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나킴 엘리메릭(Menachem Elimelech)/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

녹색 뉴딜로 물 산업 급부상

미 오바마 행정부, 경기부양책으로 ‘물 산업’ 중점 육성
한국도 해수담수화·재이용수 등 처리기술 지속개발 필요



미국 예일대학교 석좌교수인 메나킴 엘리메릭(Menachem Elimelech)은 지난달 16일 서울시와 한국물환경학회(회장 윤주환 고려대 교수)가 공동으로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 물의 날 심포지엄’에 초빙돼 ‘녹색 뉴딜(Green New Deal) 측면에서 본 물 산업(water industry)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엘리메릭 석좌교수는 이날 연설에서 녹색기반시설의 확충, 물 및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 증대, 혁신적인 수질향상 및 물 보존 등에 관한 방법과 기존의 역삼투 방식을 탈피한 안정적이고 경제적이며 에너지 효율성 측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적 지속 가능한 새로운 수처리방식인 멤브레인 수처리기법을 소개했다.  [정리= 권신익 기자]

 

   
▲ 메나킴 엘리메릭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
전 세계적으로 물, 에너지, 식량, 환경, 빈곤 등의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물과 에너지는 인류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자원의 희소성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녹아드는 빙하 등 기후변화로 인해 좋은 물을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더불어 가뭄, 홍수 등 재해의 피해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오는 2025년까지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에 광범위한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인당 가용 수자원의 양도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 예고했다. 한국도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피해에 있어 예외가 될 수 없다.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 장관은 과학 분야에 있어 가장 시급한 두 가지 핵심과제가 지구온난화와 재생에너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체 에너지 개발로 경기부양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8천20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의 최대 수혜 산업 중 하나는 물 산업이 될 것이다. 미 연방정부는 매년 1천 개 이상의 물 관련 프로젝트와 700개 이상의 음용수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하수처리와 먹는 물 구조를 현대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8천20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의 최대 수혜 산업 중 하나는 물 산업이 될 것이다. 미 연방정부는 매년 1천 개 이상의 물 관련 프로젝트와 700개 이상의 음용수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키로 했고, 하수처리와 지하수 등 먹는 물 구조를 현대화 할 계획이다.

재이용수 국제적 기술 강화         

싱가포르는 한 번 쓰고 버린 물을 재활용해서 쓴다. 하수는 초미세 여과, 역삼투압, 자외선 소독 등을 거쳐 재생산된다. 이는 소비자에게 바로 공급이 이뤄질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 2002년 베독과 크란지 공장을 시작으로 현재 싱가포르 내 뉴워터 공장은 모두 4곳이다. 하루 5천만 갤런(약 2억 900만L)가량을 생산하는 등 전체 물 수요의 15%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 수도국 역시 물을 재이용하고 있다. 고도 처리된 하수를 차집한 뒤, 이를 주 및 연방 음용수 기준에 충족(시판되는 생수만큼 정화)시키도록 정화하는 ‘지하수 보충 시스템(GWR, Ground Water Replenishment System)’을 가동시키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정밀여과와 자외선 및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고도산화 처리뿐만 아니라 생수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역삼투압법을 포함한 3단계 처리 공정이 이용된다.

우선 정밀여과 시스템(Microfiltration System)을 통해 박테리아, 원생동물 및 부유물질 제거가 이뤄진다. 음용수로 전환하는 핵심 시스템인 역삼투압 시스템은 85%의 회수율을 자랑하는 ‘Hydranautics ESPA-2 막’을 통한 GWR의 핵심 정수공정이다.

이를 통해 염분, 바이러스 및 약물을 포함한 유기물이 제거된다. 자외선·고도 산화시스템은 70MGD(26만5천㎥) 규모의 ‘Trojan UVPhox 시스템’으로 저압 고출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직접 살균하고 광분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멤브레인·나노 기술접목 시도  

해수담수화의 방식은 기본원리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된다. 열원을 이용해 해수를 가열하고 발생한 증기를 응축시켜 담수를 얻는 증발법과 삼투현상(Osmosis)을 역으로 이용하여 해수를 반투막(Semi-permeable Membrane)을 통과시켜 담수를 생산하는 역삼투법(Reverse Osmosis)이 해수담수화의 대표적인 방식이다. 

현재 널리 상용화된 해수담수화 방식은 MSF, MED와 RO의 세 가지 기술이 있다. MSF 또는 MED와 RO를 혼용하여 담수를 생산하는 Hybrid 방식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친환경적 지속 가능한 새로운 수처리 방식인 멤브레인 수처리 기법은 기존의 역삼투 방식을 탈피해 안정적인 측면이 강화돼 있다. 아울러 경제적인 효과도 크며, 에너지 효율성 측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수처리 기술은 화학 약품이 많이 들어가고 다량의 에너지가 투입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인 기술로 대체돼야 한다. 최근 멤브레인(세균, 박테리아를 걸러내는 필터)을 이용한 수처리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나노·바이오 기술을 접목하면 고효율, 저비용의 환경친화적 수처리 공정이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나노기술은 광대한 기술 발전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에 불과한 그물막의 나노튜브는 담수화 시스템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다. 바닷물을 이 막에 거르면 입자가 큰 염분이 걸려져 순수한 물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친수성 폴리머로 코팅돼 있어 박테리아 등의 이물질도 100% 제거가 가능하다.

정삼투압 해수담수기술 개발

역삼투압은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이에 따라 정삼투압 해수담수화(Forward osmosis Desalination) 기술이 개발됐다. 지난 수년 동안 막 기술 및 에너지 회수 장치의 진보가 역삼투압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왔다.

그러나 담수화 설비에 의해 생산된 물의 비용은 1천 갤런 당 최소 2달러 이상으로, 일반 수처리 설비에서의 비용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이 비용의 대부분은 에너지 비용이며, 추가 비용도 있다.

역삼투압은 해수에서 약 35∼50%의 담수를 회수한다. 나머지는 염수 농축액이다. 이 농축액은 해안의 경우 다시 바다로 버려진다. 그러나 육지에서 이럴 경우에는 근처 음용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육지에서는 소금물을 증발시켜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역삼투압의 경우, 고압을 이용해 해수가 반투막을 통과토록 하여 소금을 걸러낸다. 이것은 농도 차이에 의해 담수가 막을 통과해 해수를 희석시키지 않도록 압력을 유지한다. 정삼투압법의 경우는 이런 자연적인 현상을 이용해 개발된 기술이다. 막 한 쪽에는 소금물이 있고, 다른 한 쪽의 담수는 암모니아 및 이산화탄소를 첨가해 고농도의 용액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소금물보다 농도가 10배나 높다. 때문에 물은 해수에서 담수로 흐르게 된다. 이 담수를 가열해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를 증발시키면 순수한 담수만 남게 되는 것이다.

   
▲ 최근 멤브레인(막)을 이용한 수처리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나노·바이오 기술을 접목하면 고효율, 저비용의 환경친화적 수처리 공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수처리 기술 개발 가속화   

물 부족 문제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수자원의 추가 확보를 위해선 ‘하수(폐수)의 재이용’과 ‘해수 및 염분함유 지하수의 담수화’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산업발달과 인구증가는 지구의 물 소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나가고 있다.

물 산업 개발과 함께 대체 수자원과 수요관리를 통한 수자원의 절약도 이뤄져야 한다. 녹색 뉴딜은 재생에너지에 의한 발전, 고효율 에너지 사업, 깨끗한 물 공급 및 환경복원을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구촌의 화두로 떠오른 녹색 뉴딜은 물 산업에서 혁신적인 물 처리기술 개발을 가속화시키는데 효과적인 매개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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