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촌지역 대부분‘토양정화법’ 적용

토양 피복된 하수처리장, 미생물 증식 높아 질소·인 제거 효과 커


본지 배철민 편집국장은 일본 ‘토양정화법네트워크’의 초청을 받아  지난 10월 8∼10일   후쿠시마현(福島縣)에서 열린 일본 ‘전국 시정촌(市町村) 토양정화법 연락협의회’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기술연수회에 동행해 일본 하수처리장을 둘러보고 하수처리 실태, 적용되는 공법, 향후 하수처리 방향 등을 취재하고 돌아왔다.
지난호(① 고급주택 같은 하수처리장)에 이번호에서는 일본 농촌지역에서 적용되고 있는 하수처리 공법에 대해 알아본다.   [글·사진= 배철민 편집국장]


지난 10월 9일 오후 2시부터는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정(會津坂下町) 반게동(坂下東)정화센터 회의실에서 ‘전국 시정촌(市町村) 토양정화법 연락협의회’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기술연수회(세미나)가 있었다.

기술연수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일본 지자체에서 하수처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었으며, 비영리단체인 ‘일본정화법네트워크’회원들과‘토양정화법사업추진연락협의회’ 회원들도 있었다. 토양정화법사업추진연락협의회는 토양이 가진 분해능력을 이용하여 수처리를 하는 ‘토양정화법(土壤淨化法)’을 민간기업이 협력하여 보급시키기 위해 지난 2004년 5월에 결성되었으며, 회원사는 70여 개나 된다.

   
▲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하수처리장 모형


한국에서도 정선용 전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황인상 성남시 맑은물관리사업소장, 고희영 성남시 의회(경제환경위원회) 의원, 김정용 토우건설(주) 사장, 임병일 워터렉스(주) 사장, 유재일 (주)삼안 하수도부장 등 6명이 참가했다.

   
▲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하수처리장의 경우 상부에는 토양을 피복 후 잔디를 식재하여 공원을 조성할 수가 있으며, 필요용지면적은 1㎥ 당 2㎡ 정도가 되고 유지관리비도 연간 하수도 사용료의 절반정도 밖에 안 든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본 토양정화법네트워크 아라이 강찌(新井 完治) 씨가 ‘토양정화법을 이용한 하수처리사례’를, 모관정화시스템(주) 와타나베 마고토(渡邊 眞人) 기술부장은 ‘토양정화법에 관여하고 있는 미생물 조사사례’를, 사이타마현(埼玉縣) 오미야시(大宮市) 가마다 히루(鎌田 浩) 하수도부장은 ‘토양정화법 처리기술의 오염물질 제거율과 수질(부제: 유지관리상 표준이 되는 간이수질측정방법)’에 대해 각각 발표를 했다.

한국에서는 성남시 맑은물사업소 황인상 소장이 성남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 분산을 통한 유지확보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다.

   
10월 9일 반게동(坂下東)정화센터 회의실에서 ‘전국 시정촌(市町村) 토양정화법 연락협의회’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기술연수회(세미나)가 있었다.

“토양정화법, 악취·접촉제 막힘 문제 해결”

아라이씨는 “토양정화법은 하수처리시설 상부에 양질의 자연토양을 피복(被覆)하여 토양생태계의 독특한 물리적인 힘에 의한 토양미생물의 유기물 분해력을 적용한 하수 및 폐수고도처리공법으로 미생물을 인위적으로 주입하지 않고도 영구적으로 자연상태의 토양미생물이 유지된다”면서 “피복된 토양을 하수와 접촉하게 함으로써 타 공법의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악취 및 접촉제 막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계설비가 간단하여 무인운전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기계설비(송풍기)만으로도 생활하수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유지관리 또한 용이하고 질소(N), 인(P) 제거기능이 우수하여 농업용수 및 기타용수로 재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토양정화법을 이용한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경우 침전분리조(혐기, 무산소조)를 전반부에, 접촉산화조를 후반부에 설치하면 유입부하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침전분리조에서 혐기처리 후, 접촉폭기조에서 생물여과기능을 해 처리성능이 안정된다고 했다.

