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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기후위기는 어린이 권리 위기”

기후변화 영향으로 10억명의 어린이가 ‘극도의 위험’ 안고 있어
기후와 환경 위험은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에 파괴적인 영향 미쳐
CCRI, 대기오염 10억명·물부족 9억2천만명·폭염 8억2천만명·태풍 4억명 노출

                                                                                           
기후변화 영향, 모든 아이들에게 위험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은 심각한 가뭄과 홍수, 대기오염과 물부족과 같은 다양한 기후 관련 영향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아이들은 영양실조와 질병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지구상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적어도 이런 기후와 환경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긴급한 조치가 없으면 이 숫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그리고 공기, 토양, 물, 해양의 증가하는 오염 수준을 포함한 지구의 자연 시스템의 주요 경계를 넘고 있다. 기후와 환경의 위험, 충격과 스트레스는 이미 전 세계 어린이들의 복지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경계선이 뚫리면서 인류 문명이 성장하고 번창하기 위해 의존해온 섬세한 자연의 균형도 무너지고 있다. 세계의 아이들은 더 이상 이러한 조건들에 의존할 수 없으며, 앞으로 훨씬 더 위험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

▲ 잠비아의 젬베(Gwembe) 계곡에 있는 우물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물을 모으기 위해 걷고 있는 모습. 2018년 이후 이 지역은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 부족 위기에 처해 주민 23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특히, 기후 위기는 어린이들의 권리 위기를 초래해 물 위기, 건강 위기, 교육 위기, 보호 위기, 참여 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어린이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이처럼 기후 위기는 이러한 모든 면에서,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바와 같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 심하게 오염된 아침에 한 엄마가 딸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의 눈 덮인 지역을 가로질러 걷고 있다. 카불의 어린이들은 화석 연료와 다른 환경 오염물질의 연소로 폐렴을 포함한 호흡기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빈국에는 단일 사망원인 폐렴으로 인한 아동 사망자가 집중돼 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유니세프, ‘어린이 기후위험지수’ 도입

 
유니세프(UNICEF·국제아동기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나이지리아, 기니, 기니비사우에 사는 어린이들이 기후변화 영향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건강, 교육, 보호를 위협받고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된다”고 지난 8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유니세프의 ‘기후위기는 어린이 권리의 위기(The climate crisis is a child rights crisis) - 어린이 기후위험지수(CCRI ; Children’s Climate Risk Index) 도입’ 보고서는 어린이 관점에서 기후위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다. CCRI는 어린이들이 사이클론·태풍·허리케인이나 폭염과 같은 기후·환경 충격에 노출되는 정도와 필수적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기준으로 국가 순위를 매긴다.

유니세프가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세계 기후파업 운동 3주년을 맞아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과 공동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22억 명의 절반에 가까운 약 10억 명의 어린이들이 ‘극도의 고위험(extremely high-risk)’으로 분류된 33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어린이들은 물과 위생, 의료, 교육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취약점이 높은 다중 기후·환경 충격에 노출되는 치명적인 조합에 직면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늘날 영향을 받는 어린이의 수를 반영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영향이 가속화됨에 따라 더 나빠질 수 있는 수치이다.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Dhaka)의 심하게 오염된 먼지투성이 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다카의 대기오염은 천식, 먼지 알레르기, 심장병, 폐암과 같은 건강 합병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유니세프의 헨리에타 포어(Henrietta Fore) 총재는 “처음으로 어린이들이 기후변화에 취약한 장소와 방법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갖게 됐다”며 “그 그림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기후·환경 충격은 깨끗한 공기, 음식 및 안전한 물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교육, 주택, 착취로부터의 자유, 심지어 생존권까지 어린이 권리의 전체 스펙트럼을 훼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Phnompenh) 외곽에서 아이를 어깨에 올린 아빠가 홍수 속을 걸어가고 있다. 2020년에는 1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로 90만 명의 생계에 영향을 미쳤다. 학교들이 문을 닫았고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에서 수인성 질병과 식량 불안의 위험이 증가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 코트디부아르 아비장(Abidjan)에서 한 여자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30년 동안 세계는 이전보다 4배 더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가 없다면 지하수 오염, 플라스틱으로 막힌 배수관, 쓰레기 연소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을 위협할 수 있으며, 계속 범람을 야기해 주요 환경 및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어린이 9억2천만명 물부족 매우 노출

어린이 기후위험지수(CCRI)에 따르면 △2억4천만 명의 어린이가 해안 홍수에 많이 노출 △3억3천만 명의 어린이가 하천 범람에 많이 노출 △4억 명의 어린이들이 사이클론·태풍·허리케인에 많이 노출 △6억 명의 어린이가 매개 전염병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이와함께  △8억1천500만 명의 어린이가 납(Pb) 오염에 많이 노출 △8억2천만 명의 어린이가 폭염에 많이 노출 △9억2천만 명의 어린이가 물부족에 매우 노출 △10억 명의 어린이들이 과도하게 높은 대기오염에 노출되어 있다.

