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Ⅱ. 시민 안전을 위한 수돗물 유충관리 대책
 

“K-water, 수돗물 유충 재발 방지 위해 노력 지속”

취수시설부터 정수처리공정·공급과정까지 수돗물 유충 발생 적극 대응
디지털 이미지 분석 통해 유충 모니터링…딥러닝 활용 eDNA 기법 개발 추진

▲ 한 승 철
K-water 수도관리처 부장

Part 03. 수도시설 유충 발생사례 및 대응 현황

지난해 이어 올해도 또 유충 발생

지난 2020년 7월 9일 인천 공촌정수장권역(서구 왕길동)에서 처음 수돗물 유충 민원이 발생한 이후 8월 7일까지 총 257건의 유충이 발견됐다. 8월 10일 인천과 한강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발생원인은 공촌·부평정수장 활성탄지 건물 내로 유입된 깔따구 성충이 산란했고, 유충이 번식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수도 당국은 또한 저서성 생물인 깔따구 유충의 생태적 특성상 하부로 이동했을 가능성과 역세척 주기가 부적절했을 가능성도 주요 원인으로 추정했다.

인천과 더불어 수돗물 유충사고가 발생한 제주도에서는 2020년 10월 18일부터 11월 16일까지 총 107건의 유충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외부 발생요인은 태풍 ‘마이삭’ 영향에 따른 집중호우 취수원인 도수천이 범람해 깔따구 알과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고, 내부요인으로는 정수장 설비 노후화, 응집제 미주입, 운영관리 전문성 부족 등으로 정수처리공정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올해 2월 25일 또 다시 발생한 깔따구 유충 발생 사고는 금정정수장에서 공급하는 용흥배수지 정밀여과장치가 필터 폐색으로 사용이 중지되어 일어난 사례다.

환경부, 수돗물 유충 실태점검 실시

환경부는 지난해와 올해 전국 정수장을 대상으로 수돗물 유충 실태점검을 실시했다. 2020년 점검은 전국 고도정수처리 49개소 및 일반정수장 435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점검 결과, 고도처리정수장인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은 활성탄 층내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으며 경기 화성·김해 삼계·양산 범어·울산 회야·의령 화정 정수장 5개소에서는 활성탄지 표층에서 발견됐다. 일반정수장 점검 결과에서는 합천 적중정수장과 강릉 연곡정수장의 경우 여과지 표층에서, 무주 무풍정수장의 경우 여과지 상·하층에서 발견됐다.

올해에는 3월 15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한달 간 전국 정수장 490개소 중 운휴 중인 43개소를 제외한 447개소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경기 연천·동두천정수장, 보령 성주정수장, 제천 고암정수장, 화천군 산양정수장 5개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또 원수, 침전수 등 처리공정에서 유충이 발견된 곳이 18개소, 여과지 시설 및 운영의 부적절 등 미흡한 점이 발견된 곳이 32개소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유충이 발견된 5개 정수장에 대해 광역상수도로 전환하거나 정수처리공정을 강화하고, 유출 차단망 설치를 통해 수용가로 유출을 완전히 차단했다. 

모래여과 통한 유충 제거 효과 불투명

전국 정수장 490개소 중 450개소는 활성탄이 없는 일반 모래여과시설이다. 일반 모래여과시설은 콜로이드(colloid) 성분 제거가 주목적으로, 색도 성분, 바이러스, 점토류 등이 일반 정수처리공정으로 제거된다. 입자 크기가 10-5m부터 10-3m인 깔따구 유충은 제거대상 물질에 속하지 않는다.

