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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분야 국제협력 위한 한국형 모델 발굴 나서

환경부·한국물포럼 ‘물 분야 국제협력 대표의제 개발 컨퍼런스’ 개최
전문가들, 물관리 경험·기술 공유 통해 공통 및 분야별 의제 개발 논의


4월 8일 서울 코엑스 아셈볼룸 202·203호서 열려

▲ 환경부와 한국물포럼은 우리나라 물 분야 국가 대표의제 설정을 위해 지난 4월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물 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대표의제 개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우리나라 물관리 강점을 반영한 한국형 물 분야 국제협력 모델 발굴을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환경부(장관 한정애)와 한국물포럼(총재 곽결호)은 우리나라 물 분야 국가 대표의제 설정을 위해 지난 4월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물 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대표의제 개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물관리 일원화 이후 물 분야 국제협력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국제협력 추진전략 및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컨퍼런스는 환경부와 한국물포럼이 2020년부터 운영하는 ‘물 분야 국제협력 정기협의체 운영사업’의 하나로 스마트기술 등 우리나라 물 분야 강점을 반영한 대표의제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을 비롯해 시민사회, 학계, 정부 및 공공기관 물 분야 민·관 대표 전문가 60여 명이 참가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주최 측은 참석자 열체크 및 거리두기, 칸막이 설치 등 방역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나라, 개도국·선진국 간 격차 해소 역할 적격”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행사는 물 분야 최초로 모든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의견수렴을 통해 국가 대표의제를 도출하는 과정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면서 “앞으로 물 분야 기관 및 전문가들의 국제협력 활동에 이번에 도출될 대표의제가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해 국제협력의 목표가 제시되어 국가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물산업의 해외진출 확대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궁은 한국물포럼 부총재(서울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의 컨퍼런스는 상당히 생소한 주제를 가지고 물 분야 글로벌 협력을 위한 첫 시도라고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물 분야 대표의제 개발과정은 문제점 모색, 아젠다 설정, 솔루션 제시 순으로 구분되는데 오늘 이 자리는 물 분야 현안을 공유하고 대표의제를 설정하는 자리라고 생각해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남 부총재는 이어 “유엔(UN)이 설정한 여섯 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물과 위생’을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60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토대로 물관리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가 개도국과 선진국 간 격차를 해소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맡기에 적격이다”라면서 “물 분야 국제협력 활동이 물 분야 대한민국의 브랜드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나아가 인류의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의제 개발 및 과제 선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의 환영사(왼쪽)와 남궁은 한국물포럼 부총재의 인사말 모습.

“‘물과 위생’ 통한 지속가능발전 달성이 공동 목표”

▲ 이승호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의 모두발언 모습.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이승호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물 분야 국제협력의 현황과 이해’라는 주제로 모두발언을 했다. 이 교수는 국제협력의 정의부터 되새겼다. 국제협력은 국제사회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해 각 이해당사자 이익을 해하는 행동을 지양하고 협상과 조정을 통한 상호이해를 근본으로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는 “국제사회 공동의 목적은 곧 개도국 빈곤 타파이고 이 목적을 물 분야에 적용하면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중 여섯 번째 목표인 ‘물과 위생’을 통한 지속가능발전 달성이 된다”면서 “SDG6 ‘물과 위생’ 세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의사를 개진하고 논의와 조율을 통해 각자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 곧 물 분야 국제협력”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물 분야 국제협력 모델이 물과 위생을 통한 전 세계 보편적 가치달성에 이바지하면서 개도국 빈곤타파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적이면서 보편적인 국제담론과 규범을 제시하고, 주도적인 국제협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관리 경험 과거·현재 토대로 미래로 나아가야”

그는 “물 분야 국제협력 한국 모델 발굴에 앞서 우리나라 물관리 경험을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압축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물관리가 발전했고 그에 따라 현재 스마트물관리,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과학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에 통합물관리와 유역물관리 체제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형 물 분야 국제협력 모델을 △물관리 정보화체계, 스마트물관리, 드론 활용 첨단기술과 적정기술 혼합(개도국 눈높이에 맞춘 과학기술 제공·교육) △압축 경제성장을 토대로 한 물관리 경험(경제성장 위한 물관리 중요성 논거 제공) △다자간 기구와 공동과제 협업 추진(한국경험 전파, 통일 후 물관리 방안 모색) △유역물관리체제 수립과 운영(유역물관리 선도국가와 교류, 한국 노력 인식과 구체적 실행방안 연구)의 선순환 모델로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국제개발 협력의 다섯 가지 단계별 과정은 △이슈 생성 △이슈 숙성 △이슈 확산 △인지적 의제 설정 △규범 형성 순이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으로서 국제개발 협력 현장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가 한국의 물 및 위생 관련 담론을 생성해 공여국과 수원국 전반에서 인식공동체를 중심으로 숙성·확산시켜 인지적 의제를 형성하고 규범을 형성하면 물 분야 국제협력을 주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제협력 의제, 정부 주도 정책 반영이 중요”