즉, 침전분리조→접촉폭기조→B.R간헐폭기조→침전여과조→소독조(염소혼화지)→방류 등의 순으로 처리하고 오니(슬러지)는 오니농축조 이송 후 반출을 하면 된다는 것. 또 장수로(長水路)형인 침전분리조가 부하변동에 안정화를 도모하므로 장수로로 흐르는 구조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반게동(坂下東)정화센터에서 실험을 한 결과에 따르면 유입수의 경우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와 SS(부유물질)이 각각 200mg/L이던 것이 이러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15mg/L로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질소(T-N)는 35mg/L에서 15mg/L로, 총인(T-P)은 3mg/L에서 2mg/L로 감소했고, pH(수소이온농도)는 7.0에서 5.8∼8.6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처리시설 상부에는 토양을 피복 후 잔디를 식재하여 공원을 조성할 수가 있으며, 필요 용지면적은 1㎥ 당 2㎡ 정도가 된다고 했다. 유지관리비도 연간 하수도 사용료의 절반정도 밖에 안 든다고 했다.

아라이씨는 “일본 농촌의 경우 하루 처리용량이 3천 톤 미만인 소규모 하수처리장에서는 토양정화법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와타나베 마고토 모관정화시스템(주) 기술부장이 토양정화법에 관여하고 있는 미생물에 대한 설명 및 미생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참가자들(가운데).

토양정화법에 관여하는 미생물 조사사례 발표

이어진 기술연수회에서 와타나베 마고토(渡邊 眞人) 모관정화시스템(주) 기술부장은 토양정화법과 잘스 I형의 시설을 이용하여 각 처리조 내 일반세균의 차이를 한천배지(寒天培地)를 이용해서 비교 관찰한 ‘토양정화법에 관여하고 있는 미생물 조사사례’를 발표했다.

와타나베 부장은 “이번 실험은 토양정화법은 반게동(坂下東)정화센터에서, 잘스 I형 시설은 반게아이카와(坂下合川)정화센터에서 실시했다”고 밝혔다. 반게동정화센터와 반게아이카와정화센터는 처리의 흐름이 거의 같은 접촉산화법(接觸酸化法)에 의한 시설로 반게동정화센터는 토양피복형(土壤被覆形) 시설인 반면, 아이카와정화센터는 콘크리트 슬래브로 덮은 토양피복이 되어 있지 않는 시설이다. 즉, 처리조 내 일반세균의 종류는 다종 다양하며 유입하수의 질과 지역환경, 처리 단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시험방법은 표준 한천배지를 이용하여 실시, 출현한 콜로니(colony)의 차이를 검증하고 그 다양성과 샘플링 환경에 의한 차이를 확인함과 동시에 주요 콜로니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세균·곰팡이를 대략적으로 분류했다.

   
▲ 가마다 히루 오미야시 하수도부장이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하수처리장의 유지관리에 있어 간이수질분석자료를 얼마만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각 시료의 시험순서는 첫째, 시료는 퇴적오니 중 여과재(필터)의 표면에서 샘플링하여 멸균한 넓은 입구의 병 100mL 정도를 사용해서 내부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가득 부으면서 밀폐하여 저온으로 수송한다. 

둘째, 토양처리는 토양은 멸균생리식염수에 넣어 교반, 현탁수(懸濁水)를 시료로 한다(토양 1g, 물 9mL). 셋째, 토양 현탁수는 원수∼처리수를 4단계 정도로 희석(희석배율 1, 10², 10⁴)하고, 각 희석액을 포아매디아 표준한천배지에 살포한다.

넷째, 부란기(孵卵器, 부화기)에서 36℃로 24∼48시간 배양하고, 출현한 콜로니를 검증하여 사진 촬영한다. 이어 현미경으로 세균, 곰팡이류를 대략적으로 분류, 표본을 작성한다.

토양피복 유무 따라 미생물 증식 차이 커

와타나베 부장은 시험 결과에 대해 “토양피복이 되어 있는 시설과 토양피복이 되어 있지 않은 시설에서는 일반세균의 증식 정도에 차이가 있었고, 침전분리 오니, 접촉산화조 여과재 표면의 시료에서는 토양피복이 되어 있는 시설에서 일반세균의 증식 정도가 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토양 비교에 있어서도 피복토양에서 일반세균의 증식 정도가 큰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와타나베 부장은 이번 시험결과만으로 결론을 내기는 이른 감이 있으나 토양피복이 되어 있는 하수처리장이 일반세균의 다양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일반세균으로서는 간균(桿菌, 막대박테리아)을 주체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반게동정화센터에 유입된 하수 원수와 유입수, 처리수, 방류수.

