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인간 없는 세상』

앨런 와이즈먼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출판 / 512쪽 / 27,000원

 
인간인 우리에게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바깥활동이 급격히 줄면서, 호주에서는 캥거루가 차도를 질주하기도 하고 칠레서는 퓨마가 도심 한복판을 대낮부터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하늘색’이 무슨 색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아시아의 하늘은 다시금 청명해졌다. 더 놀라운 건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2020년 현재의 일이라는 점이다.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은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사라진 후의 자연은 바로 다음 날부터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할 것이며, 불과 이틀만에 뉴욕 지하철역이 침수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 도시가 숲으로 변하고 건물이 붕괴되고 농작물이 야생 상태로 돌아가는 등 인간의 흔적이 사라지는 데 채 1세기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부터 시작하여 폴란드에서 벨라루스 국경의 원시림, 터키와 북키프로스에 있는 유적지, 체르노빌,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등 긴 여행을 통해 앨런 와이즈먼이 직접 마주친 놀라운 풍경들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자기만의 통찰력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특별한 과장 없이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인간이 지구에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로 인해 나와 후손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수시로 상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워터저널』 2020년 12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