‘우리나라 물 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국가 및 분야별 의제 개발’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서동일 한국물포럼 전문가포럼 위원장(충남대 교수)은 “우리나라 물 분야 국제협력기관이 중앙부처 산하에 공사, 공단, 협회, 연구기관, 국제기구 등 다양한 형태로 있는데 이들이 한 곳에 모여 같은 목표를 갖고 나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중요한 정보나 참고자료 등은 공유할 필요가 있음에도 그러한 노력은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의제(議題, agenda)’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가치(Value)와 미션(Mission)이라는 두 개의 기조 아래 비전(Vision)과 목표(Goals), 전략(Strategies)과 실행계획(Action Plan)을 담고 있어야 한다. 서 위원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물 분야 의제라는 것은 물관리 분야의 중요한 정책적 변화를 위한 기조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협력 의제는 정책결정자의 공공정책 결정 기준이 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부와 기관, 그리고 전문가의 국제협력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국제협력 의제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의제가 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기업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인정하는 것이어야 하고, 정부 주도의 정책 반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야별 의제, 강점 반영한 미래지향적인 비전”

▲ 서동일 한국물포럼 전문가포럼 위원장(충남대 교수)의 ‘우리나라 물 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국가 및 분야별 의제 개발’ 주제발표 모습.
이어 서 위원장은 “분야별 의제는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강점을 반영한 분야별 미래지향적 비전으로 협의체, 전문가포럼, 시민포럼 등 관계기관별 활동과 연계될 수 있으며, 정부의 국제협력 활동 시 분야별 우선순위 의제가 필요할 때 활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 의제는 분야별 의제를 반영한 우리나라 물 분야 통합 비전으로 정부 시책 및 물 분야 국제협력 중장기 계획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①수자원 확보·물재해 ②상하수도 및 산업용수 ③수질관리 및 수생태 ④농업용수 및 지하수 ⑤통합물관리 및 재이용 ⑥핵심공통주제의 여섯 가지 세부 분야에서 각각 ‘기후변화 대비 수자원 확보’, ‘인간과 환경을 위한 상하수도 기술 확보’, ‘부영양화와 유해남조류 관리’, ‘비점오염원 현실적 저감’, ‘물부족 지역 물재이용 증진’, ‘물관리 정책과 기술의 상호작용 강화’를 분야별 의제로 도출하면, 각 분야별 의제를 포괄하는 국가 의제는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한 물안보 확보’와 같이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물 분야 국제협력 의제설정은 △의제설정 체계 수립 및 주요 주제 논의 △분야별 의제 설정을 위한 분과회의 및 설문조사 △분야별 의제 도출(전문가·공공·민간 회의) △분야별 의제 정리 △국가 의제 기획 △전문가·공공·민간 확대 의견 수렴 △국가의제 도출 및 물 분야 국제협력 중장기 계획 수립 적용 순으로 진행된다. 분야별 주제는 1〜2년 주기로, 국가 의제는 5년 주기로 설정된다. 서 위원장은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물관리 현안 및 의제 필요성을 인지하고 분야별 의제를 선정하는 오늘 컨퍼런스는 국가 의제 개발의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섯 개 분야별 중점과제 도출 위한 논의 가져

이어 진행된 분야별 토론회는 △수자원 확보 및 물재해 △상하수도 및 산업용수 △수질관리 및 수생태 △농업용수 및 지하수 △통합물관리 및 재이용 △핵심공통주제(거버넌스, 역량증진, 재원확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등)의 6개 분과(세션)로 나뉘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중점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논의 단계에서는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시민, 전문가 등 다수의 분야별 토론회(포럼) 결과와 ‘분야별 의제(안)’에 대해 4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반영됐다. 각 분과에서 도출된 분야별 중점과제는 앞으로 전문가 토론회 등 추가 논의를 거쳐 국가 대표의제로 확정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이해당사자들의 공동 참여를 통한 물 분야 공동의 목표의식과 비전이 생성·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동시에, 물 분야 국제협력을 위한 분야별 의제(우선순위 의제) 설정 및 해당의제 도출 후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서동일 교수는 “국제협력 의제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의제가 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기업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인정하는 것이어야 하고, 정부 주도의 정책 반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터저널』 2021년 5월호에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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