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KIST 연구팀, 햇볕 쬐면 세척되는 ‘수처리 분리막’ 개발
(홍석원 단장·변지혜 박사)                                                                                            

분리막 표면에 쌓인 박테리아·바이러스 최대 1시간만에 99.9% 제거
분리막 관리비용 대폭 절감…차세대 분리막 신소재 개발 밑거름 기대

▲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물자원순환연구센터 소속 변지혜 박사·홍석원 단장 연구팀이 햇빛을 쐬면 스스로 세척되는 분리막 소재를 개발했다. 사진은 연구팀이 개발한 햇빛으로 재생할 수 있는 수처리 분리막. [사진제공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광촉매’를 이용해서 햇빛만 쬐어주면 오염물질을 스스로 제거하는 수처리 분리막이 개발됐다. 이 분리막 소재를 이용하면 10분 가량만 빛을 쐬어도 분리막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리막 관리에 드는 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 원장 윤석진)은 물자원순환연구센터의 변지혜 박사·홍석원 단장 연구팀이 수처리용 분리막의 고질적 문제인 미생물에 의한 표면 오염을 햇볕을 쬐면 활성화되는 광촉매를 이용한 자동 세척 ‘수처리 분리막’ 소재를 개발했다고 지난 11월10일 밝혔다.

현재 수처리 분리막 기술은 해수담수화, 하수처리 공정, 정수 공정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필터 역할을 하는 분리막의 구멍크기를 조절하면 용도에 맞게 오염물질을 여과할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수돗물 유충 사태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꼽힌다.

그러나 분리막을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 미생물이 분리막에 붙어 성장하거나 오염물질이 쌓여 필터 성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는 분리막을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6시간 이상 화학 약품을 이용해 세척하기 때문에 유지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고 분리막이 약품에 의해 손상되기도 한다.

KIST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광촉매를 수처리 분리막 표면에 단단하게 고정했다. 이렇게 표면처리를 거친 분리막은 가시광선을 쐬었을 때 표면의 오염물질을 완전하게 분해하여 손쉽게 분리막을 세척할 수 있다.

특히, 분리막 표면에 쌓인 고농도 대장균 및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박테리아와 박테리오파지 등의 바이러스를 최대 1시간만에 99.9% 제거하는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개발된 분리막은 미생물뿐만 아니라 염료 등의 유기 오염물질과 중금속까지도 처리할 수 있었고, 10회 이상 반복 테스트에도 성능이 유지되는 장점을 보였다.

 
KIST 변지혜 박사는 “본 연구는 자연광을 이용하는 광촉매 기술과 수처리 분리막 기술을 결합하여 수처리 공정의 효율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처리 분리막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분리막 신소재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용화를 위해서는 대면적 분리막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미래원천 국가기반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응용촉매 B:환경(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 최신 호에 게재됐다. 

[『워터저널』 2020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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