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 ‘물과의 전쟁’선포

겨울가뭄 지속 광역상수원 ‘바닥’…제한급수 실시
지하수 관정 개발 추진 등 단계별 급수대책 마련


 

   
▲ 계속되는 가뭄으로 광역상수도 수원인 광동댐 수위 저하로 정선군 사북·고한·남면 지역주민 등 3만4천여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정선군은 ‘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광역상수도 비상대책’을 추진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겨울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고한읍 삼탄배수지를 방문한 김진선 강원도지사(왼쪽에서 네 번째)에게 가뭄실태 및 비상급수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 유창식 정선군수(왼쪽에서 여섯 번째). 오른쪽 첫 번째가 문남수 강원도 맑은물보전과장, 두 번째가 서상기 정선군 상하수도사업소장.

정선군, 물 부족에 총력 대응

정선군은 지난해 9월 이후 108.3mm의 강우량을 기록, 2008년(398.8mm) 대비 27%, 예년(337.4mm) 대비 32% 수준으로 현재 가뭄이 매우 심각한 상태로써 지난 2월1일 기준 광동댐 담수율은 23%로, 이 상태로 가뭄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3월이면 광동댐 수위가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한 태백시 광동댐 수위 저하로 현재 광역상수도 수수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으며, 광동댐 수원을 이용해 한국수자원공사 태백관리단으로부터 용수를 공급받고 있는 정선·고한·사북읍과 남면 지역의 6천335가구 1만4천여 명을 비롯해 강원랜드를 이용하는 유동인구 2만여 명 등 모두 3만4천여 명이 현재 제한급수 등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 지난달 22일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정선군 고한읍 두문조절지를 방문하여 비상급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에 정선군은 ‘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광역상수도 비상대책’을 추진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한급수에 대한 주민홍보와 병행해 ‘새로운 물 찾기’ 사업으로 지하수 관정 개발을 사북읍 범바위배수지, 고한읍 삼탄·삼봉배수지, 남면 증산정수장 등에서 시추 중에 있다.

현재 백전취수장, 도사곡정수장, 증산정수장, 삼봉동배수지 등 보조취수원 6개소를 개발해 하루 1천240톤의 물량이 추가 확보된 상태다.

특히 ‘새는 물 막기’사업을 통해 고한·사북 지역에 누수탐사가 중점적으로 실시되면서 33건의 누수지점을 발견했다. 이에 노후관 교체 등으로 하루 1천600여 톤의 누수를 차단했으며, 이와 더불어‘부족한 물 채우기’ 사업을 진행, 급수시간을 최소화 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정선군은 급수차량 70대를 임차해 각 취·정수장 및 급수탑에서 물을 취수해 급수차로 고한·사북읍과 남면 지역 배수지에 투입하고 있는 것은 물론 고지대 주민들에게는 직접 수돗물을 나눠주고 있다.

 


단계별 급수공급 대책 수립

정선군은 지역설정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해 단계별 급수공급 대책을 수립했다. 1단계 30% 감량 공급 시에는 고지대 및 급수불량지역에 운반급수를 하고, 방송·캠페인 등을 통한 절수 홍보와 정수장 소독, 급수전 검사 등 상수도 수질관리 강화 및 비상급수 대책상황실을 운영토록 했다.

또 물 다량 사용업소의 영업시간 단축 및 공공건물·대형호텔에 절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공업용수 절약사용 및 재활용 확대, 각 가정 절수 적극유도, 식수용 지하수 개발, 시간대별 제한급수 실시, 수영장·세차장 등 영업시간 단축 또는 임시휴업을 시키고 농업용 수원지(저수지, 지하수)도 활용키로 했다.

2단계 30∼50% 감량 공급 시에는 인근 정수장 운반급수를 지원하고, 식수용 관정개발을 확대하며, 군부대 인력·장비를 지원 받을 계획이다.

3단계 50∼60% 감량 공급 시에는 실정에 따라 격일제 급수 검토등, 산업용수 공급 감축·중단,  개인 및 민방위 관정, 전용상수도 공동이용 확대, 최소한의 생활용수만 공급, 수돗물 다량사용업소의 격일제 영업 실시 등을 조치하기로 했다. 4단계 급수중단의 경우에는 먹는 샘물을 공급하고 최소한의 식수배급제를 실시키로 했다.

