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논평

실용주의, 실리외교’를 표방하며 미국을 방문 중인 대통령은 한국주식회사의 CEO임을 역설하며 세일즈 외교를 벌이고 있다. 이 ‘실리주의 외교’ 중 하나는 경제 발전을 위한 한미 FTA를 위해 국민 식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우병 논란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을 내세워 연령-부위 제한 없는 전면적인 쇠고기 수입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동물성사료금지조치 등이 이행되면 연령 제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성사료금지조치는 이미 미국에서 2005년 입법이 된 상태이지만 축산농가의 반발과 비용발생 등을 이유로 실현가능성이 낮다. 그동안 미국의 쇠고기는 연령-부위를 제한하는 조건부 허용수입에서도 뼈 조각이 발견되고, 허위 검역 문서 나오는 등 수입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인간광우병 의심 사망자 발생, 대규모 리콜사건 등 검역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이번 쇠고기 협상을 통해 제한 없이 수입이 허용된다면 과연 국민 식탁의 안전은 어떻게 될 지 염려스럽다.

지금 전 세계는 2006년 중반부터 국제곡물가격의 급상승인 애그플레이션(농업과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영어 합성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주요 발생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곡물생산량 감소, 식물연료 수요급등에 따른 가격경쟁, 육류소비 증가에 따른 사료소비 증대 등이다.

이로 인한 곡물가격 상승은 식량자급률이 낮아 대부분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원료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장바구니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식품업체들은 가격 상승을 핑계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GM 원료를 수입하려하고 있어, 가격 상승과 함께 불안한 식품이 식탁위로 올라오게 된다.

미국이 한국과 FTA 협상을 통해서 쇠고기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광우병 파동과 사료값 폭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축산 농가 소득을 보전해주고 달래기 위한 정책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축산농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동물성사료금지조치나 검역시스템 강화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국 우리 식탁을 위협하는 GM 농산물 수입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우리의 식량 자급률이 낮고 농업 정책이 부재한 데에서 비롯된다.

이런 상황에서 FTA까지 체결된다면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식탁은 지금보다 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조건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며 국민의 밥상 안전은 영원히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불안한 먹을거리로 위협당하고 있는 시민을 위해 지금이라도 기업은 현재의 애그플레이션 상황만을 들먹이며 GM 옥수수 수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일관하지 말고 옥수수뿐만 아니라 안전한 원료 수급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

경제발전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하기에 시민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정책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실리외교, 경제외교에 우리 건강을 내다 팔수는 없다. 정부는 국민 건강권. 식탁 안전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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