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댐·강변여과수·해수담수화·해양심층수 등 대체 수자원 확보 기술 상용·실용화 단계

 

강변여과수, 안정적인 수원 제공…창원·김해·함안 등 낙동강 하류지역 개발 활기
두산중공업,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 40% 점유…해양심층수 제품 출시도 ‘봇물’
물 부족·기후변화 대비 대체 수자원 개발·상용화 시급


   
▲ 비교적 양호한 취수원을 제공하고 정수처리 때 발생하는 슬러지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강변여과수는 낙동강 하류지역인 창원·김해·함안 등에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에 설치된 강변여과수 시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로 세계 평균 880㎜의 1.4배에 달하지만,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연간 2천591㎜로 세계평균의 약 1/8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후 특성상 연도별,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크고, 한해 강수량도 70% 이상이 6∼9월에 집중되고 있어 수자원 이용면에서 매우 불리한 자연 여건을 안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한반도가 아열대성기후 변하고 있어 강수일수는 감소한 반면, 호우 발생빈도는 증가해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는 물론 생태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마철임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가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전국 15개 다목적 댐의 평균 저수율은 36.6%로 예년(댐 준공 이후 평균 값)의 42.1%에 비해 5.5% 포인트나 낮아 극심한 용수 부족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7월 하순에는 장맛비가 내려 가뭄은 해갈이 됐지만, 국지적으로 게릴라성 폭우가 내려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났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수자원의 질적 저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양질의 물 관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합리적인 수자원 개발과 활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지만, 기존 댐의 용수공급 능력은 한계점에 다다르고 새로운 댐 건설은 규모를 막론하고 반대의 벽에 직면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체 수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지하댐, 강변여과수, 해수담수화, 해양심층수, 인공강우 등 대체 수자원 확보 기술을 개발, 활용하거나 실용화단계에 들어섰다.

환경파괴·수자원 손실 최소화

지하댐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체 수자원 개발 분야는 지하댐이다.  ‘지하댐’이란 지하수가 유동하는 대수층 내에 인공 물막이벽(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대수층 내에 저류시키고 관정 등의 시설에 의해 취수하는 지하 저류지를 말한다.

현재 경북 상주 이안댐(2만4천 톤/일), 경북 영일 남송댐(2만7천 톤/일), 충남 공주 옥성댐(2만8천 톤/일), 전북 정읍 고천댐(2만5천 톤/일)과 우일댐(1만6천 톤/일) 등 농업용 5개소와 생활용수 공급용인 강원 속초 쌍천댐(2만7천 톤/일) 등 6개소에서 하루 약 15만㎥의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인도, 중국, 일본 등에서 일부 건설·운영되고 있으며, 저수용량이 9만340톤(일본 가바지마댐)에서 7천만 톤(중국 후빙댐)까지 다양하다. 

정부에서는 지하댐 개발 가능지점 21개소를 선정, 2002년 12월 지하수관리 기본계획에 반영했으며, 지표수 개발이 어려운 지역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와 협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하댐을 건설하면 급속히 성장하는 도시나 공업지역의 지표면에 새로운 댐의 건설 없이 적기 적소에 용수공급이 가능하며, 홍수 시 유출량 및 하수를 처리하여 바다로 흘려 보내는 대신 지하에 주입하여 필요 시 용수로 재이용함으로서 용수이용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 또 지표면의 수몰면적이 없어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증발누수로 인한 수자원의 손실 최소화 가능 지표면에 건설하는 댐보다 소요비용이 저렴하다.

그러나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들고 일시에 대량의 물을 이용하기 어려워 관개용으로 직접 사용하기에는 수온이 낮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하천수질 나쁜 독일 등 이용 활발

강변여과수 강변여과수 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강변여과수’란 하천으로부터 50∼300m 떨어진 둔치에 20∼40m의 집수정을 뚫어 하천에서 강변으로 스며든 강물과 지하수를 취수하는 방식으로 하천물의 수질이 나쁜 독일 등 유럽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강변여과수의 여과 메커니즘은 모래나 자갈의 공극을 통과해 우물로 집수되면서 물리적 여과와 흡착이나 생화학적인 분해에 의해 용존 오염물질이나 병원성 세균이 제거되는 화학적·생물학적 여과로 구분된다.

