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문제는 전쟁이 아닌 가뭄, 수백만명 생계 위협
칸다하르 농민들, 물부족 고통 호소

▲ 아프간 주민은 대부분이 농촌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가뭄의 영향에 특히 취약하다.

아프가니스탄 테러는 끝났을지 몰라도 칸다하르(Kandahar) 아르간답 계곡(Arghandab valley) 농부들은 가뭄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다.

이 지역은 최근 2년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가뭄이 극심한 상태로, 일부 농민들은 이 땅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농민 모하메드 라힘(Mohammed Rahim) 씨(30)는 아프가니스탄 남부 아르간답 지역에서 아버지, 할아버지와 함께 농장에서 일하며 자랐다. 과일과 채소로 유명한 이 지역은 칸다하르의 곡창지대로 알려져 있다.

지역민 대부분이 그러하듯 라힘 씨 가족은 농사에만 의존한다. 그는 “테러는 멈췄지만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전쟁인 가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땅에서 물을 퍼내기 위해 땅을 깊이 파야 한다. 2년이 지나도록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고 가뭄은 계속해서 심해지고 있다. 우리 후손들이 과연 조상들이 하던 방식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피르 모하메드(Pir Mohammed) 씨(60)는 40년이 넘게 농부로 살아왔다. 그는 “얼마 전 농장으로 수로가 흘러들어와 남은 물을 다른 농부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면서 “예전에는 물이 우리 도처에 흐르고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물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강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의 하루 디젤 비용이 최소 2천500 아프가니스탄(약 21파운드)이다.

모하메드 씨는 “우리는 어떤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대신 우리는 저축해둔 물을 사용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서 “그러나 물부족은 작물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인구의 약 70%는 농촌 지역에 거주하며 특히 가뭄의 영향에 취약하다.

지난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라인 폴슨(Rein Paulsen) 비상사태 및 회복실 책임자는 극한 가뭄이 아프간 34개 지역 중 25개 지역 730만 명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이 더 붕괴되면 영양실조가 심화되고 난민이 증가하며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르간답은 풍부한 물과 비옥한 땅 때문에 농사를 짓기에 좋은 곳이다. 네이크 모하메드(Neikh Mohammed) 씨(40)는 지난 2005년 아르간답에서 일하기 위해 칸다하르의 댄드(Dand) 지역을 떠나왔다. 그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녹지와 석류 농장을 보고 놀랐다.

그는 “그땐 비가 하도 많이 와서 강을 건너 농장에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물이 풍부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과거는 현재와는 다른 곳이다”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유엔사절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지역 농부들이 탈레반과 아프간 보안군 사이 총격전 때문에 피해를 봤다. 탈레반은 매복하기에 좋은, 농장의 넓고 둥근 잎을 무기 겸 방패삼아 공격을 수행했다.

네이크 모하메드 씨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평화가 없었고 해가 지면 농장에서 더 일을 할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두려움 없이 원하는 만큼 오래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지금의 문제는 평화를 회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뭄 및 필수품 가격 상승이다”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생존을 위해 국제 구호 기관의 지원과 새 정부의 지원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피르 모하메드 씨는 “지금 우리에게 진정한 도전은 전쟁이 아니라 가뭄이다. 우리나라에는 식량, 물, 댐,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투자하고 우리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 가디언(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1/sep/21/drought-war-livelihoods-afghan-farmers-risk-taliban-security-forces-kandahar) / 2021년 9월 21일]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