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황동·특수아연 이용한 수도이음관용 부식억제기 ‘주목’”

물속 용존산소 농도 저감 통해 마그네타이트 생성 유도…배관 녹 억제
2020년 말 국내 처음으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부터 제품 인증 획득


▲ 양 성 봉
진행워터웨이 연구소장
 마그네타이트를 이용한 상수관 녹 방지기술

마그네타이트(자철석)란 화학식으로 Fe₃O₄이며, 화학식에 나타나 있듯이 철 산화물의 한 형태다. 수도관처럼 산소가 녹아 있는 물 속에서는 철 금속의 표면이 산소와 반응해 일산화철(FeO)이 생기며, 이는 다시 산소와 반응해 산화제이철(Fe₂O₃)을 만든다. 그러나 물 속에 산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FeO가 철 표면에 있는 Fe₂O₃과 반응해 검은색 녹인 4산화3철(Fe₃O₄)을 만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물 속 산소는 철 표면에 반응해 붉은색의 산화제이철(Fe₂O₃)을 만들며 회색의 철 표면 위에 부풀어오른다. 이 때 부풀어 오른 공간 내부에 다시 물이 들어가 철 금속표면에 계속해서 산화철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수도 배관 내 철이 녹스는 과정을 간단히 화학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이들 3가지 화학식 중 (식 1) 과정은 천천히 일어나며, (식 2)는 신속히 일어난다. (식 3)의 과정은 물 속 산소 농도가 적어지면 (식 2) 과정이 늦어져 일어나는 현상이다.

Fe₃O₄, 즉 마그네타이트는 철 금속 표면에 견고하게 붙는 성질이 있으며, 검은색을 띠고 있어 흔히 흑청이라 한다. 또한, 철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해 더 이상 철에 녹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마그네타이트는 녹슬지 말아야 할 철 제품, 가령 총, 주전자, 철도 레일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마그네타이트를 분말로 해 방청제나 필름에 섞어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마그네타이트는 철을 높은 온도로 가열하는 것만으로 철 표면에 마그네타이트 피막을 만들 수 있다.

주철 등 철로 된 수도관은 시간이 흐르면 배관 내에 점차 녹이 생기며, 그 녹은 주로 Fe₂O₃로 되어 있다. 이 외에도 FeO나 Fe₃O₄로 구성돼 있음을 XRD라는 측정기로 확인할 수 있다. 배관 내 이러한 녹 성분의 상대 비는 배관의 사용시간, 온도, 경도, pH(수소이온농도), DO(용존산소) 등 물의 다양한 인자에 따라 달라지지만, 동일 조건에서는 용존산소 농도가 낮은 물일 수록 마그네타이트, 즉 Fe₃O₄ 함량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반응성이 큰 물 속의 산소량을 줄여 배관 내부에 마그네타이트 피막이 많아지도록 하면 배관 내 녹을 점차 줄일 수 있다.

녹슨 수도관을 갱생하는 방법은 △녹슨 배관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법 △녹슨 배관 내부의 녹을 제거한 다음 내부에 에폭시와 같은 수지(resin)를 코팅하는 방법 △배관 주위에 자석을 감아 자력선을 이용해 녹을 제거하는 방법 △배관 내에 세라믹 등 수질을 개선해 녹이 슬지 않도록 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알려져 있다.

이들 중 배관 내에 세라믹 등 수질을 개선하는 방법의 대부분은 배관 내에 산소를 제거하거나 산소를 수산기(OH-) 등으로 환원시켜, 마그네타이트 생성을 유도하는 장치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장치는 수도배관 내에 간단히 설치·가동함으로써 녹 방지 효과를 도모하며, 배관의 교체나 전기 사용이 없어 상대적으로 설치 및 유지비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배관 내부에 들어가는 물질에 따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물 속의 용존산소를 저감해 마그네타이트 생성을 유도해 배관 녹을 억제하는 장치는 국내에도 여러 가지가 판매되고 있다. [그림 1]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수도 배관용 이온화 장치의 예를 나타낸 것이다. 장치의 충진물로는 아연, 마그네슘, 알루미늄, 탄소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며, 모두 물에 전자를 풀어 반응성이 큰 산소를 OH-로 만듦으로써 마그네타이트 형성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국의 경우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한 수도배관 녹 억제장치가 상당히 많으며, 각 국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도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일본수도협회(JWWA) 인증등록번호 Z-92는 충진제로서 세라믹을 이용하는데, 이 방법을 ‘산화피막 공법’2)이라 부른다. 일본수도협회의 경우 이러한 제품을 모두 정수기 혹은 활성수기의 범주에 넣어 수도배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인증을 주고 있지만, 그 성능을 인증한 사례는 아직 없는 듯하다. 이는 제품의 녹 방지 성능이 배관 내 조건과 수질에 따라 달라져 일정 성능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부 제조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변화를 저감 효과에 대한 증거3)로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제품의 국내 명칭은 정식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나, 2020년 말 처음으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제품이 생겼다. 이는 진행워터웨이 제품으로, 일본과는 달리 수도배관의 부식억제용이 아닌 수도이음관용으로 인증 받은 제품이다. 이 제품은 [그림 3]과 같이 황동과 특수아연을 이용한 상수 배관용 부식억제기다.

 
수중 내 이종금속 간 갈바닉 전위차를 이용해 아연금속에서 아연이온과 전자가 방출되도록 한 것이며, 이 때 방출된 전자는 전기음성도가 큰 산소와 반응해 과산화수소를 만든 후 최종적으로 수산화이온(OH-)을 생성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용존산소 농도를 줄여 철 금속표면의 FeO가 Fe₂O₃로 산화되는 것을 억제하고, Fe₂O₃과의 반응을 유도해 Fe₃O₄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한 것이다.

▲ 녹이 슨 상수배관 내부(왼쪽)에 이온화장치 설치 후 3개월(가운데), 5개월(오른쪽) 경과한 모습.

배관 내 붉은 녹인 Fe₂O₃은 부풀어올라 시간이 흐르면 결국 배관을 가득 메워 수류를 방해하지만, Fe₃O₄은 상대적으로 큰 밀도를 가지며 철 표면과의 높은 밀착도로 인해 부피가 줄어든다. 시간이 갈수록 상수관 내벽의 검은 마그네타이트 피막의 면적은 커져가며, 부풀어 오른 붉은 Fe₂O₃은 점점 줄어 관 내부 공간이 넓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의 특징은 부식억제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다양한 수질조건에 영향을 받아 단시간의 관찰로는 입증이 어렵다는 약점이 있지만, 장기간에 걸친 효과는 분명하며 해당 효과는 수십 년 지속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제조사들은 자기 나름의 효과 입증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각 제품의 성능 평가는 실제 이를 설치한 곳에서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 참고문헌
1) P. Sarin, et. al., 2004, Iron release from corroded iron pipes in drinking water distribution systems: effect of dissolved oxygen, Water Research 38, 1259-1269.
2) http://www.biowater.co.jp/rust/pdf/NETIS2.pdf
3) 일본특허 제3835761호, 제5780539호, PCT/JP2015/67952, PCT/JP2016/60352.

[문의 = 02-3488-8000 / www.waterway.kr]

[『워터저널』 2021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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