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승/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개발기술 사업단 단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물 문제 해결 위해 통합수자원관리 시급  
기후변화 영향으로 치수·이수·환경의 물 관리 문제 갖고 있어
기상-수문-GIS-Web 연계 시스템 등 물 관리 기술 개발 활기
 

 

   
▲ 김승 단장
한반도, 기후변화로 물관리 취약

한반도는 극심한 기후변동성을 갖고 있으며, 그 역사는 가뭄의 역사이다. 예부터 평균 3년마다 가뭄이 발생해왔다. 1671년 발생한 1년간의 경신 대기근 때에는 100만 명 가량이 사망했고, 고려말과 조선말에도 극심한 대가뭄이 발생했다.

현재 기후변화가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 기록상 전지구적으로 가장 더운 날은 지난 12년 동안에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영향을 심하게 받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전지구 기온은 평균 0.74℃가 상승했지만 한국은 1.7℃도 가량 상승했다.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이 심하게 자주 발생하면서 전세계의 물 관리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근 20년 동안 여러 번의 물 관리 위기를 겪었다. 지난 1990년에는 한강유역의 대홍수로 잠실과 일산이 물에 잠겼고, 1994년과 1995년에 한강유역은 물이 바닥날 위험에 처했다.

또 1998년에는 지리산과 전국적 게릴라 홍수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많은 재산이 손실됐으며, 2002년에는 태풍 루사로, 2003년에는 태풍 매미로 큰 재해를 입었다. 2006년 충주댐에서는 가능최대홍수에 버금가는 기록적 홍수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별 피해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올 봄에는 지난여름 이후 부족한 비로 전국적 가뭄을 겪었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에 여러 번의 물 관리 위기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수 천명 이상의 인명이 손실되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타격을 가져온 재앙 수준의 위기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물 관리는 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방치돼 왔으며,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통합 수자원 관리를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홍수조절·용수공급능력 부족

   
▲ 우리나라의 수자원 관리체계는 기후변화를 극복하기에는 융통성이 부족하며, 홍수조절용량 능력과 용수공급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물에 대해서 가장 심하고 시급하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책의 초점은 주로 이산화탄소 저감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수자원 관리체계는 기후변화를 극복하기에는 융통성이 부족하며, 홍수조절용량 능력과 용수공급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중·소 규모 하천이 갈수기에 고갈되고 있다. 원인은 하천수 취수증가, 지하수 과다사용, 불투수면적 증가 등 복합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 지하수 관측망은 320개소(2005년) 가량 있으나, 지하수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과다한 지하수 사용과 채굴개념의 확산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 2001년 수립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간 36억4천만 톤의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2006년 계획에서는 전체 지하수 이용량의 38.7%를 차지하는 14억5천만 톤을 암반지하수를 지하자원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하수 이용량 과도로 인해 전국적 지하수위가 저하되고, 하천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수 이용을 제한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지표수 공급능력도 미흡한 상황이다.

댐의 경우, 다목적댐 운영에서 홍수조절 댐 비중이 증가하면서는 용수공급 능력이 저하됐다. 총 댐 수 1만8천 개로 수요용수는 많으나 용수용량은 132억 톤 정도로 적으므로 1인당 저수량이 290톤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물 관리 선진국의 수십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 댐의 경우도 1만8천 개로 수요용수는 많으나 용수용량은 132억 톤 정도로 적으므로 1인당 저수량이 290톤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다목적댐 운영에서 홍수조절 댐 비중이 증가하면서는 용수공급 능력이 저하됐다.
물 문제, 갈수록 복잡·유역화 추세

물 문제는 갈수록 복잡·유역화되고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물 부족, 홍수 등의 단순 문제 위주로 발생해 중앙부처에서 용수공급, 홍수방재, 하수처리시설 건설 등의 방법으로 독립적 해결을 추진해왔다. 반면, 1990년대 이후에는 복합적이면서 광범위한 문제 위주로 발생해 독립적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지만 이를 위한 협력과 조정 기능이 마련돼 있지 않다.

물 문제는 크게 홍수피해, 하천고갈, 수질악화의 문제로 나눌 수 있는데 원인과 영향이 다원·복잡하며, 책임소재도 불분명하고, 대책을 세우더라도 비효율적 방안에 그치고 마는 경향이 있다.

복잡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 수자원 관리가 필요하다. 통합 수자원 관리는 수질·수량관리, 환경관리, 가뭄 및 홍수관리를 인간활동체계를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물 관리 영역을 통합하는 관리기술을 가지고, 다양한 참여자들의 이해를 통합한 의사결정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각 부문의 법과 규정 등을 통합하고, 지역적 조화로 수자원 관리에서 토지이용 관리까지 관련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예를 들어 호주와 싱가포르의 경우 한번 사용한 물을 재이용하는 지속가능 물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 오사카시는 평상시에는 지표수를 사용하고 비상시에 지하수를 이용하는 관리체계로 유지되고 있는 사례를 볼 수 있다.

통합 수자원 관리 기술 지속개발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개발기술 사업단(www.water21.re.kr)에서는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단은 국가 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통합 수자원 관리 기술을 연구·개발·적용해 국가 물 부족 극복 및 기술력을 제고하고자 설립됐다.

연구기간은 2001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 3단계로 나눠, 정부 1천75억 원, 민간 400억 원의 투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수자원의 지속적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 수자원 관리 기술, 지표수 확보 기술, 지하수 확보 기술, 대체수자원 확보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 통합 수자원 관리 기술 적용 조감도
몇 가지 성과들을 살펴보면, 우선 유량측정 도구를 개발해 유량측정 불확실도 평수기 10%에서 5%, 홍수기 14%에서 10%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 기술은 국가 수문 관측사업에 적용 중이다. 수자원 확보 효과는 10억 톤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6년 국가연구개발사업 100대 기술로 선정된 ‘K-WEAP(통합수자원평가계획모형)’에서는 우선 공간적 범위, 유역 구성현황, 용수공급네트워크 현황을 조사하고, 목표연도를 설정하게 된다. 다음 단계에서 수요량, 저수지 특성, 하천 수문 특성, 오염 발생량, 자원과 공급시설, 하수처리시설 등 기준연도 현황을 조사한 뒤 미래 시나리오를 계획해 최종적으로 계획 평가가 이뤄진다.

2006년 과학재단 대표적 우수성과 50선에 선정된 ‘다목적댐 최적운영시스템’은 기상-수문-GIS-Web 연계 시스템으로서 실시간 물 관리 의사결정을 지원해준다. 이 기술은 수공에서 금강유역을 대상으로 시험 운영 중에 있으며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하수처리수 농업용수 재이용을 위한 유역모니터링·모델링 현장적용 기술을 개발해 기술보급센터를 운영하며, 물 절약을 위한 누수방지 및 저감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