   
▲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독도에 설치된 하루처리용량 24㎥의 해수담수화시설.
강변여과수는 오염물질을 걸러주기 때문에 비교적 양호하고 안정적인 수원을 제공하고, 정수처리 시 발생하는 슬러지 처리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강변여과수 취수방식 중, 유럽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인공함양 방식은 해안가 사구지대 또는 강변의 둔치를 활용하거나 인공적으로 굴착한 인공함양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대체적으로 원수를 인공함양지로 직접 공급할 경우 여과기간이 짧아져, 여과효과를 떨어지게 하므로 우선 원수를 침전 및 여과로 전처리 한 후 인공함양지로 공급해 우물을 통해 취수 및 공급하는 방식을 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함양지 조성을 위한 대규모 토지 매수와 막대한 투자비가 요구되는 단점이 있다.

하천에서 충분한 이격(離隔) 거리를 두어 우물을 설치해 여과수의 대수층 체류시간을 길게 함으로써 수질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강변여과수의 취수방법에는 수평 집수정(Collector Well)과 수직정 취수방식(Vertical Well) 등이 있다.

먼저 수평 집수정은 우물통을 중심으로 하천 방향 또는 방사상의 형태로 수평 집수관을 설치, 취수하는 방식이다. 대용량의 취수가 가능하며(미국의 Kansas City, 최대 15만㎥/일),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설치 공정이 복잡하고 공사비가 비싼 단점이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시공사례로는 한강 탄천변 하상여과(시공 중) 및 창원시 강변여과 시설이 있으며,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페인(Louisville의 B.E.Payne)정수장, 일본 동경도 키누타시모 정수장 등이 있다.

또 수직 집수정은 가장 기본적인 우물의 형태이며, 설치가 용이하고 공사비가 저렴하나 취수 용량이 제한적이어서 목표 취수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물 수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수중 모터를 사용할 경우 펌프장 설치가 불필요하고 시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다량취수가 어렵고 유지관리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내의 용산 미군기지 취수시설과 창원시 대산정수장(1단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볼튼(Cincinnati Bolton) 정수장 등이 있다.

중동 등 물부족 지역 이미 보편화

해수담수화 세계적인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한 방안들 가운데 해수담수화 설비가 중동지역에 속속 건설되고 있다. ‘해수담수화’란 바닷물 중에 녹아 있는 염분을 제거해 민물을 얻는 방법으로, 지구상의 물 가운데 97%가 바닷물인 점을 고려할 때 가장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 전세계 120개국에 산재한 1만2천여 개의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하는 물은 하루 3천500만㎥에 달한다. 세계 해수담수 플랜트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2006년까지 5년간 세계 담수 플랜트 수요는 3천884MIGD(Million Imperial Gallon per Day, 하루 생산 담수량으로 1MIGD는 4천546㎥)로 조사됐고, 2011년까지 5년간 5천16MIGD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수를 정제하여 담수로 만드는 기술은 지역적인 환경과 사용 에너지, 비용, 방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증류법, 역삼투법, 전기투석법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증류법(Distillation Method)은 가장 오래된 담수화 기술인 증류법은 해수를 외부의 열원을 이용하여 기화온도 이상으로 가열하여 해수 중에서 순수한 물만 증발시켜 담수화 하는 방법을 말한다.

외부열원으로는 액화가스나 석유로 바닷물을 끓이거나, 태양열 복사에너지를 이용하여 바닷물을 끓이는 방법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증류방식 중에서 현재까지 가장 많이 채용되고 있는 방식인 다단계증발방식은 1960년 쿠웨이트 해수담수화 플랜트에 적용된 이후 표준화되어 오늘날까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역삼투법(Reverse Osmosis Method)은 상당한 압력을 이용하여 반투막을 통해 물을 높은 농도의 용액으로부터 낮은 농도의 용액으로 보내는 방법이다. 역삼투법은 증류방식에 비해 열원비용이 절감되어 경제적이지만, 대단위 수요에는 부적합하며 필터 교체 등 유지관리가 곤란하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다.

전기투석법은 해수로부터 소금을 생산하기 위해 비교적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는데 전기투석과 역삼투법은 분리막(membrane)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차이점은 역삼투법의 경우 구동력이 압력인 반면 전기투석법에서는 전기적인 힘이다. 따라서 역삼투 공정에서는 수중의 모든 물질이 제거되는 반면, 전기투석법에서는 전기적인 전하 (Charge)를 가진 물질(주로 이온성분)만 제거된다는 점이다. 즉, 이러한 점이 전기투석법을 이용할 경우 전처리를 비교적 엄격히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다.

