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의 소/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물 자원화 위한 재이용 활성화 ‘시급’


   
▲ 최의소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세계적으로 인류는 기후변화, 자원고갈, 사막화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겪고 있다. UN에서는 질병, 가난, 기아를 2015년까지 퇴치한다는 일명 MDG(새천년개발목표)를 지난 2000년 공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가뭄에 대비한 물의 재사용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먹는 물 신뢰를 위해 PPCPs(Pharmaceutical And Personal Care Products), EDCs(Endocrine Disrupters)를 규제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부터는 슬러지 해양투기 배출도 금지키로 했다. 

환경부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중장기 물환경관리기본계획을 수립, 총 37조 원, 연간 3조7천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하수도 분야 26조 원 △수생태복원 분야 5조2천억 원 △수 위해성 분야에 2조1천억 원 △비점오염원 분야 3조2천억 원 △가축분뇨 분야 5천6백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03년 물 시장 규모는 11조4천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상하수도가 전체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1970년대 수세식 화장실 허용·우물 폐쇄

   
▲ 우리나라 최초의 하수종말처리장은 1976년 가동을 시작한 청계천하수처리장(15만 톤/일)이다. 사진은 1970년의 청계천하수처리장 건설공사 장면. [사진제공=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우리나라는 1908년 뚝도정수장이 최초로 준공됐고, 1945년 광복이전에 수도가 도입됐다. 1940년대는 한강 수질오염을 인식하지 못하는 시기로 분류되고 있다. 1960년 경제개발계획으로 인구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1961년 「수도법」,  1963년 「공해방지법」이 제정됐다.

 1970년대는 지속적으로 수도권 인구가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공장폐수로 인한 한강 오염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화장실 수세화를 허용하고, 우물을 폐쇄토록 했다. 또한 수도권 광역상수도사업의 일환으로 1974년 팔당댐을 준공했으며, 1979년 용수공급을 개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하수종말처리장은 1976년 가동을 시작한 청계천하수처리장(15만 톤/일)이다. 이후 1979년 중랑하수처리장(21만 톤/일)이 건립됐다. 현재 서울시 하수처리는 중랑, 서남, 탄천, 난지 등 하루에만 414만 톤의 하수가 처리되고 있다.

1975년부터는 상수원보호수역이 설정됐다. 1976년 한강하류에서 등뼈가 휜 물고기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1980년대 후반 물고기 폐사 사건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게 되었다. 이로 인해 1980년대 들어서 한강유역 공해업소가 이전되었다. 이후, 1984년 서울시 4개 처리장을 포함해 한강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됐고, 1985년 충주댐(200㎥/sec)이 건설됐다.

분뇨처리시설은 1972년 성산동에 하루 600kL 규모의 서부위생처리장이 일본기술을 도입해 건립됐으나, 당시 악취문제로 올림픽 이전에 폐쇄됐다. 북부위생처리장(400kL/일)은 1975년 ASM+슬러지 건조상의 기법을 도입에 국내기술로 설계됐다. 동부위생처리장(600kL/일)은 Wet Oxidation(습식산화공정)+ASM w/dilution 기법을 도입해 1976년 준공됐다.

하수처리장 증설로 BOD 감소 효과 높아져

1970년대 말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수립될 당시 하루 하수배출량은 200만 톤이었다. 그러나 시설용량은 36만 톤/일에 불과했다. 당시 2000년대에 400만 톤/일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2년 273km의 차집관거 착공이 진행됐다.

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의 하천공간을 종합적·다목적으로 이용·개발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1982년 9월에 착공하여 1986년 9월 준공됐다. 사업비는 총 9천560억 원이 투입됐으며, 치수기능 확대, 휴식공간 확보, 올림픽대로 건설(강변도로 확장), 분류하수관로와 하수처리장 건설, 유람선과 수상 레저·스포츠 시설 마련에 투자가 이뤄졌다. 

서울시의 한강개발종합계획 이후 하수처리장의 증설로 인해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감소 효과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용인 에버랜드의 가축분뇨 왕숙천 및 경안천 등 상류로 유입되는 가축분뇨의 피해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한 퇴비화 변소가 설치, 1990년 8월에 시범적으로 준설이 이뤄졌다.
김대중 정부에는 1급수를 목표로 팔당호 수질개선 작업이 진행됐다. 또한 2003년 이후에는 관거정비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하지만 유입농도가 설계농도보다 매우 낮아 I/I(침입수/유입수) 문제, 반류수 등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에 혐기소화조 가스발생량을 증가시켜, 농도는 증가하나 유량은 감소토록 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현재는 슬러지 처리를 위해 김포매립지 복토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2027년까지 4개 처리장(300만㎡)이 공원화 될 계획이다. 2008년 5천104억 원이 투입됐으며, 단계별 공사가 진행 중이다. 향후 2012년까지 하수처리 고도화 계획이 있고, 슬러지 저감대책, 태양광발전 등이 추진 중에 있다.

