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고도처리, 우리나라 물산업 핵심 되어야”

인구 밀집지역 흐르는 대도시 하천, 대부분 극심하게 오염
생활하수 고도처리로 갈수기 하천 수질 획기적 개선 가능


▲ 김동욱 교수

생활하수, 우리나라 최대 수질오염원

생활하수는 우리나라 물의 최대 오염원이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주택 밀집 지역을 관류하는 탄천의 경우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총인(T-P) 및 분원성대장균군(FC)의 농도는 1등급 수질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수준이다.

탄천의 BOD 농도는 상류인 ‘탄천1’ 지점의 농도가 20ppm이고, 하류인 ‘탄천5’ 지점의 농도가 17ppm으로 우리나라 수질환경기준에 의한 최하 수질등급인 Ⅵ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으며, 총인의 농도는 1등급 수질의 평균 40배로 역시 Ⅵ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다([그림 1] 참조).

친수활동의 가장 중요한 수질 변수의 하나인 분원성대장균군의 농도는 평균 2만5천 군수/100mL로, 국제적 수영용수 수질기준의 125배에 달한다([그림 2] 참조). 탄천 유역에는 생활하수 이외에 공장폐수나 축산폐수가 발생할 뚜렷한 발생원들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탄천의 오염은 대부분 생활하수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림 1] 탄천 수질측정지점별 BOD·총인·총질소 연평균 농도(2006∼2010년)
▲ [그림 2] 탄천 수질측정지점별 분원성대장균군 연평균 농도(2006∼2010년)

대도시와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을 관류하는 우리나라의 도시 하천은 거의 예외 없이 이와 같이 극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서울에는 탄천 외에도 중랑천, 안양천, 굴포천 등이 ‘극심 오염 도시 하천’들이며, 대구광역시의 금호강, 대전광역시의 갑천, 광주광역시의 광주천, 청주시의 무심천 등 도시 하천들도 극심 오염 도시 하천이다.
 

▲ 대도시와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을 관류하는 우리나라의 도시 하천은 거의 예외 없이 극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서울에는 탄천 외에도 중랑천, 안양천, 굴포천 등이 ‘극심 오염 도시 하천’들이다. 사진은 탄천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점.

생활하수 고도처리로 수질개선

생활하수 고도처리로 비 강수기인 연중 7∼8개월간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의 생활하수 누출수와 공공 하수처리시설 처리수의 영향을 받는 영산강 ‘광주2’ 수질 측정지점의 월별 수질 변동 추이를 보면 비점오염원의 영향을 받지 않는 비 강우 시의 BOD, 총인 및 총질소의 농도가 강우 시보다 평균 2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BOD는 9.5mg/L, 총인은 0.61mg/L, 그리고 총질소는 7.59mg/L로 모두 Ⅵ등급 수질이다([그림 3∼5] 참조).

광주광역시의 생활하수 누출수와 공공 하수처리시설 처리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영산강 ‘광주1’ 수질 측정지점의 월별 수질 변동 추이를 보면 연중 큰 변화 없이 Ⅱ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Ⅱ등급 수질정도로 처리하면 광주광역시 하류의 영산강의 물을 Ⅱ등급 내지 Ⅰ등급 수질의 물로, 그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광주광역시의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공공 하수처리시설 처리수의 총인 평균농도는 1.5mg/L, 총질소 평균농도는 15mg/L로, 총인의 경우 Ⅰ등급 수질의 75배이다.
 