또 ‘물 부족국’이나 ‘물 빈곤국’으로 생각지 않은 국가들도 해수를 담수화해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 아시아, 호주, 유럽 국가들의 담수화 설비 수요도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국가는 고유가 추세를 고려해 주로 RO방식의 설비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기준 미국의 해수 담수화 설비는 하루 700만㎥ 용량으로 전체 생활용수의 7.7%를 분담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주 해안지역은 지반이 해수면보다 낮은 관계로 지하수도 염분이 많아 담수화가 필수적이다. 그밖에도 스페인 21.5%(280만㎥), 싱가포르 38.1%(50만㎥), 네덜란드 5%(25만㎥), 일본 3.7%(145만㎥)의 생활용수 분담률을 기록하고 있다.

독도·홍도 등 도서지역 69곳 설치

   
▲ 진해시 연도에 설치된 해수담수화시설.
우리나라는 1989년 후반 보령화력에 담수화 설비를 설치, 실험적으로 운영했고, 2007년 말 현재 진해시 연도, 보령시 고대도, 군산시 어청도, 신안군 홍도, 울릉군 독도, 제주시 추자도 등 69곳에 시설이 설치돼 하루 5천563㎥(급수인구 1만8천여 명)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생산량 5만㎥를 해안지역에 설치할 경우 일반 정수시설과 해수담수화 시설 단가를 비교해 보면, 해수담수화가 유지 운영비 면에서 2∼3배, 총생산 단가면에서 1.1∼2.5배정도 높아 현재로서는 경제성이 낮으나, 지표수원이 부족한 해안지역 및 도서지역에 대체수자원으로써 도입 타당성이 있다.  

국토해양부는 부처 차원의 중장기 R&D 계획인 ‘VC(Value Creator)10’ 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해수담수화 시설의 건설을 검토 중이며, 이 사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두산중공업이 참여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이 국내에 최초로 만들게 될 대형 담수화 플랜트는 에너지 효율과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여 RO방식의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비는 부품의 개발, 건설, 운영의 모든 단계에서 시험대로 활용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상용화되어 해당 지역의 주민들에게 식수와 생활용수 등을 공급하게 된다.

건설 예정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토해양부와 두산중공업은 적정한 수요가 있는 중대형 규모의 도시를 대상으로 수자원 확보 비용과 취수원 여건 및 지자체의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운동장·체육관, 설치 의무화

빗물이용시설  집중호우가 올 때 지붕이나 바닥에 떨어지는 빗물을 탱크에 저장시켜 가뭄기에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으로 건기와 우기의 구분이 뚜렷한 한국의 강우 특성에 적합한 가뭄대책으로 평가받는다.

   
▲ 서울여자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빗물이용시설.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3월 「수도법」을 개정하여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등 지붕면적이 2천400㎥ 이상이고 좌석수가 1천400석 이상인 체육시설에 대해 빗물이용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다. 또 「자연재해대책법」에서는 개발사업 등을 시행할 경우 우수유출 저감대책을 수립하도록 돼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조례와 지침을 제정,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촉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빗물관리에 관한 조례」를 2005년 12월에 제정, 빗물관리기본계획의 수립과 빗물관리 시설의 설치 확대 및 개선을 권고하고 있으며, 빗물관리시설 설치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지질 특성상 지표수가 적은 제주도는 하루 물 사용량이 1천㎥ 이상의 용수를 쓰는 업소는 전체 물 사용량 중 빗물을 10% 이상 모아 사용토록 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빗물을 20% 이상 사용을 규정하고 있는 골프장의 경우에는 전체 물 사용량 중 빗물을 40% 이상 이용토록 강화했다.

도시화가 가장 많이 진행되어 하천 건천화와 도시홍수에 민감한 경기도의 경우 파주시를 비롯한 11개 시·군에서 빗물이용시설 설치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히, 파주시는 빗물을 재활용할 경우 빗물 사용량에 해당되는 수도요금을 최고 65%까지 감면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 곳은 △인천 월드컵경기장(지붕 면적 1만7천500㎡, 저류조 용량 600㎡) △대전 월드컵경기장(운동장 면적 7천140㎡, 저류조 용량 200㎡) △전주 월드컵경기장(지붕 면적 2만3천810㎡, 저류조 용량 710㎡)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지붕 면적 1만4천200㎡, 저류조 용량 500㎡) △수원 월드컵경기장(부지 면적 42만5천500㎡, 저류조 용량 2만4천500㎡) 등 축구 전용 운동장으로 주로 잔디살수용이나 조경용수, 소방용수, 홍수방지용수로 이용하고 있다.