   
▲ 한강이 흐르는 서울은 수변도시로써 갖는 장점으로는 해운·관광·스포츠·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울, 수변도시로써 가지는 장점 많아

서울이 수변도시로써 갖는 장점에는 해운, 관광, 스포츠, 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한강은 중랑 및 탄천 하수처리수 유입 상류, 서남·난지 하수처리수 유입 상류로서 이용되고 있다. 한강의 목표수질을 어떻게 정하는 것이 좋을까? 한강의 목표수질에 대해선 한강하류의 이용계획과 관련지어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은 지하수를 통해 취수를 많이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상수에서 취수를 하고 있다.

   
▲ 잠실지역은 상대적으로 점토 성분이 높아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은 지역으로 퇴적물 공사가 잠실수중보(사진) 부근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취수 수질이 강우패턴이나 비점오염원과 관련이 깊게 작용한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 BOD 기준을 낮추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사실 이는 슬러지만 더 발생시킬 뿐, 별다른 효과가 없다.

BOD보다는 질소가 더 중요하다. 물 속의 질소는 질산화 되어 유기물질과 만나 부영양화를 일으킨다. 이는 바다의 수질에 악영향을 끼친다.

한강 하류의 수질은 처리수뿐만 아니라 팔당 방류수와도 관계가 깊다. 서울시의 연간 총 배출량 중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49%, 부유물질(SS) 81%, 총질소(T-N) 64%, 총인(T-P)  39%가 비점오염원으로부터 배출된다.

잠실지역은 상대적으로 Clay(점토) 성분이 높아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은 지역이다. 때문에 퇴적물 공사가 잠실수중보 부근에서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청계천, 양재천, 불광천 등의 복원에 있어 한강물 이용대신 하수처리수를 사용하자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하수를 재이용함으로서 지속적인 발전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지속발전적이라는 것은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인 성격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2003년 준공된 뉴욕 수변도시 맨하탄의 아파트가 대표적인 지속발전적 주거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주방과 욕실에서 사용한 물을 화장실 용수로 재사용하고, 분뇨는 퇴비화시켜 활용하며 하수는 정화조를 통해 배출되도록 되어 있다. 이곳에선 태양열로 전력을 이용하고, 대부분 절전형 전기제품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또, 빗물로 화장실을 세척해 수돗물 사용량을 절반으로 감소시키도록 하고 있다.

하수, 화장실 청소수·건천용수 활용방안 마련해야   

2020년이 되면 아시아의 도시인구가 12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이 사는 메가시티(Mega City)들은 물의 재사용, 이산화탄소 감소를 통해 환경도시로 거듭나야만 한다. 물의 자원화를 위해서는 물 재이용이 우선돼야 한다.

유기물질, 인(P), 에너지는 회수하고 재이용을 확대하는 제도가 필요하며, 화장실 청소수로 사용하거나 건천용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이외에 자연생태기능 확대와 웰빙 도시화를 위해 물리적·사회적·문화적 변화도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세탁이나 목욕, 주방용수를 세척수로 재이용하는 방안부터 시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수는 더 이상 폐기물의 차원이 아니다. 이젠 화장실 세척 용수로, 또한 건천 용수 공급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서야 한다. 또한 이를 상품화시킬 수 있는 기술마련을 위한 적절한 보상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메가시티로써 하수처리장의 평가기준은 이산화탄소 절감과 에너지 적정량 소요 여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소요는 40kwh/PE/년로 유럽의 20kwh/PE/년(비엔나)보다 높게 측정됐다. 또한 발전량도 전기 소모대비 2%로 매우 낮은 편으로 집계됐다. 우리도 이제 유럽의 적극적인 대체 자세를 본받아 관련 기술상품 개발과 규제 준수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다. 

본 원고는 지난달 16일 서울시와 한국물환경학회(회장 윤주환 고려대 교수) 공동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 물의 날 심포지엄’에서 최의소 고려대 명예교수께서 발표한 내용을 정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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