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브라이언 M. 페이건 지음 / 씨마스21 출판 / 398쪽 / 22,000원

 

 지난 2만 년 간 온난화, 이상기후 등 인류의 운명을 바꾼 기후 대변동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선사시대 인류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 브라이언 페이건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지구의 ‘이상한 여름’의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산업화나 자본주의의 결과가 아닌, 기후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인류학과 교수를 지내며 기후와 문명의 관계를 연구해 온 저자에 따르면 정착 생활이 시작되기 전 인류는 기후변동에 기동성과 유연성을 지니고 있었다. 기원전 5천년 지금은 흑해가 된 에욱시네 호수가 범람해 대홍수가 났을 때 호수 유역의 농경민들은 목축이나 사냥 등으로 식량원을 다각화해 다뉴브강, 라인강, 폴란드 등으로 흩어져, 생존을 도모하며 단순한 농경사회를 이루고 살았을 때는 자연재해에 대한 유연성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늘어난 강우량에 의해 숲이 확산되자 인류는 이동생활 대신 정착을 택하면서 점점 기동성을 잃기 시작했다.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가 진전되고, 산업혁명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인류는 날씨의 지배를 받는 존재가 되었다. 기후는 언제나 인류 역사에 강력한 촉매의 역할을 했으며 지금 현재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기후 대변동 앞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살펴보며 기후에 맞서 인류가 축적해 온 지식을 전해준다.

[『워터저널』 2021년 6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