또 서울 자양동 포스코건설 아파트(3천㎡),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200㎡), 서울여자대학교(200㎡), 의왕시 갈뫼중학교(120㎡) 등 아파트나 학교 등에서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여 조경용수나 화장실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환경선진국, 20년 전부터 도입

   
▲ 인천 문학월드컵 경기장 빗물 저장탱크.
환경선진국인 독일,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은 이미 20년 전부터 빗물이용 시설을 도입해 추진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정기적인 ‘국제 빗물 모으기 회의(IRCSC)’ 등을 통해 다각적인 국제 기술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국가 주요도시의 빗물 이용사례를 보면, 독일 하노버시는  ‘하노버 엑스포 2000’ 박람회장의 지상 포장면을 거친 빗물은 빗물 시스템을 거친 후 엑스포 호수로 내보낸다. 이러한 포장면 유출수 중 1/3은 여과지에 의해 깨끗하게 처리된 후 저류지나 저류호로 방류된다.

이 저류지는 분수대와 약 1천200개의 나무를 가진 2ha의 위락시설과 별도의 관망을 통해 30개의 화장실에도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빗물 공급 설비로 인해 5개월간의 세계 박람회기간동안 약 5천㎥의 수돗물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일본 도쿄시의 도쿄돔(Tokyo Dome)은 거대한 체육시설물로써 매우 넓은 지붕을 가지고 있어 돔에서 빗물을 이용하여 잡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전용 경기장 중 요코하마, 사이마타 경기장 등에 빗물이용 시설을 갖추었다.

호주 시드니시는 2000년 올림픽 경기장에서의 화장실 용수는 빗물을 이용하도록 설계해 올림픽 경기 이후 호주의 여름이 오면서 빗물을 이용한 화장실용수 시스템은 훌륭히 제구실을 하고 있다.

영국 최고의 수도보급회사인 템즈 워터사는 영국에 새로 생긴 ‘밀레니엄 돔(Milennium Dome)’에서 모은 빗물은 화장실 용수로 하루 필요한 양인 500㎥의 20%를 보충해주었다. 10만㎡의 지붕에서 모아진 물은 식물정화 시스템을 거쳐 연못에 저장되고 남은 양은 템즈강으로 흘러보내고 있다.

   
   
▲ 해양심층수센터에서 심층수를 이용한 제품들. 식품, 화장수, 로션 등 다양하다. 오른쪽 사진은 울릉미네랄(주)에서 해양심층수를 이용해 소금을 만드는 장면.

동해안 지자체 앞다퉈 심층수 개발

해양심층수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지난 2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바닷물을 상업화하는 해수산업이 본격적으로 뜨고 있다.

‘해양심층수’란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하의 해수로서 수온이 연중 3℃  이하를 유지하고, 해양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와 미네랄이 풍부하고 유기물이나 병원균 등이 거의 없는 청정한 해양수자원을 말한다.

해양심층수는 대장균 등 세균과 유해 유기물, 오염원이 도달하지 않는 깊은 수심에서 순환하기 때문에 어떤 수자원보다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먹는 물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해의 심층수는 평균 2℃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태평양의 심층수에 비해 평균 0.2℃로 뚜렷한 저온 안정성을 가지고 있고, 산소 함유량도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해안 해양심층수의 성분은 해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일본의 해양심층수에 비해 칼슘 8배, 스트론튬 3배, 망간 170배, 아연 75배, 철 8배 등 미네랄 성분이 훨씬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이 인체의 이상적인 비율인 2대 1에 근접한 3천300㎎/L과 1천300㎎/L로 나타난 반면, 일본의 심층수는 414㎎/L, 1천320㎎/L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동해 해양심층수가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동해안의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울릉도는 침체된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저마다 해양심층수 단지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사업화 계획이 드러난 지역만도 경북 울릉군과 강원도 고성군, 양양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등 6개 시·군에 달한다.

여기에다 식품 제조, 축산 등에서 고품질의 2차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용수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높을 뿐 아니라 광합성 조류의 성장에 필요한 질소, 규소, 인산염 등의 무기 영양염류가 풍부해 기능성 식품과 의약품 개발, 해조류의 양식 등에도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 김포공항에 설치된 막여과 중수도 시설.
해양심층수가 함유하고 있는 미네랄 성분에서는 소금, 희소 금속, 신 에너지원 등을 추출할 수 있으며, 2℃ 이하의 저온 상태인 특성을 이용해 냉방 냉장 에너지로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 가능하다.

