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환경 곳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 노출      
 사무실·학교·지하철 역사 천장·벽 등에 석면가루  ‘덕지덕지’


   
지난 2005년 일본에서 작업 중 석면에 노출된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이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일본열도가 석면공포에 휩싸였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9∼1982년까지 부산의 석면방적공장인 제일화학에 다녔던 근로자들이 석면피해로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석면은 사용시기와 사용량, 석면의 건강영향에 대한 잠복기가 30∼40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석면의 건강피해가 2010년부터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석면 섬유는 먼지 상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 극미량만 호흡을 통해 폐 속에 들어가도 20∼30년 뒤 폐암으로 나타날 수 있는 치명적인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미국, EU,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정해 법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렇게 인체에 해로운 석면의 위협에서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무실이나 교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부분의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석면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무실 천장에 가로 60cm, 세로 30cm 정도의 직사각형 흰색판자로 덮여 있는 것은 ‘텍스’라고 불리는 자재에는 5% 안팎의 백석면이 함유돼 있다.

   
건축자재 가운데 석면이 함유돼 있는 또 다른 대표적 자재는 농어촌 주택이나 창고 지붕에 많이 쓰인 슬레이트와 칸막이벽 등에 흔히 사용된 밤라이트다. 이들 제품에는 10% 안팎의 석면이 섞여 있다.

일반 국민들이 석면공해에 노출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는 차량의 브레이크다. 지금 굴러다니는 화물차, 버스 등의 대형차량은 물론 전동차 가운데 석면 함유 브레이크가 정착된 것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 지하철 역사를 지을 때 화재 예방을 위해 천장이나 시멘트벽에도 석면을 사용, 지하철 역사 근무자나 이용객들이 석면에 노출될 위험이 많다.

   
이처럼 우리 생활환경 곳곳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사용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2003년 7월부터 석면 함유 자재가 쓰인 구조물을 해체하기에 앞서 노동사무소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석면 함유 자재나 건물 철거 과정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철거 과정에서 나온 석면 함유 자재는 운송 도중에 날아가기 쉬운 가루 상태로 변한 것들까지도 지정 폐기물로 처리되지 않고 다른 건설폐기물과 섞여 수집·운반업체에 의해 처리되고 있어
어느 누구도 석면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물론 지난해 7월 정부 5개 부처가 합동으로 석면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해 나가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석면에 대한 건강피해는 최근 일본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강피해의 건수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어 일본 정부는 「석면건강구제법」을 제정하여 석면노출에 의한 건강피해를 구제해주고 있다.

   
▲ 미국, EU,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1급 발암물질’로 정해 법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석면이 우리 주변 곳곳에 사용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느 누구도 석면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과거 석면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근로자들의 사망이 잇따르고 있고, 피해보상을 위한 소송도 이루어지고 있어 석면에 의한 건강피해들 구제하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환경정책연구회(회장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와 (사)대한석면관리협회(회장 김정만)은 우리나라의 석면 사용 실태 및 관리 동향을 점검하고, 우리나라보다 앞서 체계적인 석면관리를 시행해 오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분석하여 향후 효과적인 석면 관리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한·일 석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부산대 김동묵 교수, 강북삼성병원 김동일 교수, 일본 환경보전재생기구 타키구치 나오키 부장 등 석면관련 전문가들이 나와 △우리나라 석면 건강피해 현황 △석면 건강피해 구제 방향 △일본의 「석면건강피해구제법」 등에 대해 각각 발표를 했다.
본지는 석면공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석면, 소리 없는 죽음의 공해’라는 주제로 이들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 및 번역해 게재한다.  <정리= 최영동·임지혜기자>

   
▲ 국회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환경정책연구회는 우리나라의 석면 사용 실태 및 관리 동향을 점검하고, 우리나라보다 앞서 체계적인 석면관리를 시행해 오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분석하여 향후 효과적인 석면 관리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한·일 석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환경정책연구회 회장인 이경재 의원(한나라당)의 개회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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