   

▲ 정선군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물 다량 사용업소 영업시간 단축 및 공공건물·대형호텔 절수 확대, 물 아껴 쓰기 운동 적극 전개, 식수용 지하수 개발, 시간대별 제한급수 실시 등 단계별로 급수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유수율 제고사업 지속 추진

향후 운영 계획으로 △상수원 상류지역 취수원 추가 확보(백전취수장) △고지대지역 운반급수차량 확보(급수차, 소방차) △소형 물탱크 지역별 설치 △음용수(물병)확보 및 지급 △긴급 누수탐사 및 보수공사 실시 △배수지 수위 50%로 유지 △다량 수용가 자가 물탱크를 직접 운반 급수하는 등의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선군은 또 중기운영으로는 제한급수지역에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지하수(암반관정, 소형관정 개발, 집수정 개발 등) 및 간이용수원(하천굴착, 포강, 이동식 양수시설 등)을 개발키로 했으며, 물 부족 지역에 대한 급수를 위한 양수공급을 실시해 긴급 용수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상수원 상류지역 중심으로 갈수기 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을 단속(취수원 인근 환경오염 우려 업소 중점단속), 갈수기 수질오염사고 예방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노후관 교체공사, 관망정비 작업 및 유량계설치를 추진하는 등 유수율 제고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수돗물 아껴 쓰기’ 지속 전개

그러나 이같은 대책은 임시대응책에 불과하다. 정선군은 강원랜드와 함께 급수차량 87대를 임차해 각 취·정수장 및 급수탑에서 물을 취수해 급수차로 고한·사북읍과 남면 지역의 배수지에 투입하고 있지만, 도로상태가 결빙되고, 급수차량 왕복 운행 시간이 지연되는 등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 “정선군민 여러분 힘내세요.” 정선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보령시(위)와 인천광역시 남동구(아래) 공무원들이 가뭄으로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정선군을 방문해 ‘사랑의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정선·신동읍과 동면 지역의 취·정수장에서 동시에 다량의 물을 뽑아 급수차로 옮겨 싣는 과정에서 정선·신동지역의 일부 고지대마저도 수압 저하로 수돗물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있다.

현 기상상황으로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경우, 34억 원의 예산이 과다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스키시즌 관광객 감소 및 지역경기 동반 급락으로 하이원리조트, 강원랜드, 지역소상공인 등 정상영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 인근 취수용 정수장 생산능력 한계로 필요수량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또, 진입로 협소지역이 많아 급수차 진입이 곤란해 독거노인 및 노약자 급수 수급이 용이롭지 못한 상태며, 백전취수장 인근 하천 취수원을 개발하기로 백전주민과 협의를 마쳤다.

정선군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수돗물 아껴 쓰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광역상수도를 공급받는 고한·사북읍과 남면 이외의 급수구역까지 확대시켜 비상급수에 따른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원리조트도 사우나를 폐쇄하는 등 물 절약 운동에 나섰다. 하이원리조트는 지난달 15일부터 태백광역상수도에서 공급받던 물의 양이 하루 3천500여톤에서 1천여 톤으로 대폭 줄자 사우나와 찜질방을 폐쇄했으며, 스키장콘도의 야외풀 운영중지, 객실화장실 등의 수압조절, 세탁공장의 초벌세탁시 중수사용 등을 통해 하루 1천500여 톤의 물 사용량을 줄였다.

비상난국 극복 의지 높아져    

또 투숙객들이 호텔 등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 현상을 알린 뒤 객실 등에 ‘물 아껴 쓰기’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물 절약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 김진석 원주지방환경청장(왼쪽에서 다섯 번째)도 지난달 19일 가뭄지역인 고한·사북·남면 지역을 방문하여 생수 52톤(2L생수병 2만6천병)을 정선군에 기증했다.

김진석 원주지방환경청장은 지난달 19일 정선군 고한·사북읍과 남면 지역을 방문하여 정선군에 지원을 최대한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김 청장은 생수 52톤(2L짜리 먹는샘물 2만6천 병)을 고한·사북·남면 지역 주민에게 전달하면서, “지금은 주민 모두가 합심해 비상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유창식 정선군수는 지난달 17일, 김진선 도지사와 이만의 환경부장관 방문 시 물 부족에 대한 항구대책으로 비상급수 지원사업비 36억 원과 65㎞ 구간 관로설치 사업비 및 취·정수장 시설확장 등 사업비 500억 원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정선군과 자매결연기관인 인천시 남동구에서는 350mL용 먹는샘물 700박스와 20L용 100병을 기증했으며, 충남 보령시에선 2L용 먹는샘물 1천400박스 8천400병을 방문 기탁하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돗물 아껴 쓰기’ 생활화가 정착되면서, 시간제 급수로 급수가 정상적으로 보급되지 않는 고지대의 고한읍 고토일, 영동아파트 지역 등에서도 급수(생수) 운반 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등 비상난국 탈출을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배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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