▲ [그림 3] 영산강 수질측정지점별 BOD 월평균 농도 변화 추이(2006∼2010년)
▲ [그림 4] 영산강 수질측정지점별 총인 월평균 농도 변화 추이(2006∼2010년)
▲ [그림 5] 영산강 수질측정지점별 총 질소 월평균 농도 변화 추이(2006∼2010년)

수자원 수급 전망 비과학적

▲ 광주광역시의 생활하수 누출수와 공공 하수처리시설 처리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영산강 ‘광주1’ 수질 측정지점의 월별 수질 변동 추이를 보면 연중 큰 변화 없이 Ⅱ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년)’에 의하면 우리나라 수자원 연간 총 사용량이 2003년의 337억 톤에서 2020년에는 356억 톤으로 증가하여 현재 공급량으로는 19억 톤이 부족하고, 신규 댐 등 저수시설 건설, 물 절약 등의 대책을 추진할 경우에도 약 4억 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 중에는 유지용수의 수요량이 2003년 연간 75억 톤에서 2020년에는 연간 84억 톤으로 증가하여, 9억 톤이 순수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총 수자원 수요량에서 생활용수, 공업용수 및 농업용수를 뺀 것을 유지용수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는 일단 사용한 후 거의 대부분이 다시 하천이나 호소에 유입되어 흐르거나 저장되기 때문에 유지용수를 이들 용수와 분리하여 별도로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시 말하면, 2003년 한 해 사용된 총 수자원 337억 톤 중, 사용 중 증발 등에 의해 소모된 것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자원이 다시 하천이나 호소로 들어와 ‘유지용수’로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지용수와 기타 용수를 분리하고, 유지용수가 2020년에는 9억 톤이 더 필요한 하천, 호소 생태학적인 이유와 그 추정의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자연자원은 아무리 많이 있어도 남용하면 부족하기 때문에 ‘물 부족 국가’를 외치는 것은, “물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비과학적인 추정에 의한 수자원 수급 전망과 그것을 근거로 한 댐 건설 등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사업의 추진은 국가자원의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2006년에 4억 톤의 물이 부족하고 2011년에는 3.4억 톤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뚜렷한 물 부족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물산업, 향후 꼭 필요한 유망 산업

▲ 우리나라의 물 사용 여건 때문에 생활하수를 포함한 모든 하수의 고도처리가 장래 발생할 수 있는 우리나라 물 문제의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며, 따라서 하수 고도처리가 우리나라 물산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사진은 제천시 환경사업소 하수 고도처리 시설.


물산업은 21세기, 나아가서는 다음 세기에도 꼭 필요하고 유망한 산업이 될 것이다. 수자원이 부족할 경우에는 새로운 댐의 건설 등 저수시설을 건설하여 공급량을 늘리는 방법과 기존 수자원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댐 건설 등 새로운 저수시설의 건설에 의한 수자원의 공급은 그 적지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그 추진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에 대해 생활하수 고도처리 등 수자원의 재활용은 매우 효과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자원 공급량 증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농업용수의 상당 부분이 생활하수 등의 재활용에 의해 충당되고 있다. 예를 들어, 팔당호 상류에 거주하는 약 190만 명의 인구가 사용하고 처리해서 방류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 연간 약 4억 톤의 물이 팔당호로 흘러들어 다시 수도권 주민의 각종 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물의 재활용은 한강 유역뿐만 아니라 낙동강, 금강, 영산강 유역 등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물 사용 여건 때문에 생활하수를 포함한 모든 하수의 고도처리가 장래 발생할 수 있는 우리나라 물 문제의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며, 따라서 하수 고도처리가 우리나라 물산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하수 고도처리는 사람이 사용하는 각종 용수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뿐만 아니라 하천과 호소에 유입되는 물의 수질을 개선하고 양을 풍부하게 하여 수중 생태계와 육상 생태계를 건강하고 풍부하게 함으로서 그 혜택이 사람에게 다시 돌아오는, 정의 상승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하수 고도처리는 그 처리수가 Ⅰ등급의 수질이 될 때가지 기술성과 경제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막 여과기술 등의 초점을 상수 고도처리가 아닌 하수 고도처리에 두어야 한다. 하수 고도처리기술은 기술성의 향상과 함께 경제성은 물론 물 사용자의 정서적, 문화적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는 혁신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하수 고도처리에 관한 한 국민들로부터 ‘과학기술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러한 하수 고도처리 산업의 발전은 우리나라의 물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워터저널』 2011.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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