정수장은 제거 대상물질에 따라 각기 다른 정수처리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탁도는 모래여과 시설, 병원성 미생물은 염소소독, 염소소독으로 인한 소독부산물은 활성탄이나 오존, 입자성 물질은 막여과, 1, 4-다이옥신과 같은 난분해성 물질은 고도산화(AOP)를 통해 처리한다. 하지만 깔따구 유충의 기존 정수처리공정을 통한 제거 여부는 국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현재 이것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만약 기존 모래여과 공정에서 제거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면 정밀여과장치나 별도의 정수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깔따구, 수질 상관없이 다양하게 분포

 
한편 깔따구는 생태계에서 가장 풍부한 개체수를 가진 우점 수서곤충으로 민물어류먹이 중 50% 이상을 차지하며, 하천, 호수, 해양 등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항간에 깔따구가 발견된 곳의 원수는 오염돼 있다는 뉴스는 사실이 아니다. 깔따구가 발견된 제주나 연천의 경우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L 이하의 1급수 수질이다. 오히려 깔따구는 깨끗한 물부터 오염된 물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며, 특히 수질이 깨끗할수록 개체의 크기가 감소한다.

깔따구 성충은 일반적으로 알을 물에 낳지 않고 물과 접촉한 물질 표면에 낳는다. 알은 대개 2〜3일 안에 부화해 1〜2령으로 성장하고, 1령과 2령은 수심 50㎝ 이하에서 주로 번식한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 강의 하부 심층으로 가라앉아 3〜4령이 되며, 3〜4령은 저서성 생물로 바닥에서 살다가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다시 수표면으로 올라와 성충이 되고, 일주일 안에 산란해 죽는 특성을 갖고 있다.

조류차단막으로 유충 약 62% 제거

K-water는 취수시설부터 수용가(공급과정)에 이르기까지 수돗물 유충 발생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취수시설, 그 중에서도 취수원의 유충 발생 대응 현황을 보면, 1〜2령의 깔따구 유충이 주로 표층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표층을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례로 낙동강 본포 취수장에는 깊이 30㎝ 내외의 오일펜스와 오탁방지막 외부에 수심 1〜2m의 조류차단막을 추가로 설치했다. K-water에서 조류차단막의 유충 제거효과를 분석한 결과 62% 정도의 유충이 제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취수장에서는 깔따구 성충 산란을 방지하기 위해 살수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취수장 살수장치는 깔따구 성충이 물과 접촉하는 표면부에 알을 낳는 특성을 고려, 이곳에 물을 뿌림으로써 성충을 방지하는 시설이다. 도수관로에는 소독제를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 중이다. 소독제인 염소의 주입량이나 접촉시간과 비례해 깔따구 제거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K-water는 취수시설부터 수용가(공급과정)에 이르기까지 수돗물 유충 발생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취수구 조류차단막, 취수장 살수장치, 도수관로 소독제 주입, 응집지 차수격벽, 침전지 벽체 살수장치, 정밀여과장치 설치, 거름망 설치, 관내 물 배제 모습.

정수처리 전(全) 공정 모니터링 실시

정수처리공정에서는 먼저, 원수와 침전수, 여과수, 정수(필요시 배수지) 전 공정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모니터링 주기는 하루 1회 이상이고, 모니터링 방법으로는 육안과 현미경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깔따구 유충은 머리카락과 같은 크기로 약 100㎛로 매우 작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기 어렵다.

두 번째로 깔따구 유충 제거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염소, 전오존, 후오존 등에 소독제 주입농도를 증가시켜 운영하고 있다. 소독제는 깔따구가 산란하는 3월부터 11월까지를 대상으로 전염소의 경우 침전지 유출수의 0.2㎎/L 이상, 전오존의 경우 1.2㎎/L 이상, 후오존은 0.8㎎/L 이상 주입하고 있다.

세 번째는 혼화지 혼화공정 효율의 향상이다. 원수로 유입된 알·유충이 여과지로 유입되기 전 응집제 최적주입을 통해 유충 제거효율을 75.5%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K-water는 원수 내 유충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응집제를 침전수와 탁도가 최소화되는 수준으로 주입하되, 침전수 내 유충이 검출됐을 때 폴리아민을 추가 주입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 번째는 응집지 응집공정 방어막 구축이다. 수표면에 서식하는 1〜2령 유충을 부유성 상태에서 제거해 침전지 유입을 막고자 응집지 유출부(말단부)에서 제거하는 방법으로, 약 4m 정도 되는 응집지 말단의 1m 정도를 막아 표층에 있는 깔따구 유충들을 제거한다. 깔따구 산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살수장치나 스컴제거기를 설치, 자동화해 운영하고 있다.

