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Guide

류재근 박사의 건강지키기⑫

인수공통전염병 람블 편모충증 주의해야

 

람블 편모충증은 람블 편모충(Giardia lamblia) 감염에 의한 장 질환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되며 위생이 열악한 개도국에서 흔히 발생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상수처리 중 소독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물을 마시거나 개도국을 여행한 사람이 걸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병원체가 발생하고 있다.

람블 편모충은 헥사미티데과(Hexamitidae) 지아르디아속(Giardia)에 속하는 원생동물로, 1681년 네덜란드 현미경학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Antonie van Leeuwenhoek)이 자신의 대변에서 최초로 발견했다. 람블 편모충은 영양활동을 하지 않을 때 포낭(包囊, cyst) 상태로 존재한다. 여기에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 분변에서 포낭이 발견된다.

람블 편모충증은 람블 편모충이 사람과 포유류, 조류의 장관에 감염되어 발생한다. 람블 편모충은 십이지장과 소장 상부 점막에 기생하다가 분열증식을 통해 비활성화 상태인 포낭 형태로 대변과 함께 체외로 배출된다. 람블 편모충증은 이 포낭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서 발생한다.

람블 편모충증은 주로 풍토성 또는 전염성 장관 질환과 설사를 유발하며, 성인보다 소아의 감염률이 높다. 이밖에 위경련, 복부팽만, 구토,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세가 심해지면 기력저하, 식욕저하, 체중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반려동물 및 가축에는 혈변, 설사 증상이나 구토증상을 일으킨다.

람블 편모충증은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손을 올바르게, 자주 씻는 것은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감염 예방법으로 권장될 정도로 중요하다. 손 씻기는 특히 화장실 이용 후, 식사 전, 분변을 처리하거나 환자나 동물을 돌본 후에 더욱 중요하다.

또 오염된 물로 인한 람블 편모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가된 식수원에서 나온 물을 마셔야 한다. 크립토스포리듐(Cryptosporidium)의 포낭처럼 람블 편모충은 소독에 저항성이 있어 람블 편모충증은 도시 상수원에서 종종 발생해 왔다. 올해 우리나라는 비가 많이 내려 소, 개, 고양이, 조류 등의 배설물이 상수원에 유입될 수 있으므로 정수처리에 보다 철저한 소독과 점검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밥그릇과 물통은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투여하는 것이 좋다.

람블 편모충증이 발생하면 보건 당국은 환자 가정에 개, 고양이 그리고 조류, 소 사육의 상태를 보면서 역학조사를 해야 하며, 그 환자가 식수로 어떤 물을 먹었는지 조사해야 한다. 특히, 전파경로가 물인지 아니면 손을 통한 감염인지 역학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검사는 간단하게는 물검사, 분변검사, 지아디아 키트 검사, 분변 PCR검사를 통할 수 있지만 음성이 나올 확률이 크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 12월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지구촌 사람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각 국의 여행객이 많아지고,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철저한 환경위생관리가 요구된다. 

[『워터저널』 2020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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