심층수 시장, 2020년엔 2조원

특히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해 지난 2월 4일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해양심층수 혼합음료인 ‘울릉 미네워터’를 출시한 CJ제일제당은 올 2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서 나서 올해 5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이미 해양심층수 전문업체인 (주)워터비스와 손잡고 개발한 ‘블루마린’을 지난 3월에 출시했다. 또 (주)워터비스는 ‘몸愛좋은물’을 지난 5월에 출시했다.

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해 음료시장에 진출한 LG생활건강도 해양심층수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다. 동원F&B는 강원도 강릉시와 투자협약을 체결, 내년 하반기부터 해양심층수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양심층수 시장은 대기업들이 주축인 먹는 샘물 시장과는 달리 파생제품과 서비스업은 전문 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심층수 제품 생산라인을 다음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주)강원해양심층수는 소금, 간수, 이온음료, 주류(소주 맥주), 전통식품(김치 젓갈 등), 화장품, 비누 등의 파생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과 합작해서 만든 이 회사는 프랑스의 부르타뉴 지방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해수욕 요양시설인 타라소테라피 브랜드 ‘타라소피아’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005년 한국해양연구원의 창업기업으로 출발한 (주)워터비스는 이미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에서 하루 2천500㎥ 규모를 취수할 예정인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해양심층수 화장품인 ‘이아트리(iatry)’를 개발한 데 이어 10월에는 ‘해양심층수 미네랄워터’를 출시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는 심층수 분수인 ‘아쿠아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이트 맥주, 진로와 투자 협약을 체결해 주류 원료 공급을 위한 시장도 이미 확보했다.

울릉도에서 국내 최초로 해양심층수를 취수해 상품화하고 있는 울릉미네랄(주)도 자체 브랜드 생수인 ‘U650’뿐 아니라 해양심층수 소금, 아토피 피부용 세안 목욕 보습제를 제조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해양심층수 관련 시장은 계속 증가해 2020년경에는 약 2조 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관련 지자체와 업계는 예측하고 있어, 정부는 해양심층수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각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양심층수 기본계획’을 정기적으로 수립하고 관련법에 의거 해양심층수의 취수해역 지정과 개발업 면허 승인 등을 엄격히 관리할 계획이다.

녹색댐, 댐 건설 대안으로 부상

녹색댐  최근 들어서는 대규모 댐 건설 대안으로 ‘녹색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녹색댐(산림)은 강우 시 홍수 유출량을 감소시켜 홍수피해를 줄이고 산림에 저류한 수자원의 균등한 유출로 갈수기에 가뭄을 막아주는 거대한 댐의 기능을 갖는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산림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녹색댐의 주요기능은 산림의 수원함양 증대이며 구체적으로는 △강우시 홍수유량을 경감시키는‘홍수조절기능’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도 계곡 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 ‘갈수완화기능’ △수질을 깨끗하게 하는 ‘수질정화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추진한 산림녹화사업으로 녹화는 완성됐으나 산림정비 미흡으로 산림이 지나치게 우거짐에 따라 토양 유실 및 토양 공극 파괴의 진행 등 빗물 저류구조가 악화되고, 증발 및 증산 손실량의 증대로 산림의 홍수조절 및 갈수 완화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숲 가꾸기 사업으로 인해 숲의 수원함양기능이 증대되고 있는 한편, 각종 수자원관련 조사설계 시 주변 지역의 토지이용 실태조사에서 유역의 식생을 감안해 산림의 용수공급능력을 상당부분 이미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산림에 저장된 물은 댐과 같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없어 수자원 확보의 근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수도·인공강우도 활용가치 높아

중수도 ‘중수도’란 빌딩, 주택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다시 처리해 음료수 이외의 세척용이나 살수용물로 재이용하는 일종의 ‘잡용수’를 말한다. 전국의 증수도 시설현황은 2006년 기준 201개소이며, 하루 처리능력은 272만㎥이다.

가장 성공적으로 중수도 시설을 활용하는 곳은 광양제철소로, 댐에서 공급되는 원수를 자체 처리해 먹는 물과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한번 사용된 물의 98%를 재처리해 다시 사용함으로써 연간 5억 원에 달하는 원가절감 효과를 벌이고 있다.

현행 「수도법」에서는 건축 연면적 6만㎡ 이상의 숙박시설과 목욕시설, 하루 폐수 배출량이 1천500㎥ 이상인 공장 등에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수도 시설은 설치비와 수도요금의 상대적인 수준 등 경제성 문제로 아직까지는 대규모 물 사용처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
<배철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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