여과지, 유충 제거 위한 마지막 보루

다섯 번째로 침전지에서도 유충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깔따구 성충은 침전지 수면부, 특히 침전지 벽체나 스컴에 산란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살수장치나 파동장치, 스컴제거장치 등을 설치하고 있다. 이를 확대, 도입하기 위해 현장에서 연구 중이다.

여섯 번째로, 여과지는 깔따구 유충 제거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판단하고 있어, 여과지로 유입된 유충이 저서성(3〜4령)으로 성장하기 전에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과지 표면세척 시작 수위를 낮춰 역세척 효율을 강화하고, 역세척 팽창률은 2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또한 착수정에서 여과지까지 역세척 주기를 3일 이내로 해 세척을 실시하고 있다.

사실 여과지 역세척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표면세척인데, 표면세척기가 있는 정수장의 경우 사면상 수심을 아무리 낮춰도 최소 높이가 20㎝밖에 되지 않는다. 이 경우 표면세척기 압력이 여과사에 전달되지 않아 표면세척이 잘 되지 않는다. 때문에 사수밸브나 사이펀(Siphon)을 이용해 사면상 수심을 10㎝ 이하로 낮춰 역세척을 진행하고 있다.

일곱 번째는 역세척수 회수 금지이다. 정수처리공정으로 유입된 유충이 공정 내에서 재순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침전수에서 유충이 검출된 경우 역세척수 회수를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역세척수 회수를 금지하는 경우 허가 방류량을 초과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방류가 불가하거나 배출수처리시설 유입으로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여과장치(오토스트레이너 100㎛ 이하)를 설치해 역세척수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정밀여과장치 설치 땐 신중 기해야

공급과정에서는 크게 △정밀여과장치 설치 △수계전환 △거름망 설치 및 청소 △관내 물 배제 및 지속 모니터링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먼저, 정밀여과장치는 카트리지 방식이나 섬유볼 방식, 자동세척 여과기 방식, 자동이중 역세방식 등으로 방식이 다양하고, 공경(구멍크기) 또한 0.2〜100㎛로 다양해 사용자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설치할 수 있는 반면, 설치 후 압력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수계전환은 물의 흐름을 바꾸는 것으로, 유충이 발생한 강정정수장 인근의 남원정수장, 토평정수장, 회수정수장에서 대신 정수를 공급한 사례가 있다.
거름망 설치는 배수지 입구 또는 환기구에 거름망이나 차단망을 설치해 배수지로의 유입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또 배수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경우에는 배수지 청소를 실시해야 한다. 실제 제주도나 일부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을 때 청소를 시행한 바 있다. 관내 물 배제 및 지속모니터링은 관로 내에서 지속적으로 물을 플러싱(flushing)하면서 유충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판단하는 방법이다. 제주도에서 이 같은 모니터링을 통해 유충 제거 효과를 높인 사례가 있다.

디지털 이미지 분석 통해 유충 모니터링

 

K-water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수돗물 유충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간 유충 이미지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육안 및 현미경 관찰은 연속적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정확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발견(Detection), 인식(Recognition), 식별(Identification)의 단계를 거쳐 유충을 실시간으로, 또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한 유충 종 판정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eDNA(Environmental DNA)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eDNA기법은 물환경 시료에서 유전체(genomic) DNA를 분석해 수중에 존재하는 생물을 탐색하는 기법으로, 희귀종과 단일종은 실시간(Real-time) PCR을 통해, 기타 종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하고자 한다. 현재 외부 학계와 함께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워터저널』 2021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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