▲ 콩고민주공화국의 아이들이 학교 밖 메마른 땅에서 놀고 있다. 2020년 콩고민주공화국의 무타효강(Mutahyo River)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여러 마을과 농경지가 침수됐다. 마시시 준주(Masisi Territory)의 밭 80%가 피해를 입거나 완전히 파괴되었고 가축과 식량 비축물이 떠내려갔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전 세계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이러한 기후·환경 재해 중 적어도 하나의 위험에 처해 있지만, 이 데이터는 최악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의 발전을 저해하고 아동 빈곤을 심화시킬 수 있는 여러 충격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 세계 3명 중 1명꼴로 추산되는 8억5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이러한 기후·환경 충격 중 최소 4개가 겹치는 지역에 살고 있다. 전 세계 7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3억3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적어도 5번의 큰 충격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 살고 있다.

▲ 2021년 1월 피지에 열대성 사이클론 ‘야사(Yasa)’ 상륙으로 인해 파괴된 학교 도서관에 앉아 있는 학생들. ‘야사’는 85만 명 이상의 피지인에게 피해를 입혔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기후변화, 아이들에게 가장 큰비용 부담

보고서는 또한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하는 곳과 어린이들이 기후에 따른 가장 심각한 영향을 견뎌내고 있는 곳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다. ‘극도의 고위험’ 국가 33개국은 총 배출량의 9%에 불과한 CO2를 배출한다. 반대로 배출량이 가장 많은 10개국이 전체 배출량의 거의 70%를 차지한다. 이러한 국가 중 하나만 지수에서 ‘극도의 고위험’으로 순위가 매겨져 있다.

유니세프의 헨리에타 포어(Henrietta Fore) 총재는 “기후변화는 매우 불공평하다. 지구 기온 상승에 책임이 있는 어린이는 없지만 가장 큰비용을 부담할 것이며, 책임이 가장 적은 나라의 아이들은 가장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20년 허리케인 ‘에타(Eta)’와 ‘이오타(Iota)’가 과테말라를 강타한 후 파괴된 집을 둘러보고 있는 한 가족. 이들은 집과 대부분의 소지품을 잃고 임시 대피소로 옮겨야 했다. 폭풍으로 인해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190여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헨리에타 포어 총재는 특히, “하지만 아직 행동할 시간은 있다. 물 및 위생, 의료 및 교육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대한 아이들의 접근성을 개선하면 이러한 기후 위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라면서 “유니세프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작업을 가속화하는 한편,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조치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모잠비크의 한 여성이 아이를 업고 홍수 지역을 통해 이주센터로 향하고 있다. 2021년 1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강력한 바람, 집중호우, 심각한 홍수를 가져온 열대성 사이클론 ‘엘로이즈(Eloise)’는 농지, 중요한 기반 시설 및 수천 채의 주택을 손상시키거나 파괴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온실가스 감축에 시급한 조치 필요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시급한 조치가 없다면 어린이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성인에 비해 아이들은 체중 단위당 더 많은 음식과 물을 필요로 하고, 극단적 기상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유독성 화학물질, 온도 변화, 질병에 더 민감하다.

이에 유니세프는 각국 정부, 기업 및 관련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한다. 첫째, 기후 적응에 대한 투자와 어린이를 위한 주요 서비스에 대한 탄력성 증대가 필요하다. 이미 변화하는 기후의 최악의 영향으로부터 어린이, 지역사회 및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물과 위생 시스템, 보건 및 교육 서비스 등 중요한 서비스를 조정해야 한다.

▲ 유니세프 비상사태 전문가들이 남수단의 범람하는 피보르 강(Pibor River)을 따라 배부될 위생 키트를 포함한 정수 및 기타 비상용품으로 사용할 양동이를 나르고 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둘째,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최악의 기후 위기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이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각국이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적어도 45%(2010년 수준 대비)가량 줄여야 온난화가 1.5℃ 이하로 유지될 수 있다.

▲ 짐바브웨의 마른 경작지 사이를 아이들이 걷고 있다. 동부지역은 2019년 사이클론 ‘이다이(Idai)’와 2020년 심각한 가뭄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아 110만 명의 여성과 어린이가 인도주의적 영양 지원이 필요했다.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기후 대응 교육·녹색기술 제공해야

셋째,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적응과 준비에 중요한 기후 교육과 녹색기술을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들과 청년층은 기후 위기와 물부족으로 인한 모든 파괴적인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지만, 그들은 가장 책임이 적다. 우리는 모든 청년층과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가 있다.

넷째,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포함한 모든 국가, 지역 및 국제 기후 협상 및 의사결정에 청년을 포함시켜야 한다. 어린이와 청년층은 기후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섯째,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의 회복이 친환경적이고 저탄소이며 포괄적임을 보장해 기후 위기에 대처하고 대응할 미래 세대의 능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료 및 사진 출처 = 유니세프(UNICEF)
https://www.unicef.org/press-releases/one-billion-children-extremely-high-risk-impacts-climate-crisis-unicef(2021년 8월 21일)
https://www.unicef.org/stories/impacts-climate-change-put-almost-every-child-risk(2021년 8월 19일)
https://www.unicef.org/reports/climate-crisis-child-rights-crisis(2021년 8월 19일)

[『워터저널』 2021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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