사이타마현(埼玉縣) 오미야시(大宮市) 가마다 히루(鎌田 浩) 하수도부장은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하수처리장의 유지관리에 있어 간이수질분석자료를 얼마만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가마다 부장은 “일단 한번은 종합적 수질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표준과 합치)하다”며 “처리공정에 있어 수질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유입수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육안으로 표준을 알 수 있게 되면 처리실태를 감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동일한 분석용 시료로 측정을 하여 전문기관에 의한 수질분석자료와 간이수질 체크와의 관련성을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 측정값 파악하여 처리 흐름 예측해야

이와 함께 육안이나 사진·상관성 관련의 그래프 등에 의한 예측 모델화와 유입수의 특성을 파악해 각 처리장의 특징과 그 외 유해물질 함유 등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와 같은 간이수질 체크로 실분석치의 추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간단한 수질체크를 실천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COD(화학적산소요구량), BOD(생물화학적사소요구량), 유해물질 등의 추측을 위해 수온, 육안·사진, 투시도, pH, 혼탁도, 색도(육안대비 분석치), 간이 COD기 측정 △자갈 사이의 미생물 활성 상황을 추측하기 위해 DO(용존산소), 현미경 체크 △오니의 성상 확인을 위해 SS(부유물질) 여과, 침전오니의 침강성 체크 등을 강조했다.

또한, 활용할 간이수질분석기(가능한 수질항목 체크용)로는 비커, 프라스코 등 주요 간이분석용 유리기구와 투시도계, pH(수소이온농도) 측정기나 pH시험지(리트머스), 간이 DO계 또는 DO키트, 혼탁도·색도계, 항온형 수조, 현미경 등을 활용해야 하며, N(질소) 등을 검사 하기 위해서는 간이수질검사기(백테스트)·시험지류 등 필요에 따라 가스 검지관(檢知管)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질관리에 있어서는 처리상황의 흐름을 예측해야 하며 투시도, pH 등 같은 시간의 분석 데이터와 그 외의 전문분석기관으로부터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비교·상관성을 구상하고 이것을 근거로 한 간이분석 수치로부터 표준이 될 값을 파악하여 처리의 흐름을 예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BOD, COD, 오니의 활성상황 등을 간이수질측정과 정확한 분석수치와의 관련도 등을 활용·예측하고 이것을 유지관리에 반영시켜 가도록 자신만의 기억으로 감지방법을 몸에 익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황인상 성남시 물관리사업소장(왼쪽)이 성남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 분산을 통한 유지확보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다. 정선용 전남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통역을 하고 있다.

처리장 분산설치 통해 유지용수 활용 효과적

   
▲ 잔디 위에 있는 맨홀을 열면 처리과정별로 수질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성남시 물관리사업소 황인상 소장은 성남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 분산을 통한 유지확보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다.

황 소장은 “도시문명의 발달과 수자원의 고갈로 과거 하수처리수가 점차 경제적인 수자원으로 변모되어 재이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물의 수요가 있는 적시 적소에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물 순환체계 구축과 효율적인 저에너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용한 물의 수질을 복원하는 하수처리 시설의 지역별 수계별로 분산설치를 통해 유지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남시를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도심하천인 탄천의 경우 유출량을 분석하면 갈수기에는 홍수기에 비교하면 유출량이 무려 43∼59배의 편차가 발생함에 따라 치수대책을 우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서 도시주민의 생활여가문화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항상 적정한 수량 및 수질을 확보하여 쾌적한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황 소장은 특히 “물 순환시스템 구축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자연으로 보내고, 쓰고 난 물은 정화해서 다시 이용한 후 최종 하천으로 버릴 때는 깨끗이 정화해서 넓은 지역에 고루 분산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시스템”이라면서 “환경친화적으로 자체 처리하여 버린 물이 실개천을 살릴 경우 생태 및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더 넓게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반게동정화센터의 슬러지 이송관.

지방재정 열악 합병정화조 설치 지자체 많아

이날 기술연수회 주제발표가 끝난 후에는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홋까이도(北海島) 시무까푸(占冠村)에서 하수도를 담당한지 10년이 된 미쯔히코 히라가와(平川 滿彦)씨는 “활성오니법을 적용한 하수처리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악취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해 보류상태로 있던 중, 토양정화법을 알고 곧바로 주민과 함께 악취가 나지 않고 비용이 적게 드는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하수처리시설을 견학하고 주민의 이해를 얻어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토양정화법을 적용한 후 1년째에 70%의 관로 접속률을 보였고, 3년째에는 1천만 엔(1억3천만 원) 정도의 흑자가 발행, 기채 상환으로 충당하고 하루 30톤 정도 나오는 오니(슬러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퇴비로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양정화법사업추진연락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인구가 어느 정도 밀집한 지역에서는  생활하수를 차집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지방재정이 열악하여 합병정화조로 정비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토양정화법사업추진연락협의회에서는 하수도사업을 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어 추진하지 못하는 자치단체에 대해 비용을 ‘제로(0)’에서 사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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