥이었고, 1987년에는 1인당 1일 급수량이 300L를 넘어섰다. 2008년의 1인당 1일 급수량은 337L이었고, 2017년에는 341L로 과거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2017년 생활용수 급수량은 65억㎥ 수준이었다([표 1] 참조).

공업용수 사용량은 1992년 24억㎥에서 2016년 27억㎥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2∼2016년 기간 중 공업용수 사용량은 38.8% 증가하였다([표 2] 참조). 2016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2020년 공업용수 수요는 29억㎥, 2025년 31억㎥, 2030년 30억㎥로 각각 전망했다.

농업용수 사용량은 1992년 239억㎥에서 2016년 170억㎥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표 3] 참조). 농업용수 사용량이 지난 25년간 30% 가까이 감소한 것은 농지면적이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다.

효과 없는 생활용수 수요관리정책

현재 시행 중인 생활용수 수요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수단의 예로는 △절수설비·기기 및 절수형 물 사용기기 보급 △절수설비 설치 의무화 △물 사용기기의 물 사용량 표시제 △절수설비 수압조절장치 설치 △리베이트제도 시행 △WASCO 사업 등과 △물 낭비요소 제거를 위한 교육·홍보 △합리적 물 사용 패턴 유도를 위한 교육·홍보 △우수 절수설비 및 물 사용기기 선택·사용을 위한 교육·홍보 등 수돗물 사용자에 대한 대책이 있다. 그밖에 △노후수도관 개량 △하·폐수 재이용 △불량계량기 교체 △물 사용량 표시제 △제한급수 △수도요금 체계 고도화 등이 있다.

이러한 절약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생활용수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08∼2017년 기간 중 1인 1일 급수량은 337L에서 341L로 증가했고, 1인 1일 물 사용량은 275L에서 289L로 증가했다([표 4] 참조). 이것은 지금까지의 생활용수 수요관리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말한다.

생활용수 등의 수요관리대책

우리나라 생활용수 사용량은 2017년 기준 연간 65억㎥이며, 우리나라 총 수자원 사용량 420억㎥의 15.5%이다. 생활용수 사용의 문제점은 환경적으로는 생활하수로 인한 수질오염이고, 경제적으로는 정수비용과 하수처리비용이다. 생활하수 처리수의 수질오염물질 농도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의 경우 전국평균 4.5㎎/L로 ‘보통’ 수준이다.

2017년의 수돗물 생산 총비용은 5조8천315억 원으로 ㎥당 생산원가는 898원이었고, 생활하수 처리비용은 6조2천928억 원으로 ㎥당 처리비용은 1천135원이었다. 이것은 생활용수 사용비용이 ㎥당 2천33원이라는 것을 말한다([표 5] 참조).

2017년의 1일 1인당 수돗물 사용량은 289L이었다. 그 중 가정용이 180L를 차지했고, 영업용, 공업용, 업무용, 욕탕용이 각각 84L, 8L, 7L, 4L를 차지했다([표 6] 참조). 가정용은 욕실 94L, 음료 및 취사 38L, 세탁 36L, 청소 등 12L이었다([표 7] 참조).



가정용 수돗물 사용량 180L 중 욕실용수 94L는 일평균 대변 1회, 소변 4회, 1회 사용에 10L 안팎의 물이 사용된다고 할 때, 양변기용수는 50L가 되고 나머지 44L는 샤워용수로 사용된다. 샤워용수는 개인의 습관에 거의 의존하기 때문에 샤워용수를 절약하는 것은 어렵다. ‘절전형 샤워헤드’나 ‘이틀에 한 번씩 샤워하기’ 등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시원하게 샤워’하는 사람은 찔끔거리는 절약형 샤워헤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밖에 음료 및 취사용수, 세탁용수 사용량도 사용자의 습관에 좌우되기 때문에 절약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가정용 수돗물을 절약하는 방법 중 하나는 한 사람이 하루에 50L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양변기의 물 사용량을 줄이는 ‘절수형 양변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세탁용수의 경우에도 ‘절수형 세탁기’를 개발하면 수돗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수돗물 사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절수기기나 절수장치 개발과 같은 구조적인 대책이 되어야 한다. 수돗물값 인상이나 교육홍보와 같은 대책은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수돗물 절약대책은 ‘1일 1인당 수돗물 사용량’ 통계에서 숫자로 나타나야 한다. 지금과 같이 그 수치가 ‘340L’ 안팎에서 맴돈다면 수돗물 대책이 헛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업용수의 경우 그 2016년 사용량은 27억㎥이었으며, 2030년에는 30억㎥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업용수 중 제품수를 제외한 공정에 사용되는 물이나 화장실용수, 청소용수 등의 물은 중수도 등에 의해 재활용이 가능하다. 농업용수의 경우 2016년 사용량은 170억㎥이었으며, 향후 그 사용량은 농지면적의 감소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용수도 물관리 자동화 시스템 등으로 절약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워터저널』 2020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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