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오니·음폐수·가축분뇨 등 해양투기 폐기물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 위한 녹색신기술 연구개발 힘써

해양오염 방지 기술개발·정책수립 지원…해양환경 국제적 관리 규범·지침 제정 기여

 

▲ 해양환경보호 최고 전문가 홍기훈 박사. 런던협약·의정서 과학그룹회의 의장으로 활동.
“해양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무분별한 해양투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매년 900만㎥의 하수오니(sludge), 음식물류 폐수, 가축분뇨를 해양에 투기하여 동해와 서해를 오염시켜 왔습니다. ”

해양환경보호 최고 전문가로 지난 30년간 국내 유기성폐기물 해양투기 종식과 국내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한국해양연구원 홍기훈 책임연구원(58·이학박사)은 “2012년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유기성폐기물의 에너지 및 기타 자원으로 재활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런던협약·의정서 합동 과학그룹회의 의장, 한국환경준설학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홍 박사는 해양환경오염방지를 위한 정책연구, 기술개발, 국제협력 등에 기여해왔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 9월27일 전북 부안군 대명리조트 변산에서 열린 ‘2011년 하반기 물종합기술연찬회’ 기념식에서 국회환경포럼(회장 박주선 민주당 의원) 회장 표창을 받았다.


“해양오염방지, 전 지구적 문제”

▲ 지난 9월27일 전북 부안군 대명리조트 변산에서 열린 ‘2011년 하반기 물종합기술연찬회’ 기념식에서 국회환경포럼 회장 표창을 수상하고 있다.
지난 1972년 체결된‘폐기물 및 기타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협약(런던협약)’은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관장하고 있다. 이 협약은 모든 산업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준설물질, 하수처리 오니 등 6개 물질에 대해서만 부속서 III에 의거해 심의한 후에 투기허용 여부를 결정토록 지난 1993년 11월에 개정됐다.

홍 박사는 “해양환경 특성상 해수와 물고기가 광범위한 해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폐기물의 해양투기는 해당 해역의 오염뿐만 아니라 인접국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폐기물의 해양투기는 국제적으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라면서 해양오염방지는 국내는 물론 국제 협력까지 필요로 하는 전 지구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해양투기 관련 국제·국내 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우리나라의 해양투기는 유럽이나 미국과는 매우 다르게 전개됐다. 유럽과 미국은 해안도시의 폐기물을 육상 처리·처분하는 방안을 찾지 못해 바다에 처분하다가 바다가 오염되어 투기를 종식하고 육상에서 처리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육지에서의 민원을 피하기 위해 지난 1987년 이전부터 하수처리 오니를 비롯한 산업폐기물의 해양투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의 핵폐기물 동해 투기로 인한 해역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994년 12월에 일차적으로 런던협약에 가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가입하기 전에 런던협약 당사국들은 산업폐기물의 투기금지를 결정한 중대한 결의를 했다.

즉, 이 조약에서 산업폐기물의 투기금지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는 지난 1993년부터 폐기물의 하수처리 오니 투기를 종식시키려는 국제 동향과는 반대로 하수처리 오니의 해양투기를 허용하기 시작했고, 동해·서해에 설정한 투기구역도 매우 넓게 지정했다.

런던협약에 가입한 후 2년이 지난 1996년 8월, 환경부에서 다루던 해양환경 관리 업무가 당시 해양수산부로 이관되었으며, 1993년 11월에 개정된 산업폐기물의 투기금지 등 제반 조치들이 국내 폐기물 관련 법규에 반영되지 않은 채로 신설 해양수산부로 넘어갔다. 이는 정부조직에서 해양환경 업무가 육상환경 업무와 분리된 것으로, 이러한 업무는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로 다시 이관됐다.


‘런던협약 과학그룹회의 의장직’ 맡아

▲ 지난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런던의정서 워크숍’에서 해외 참가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홍기훈 박사.
홍 박사가 과학그룹회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런던협약·의정서는 모든 오염원으로부터 해양환경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체결된 지구적 환경보호 협약으로 폐기물 투기 이외의 하수처리, 준설 등 연안 환경보호 전반을 다루고 있다.
특히, 해양환경을 보호하는 구체적이고 전지구적 협약으로서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으며 총회와 과학그룹회의, 준수그룹, 사무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회는 매년 10월에 런던에서 개최되고 이 때 준수그룹회의도 병행 개최된다.

홍 박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11년 4월까지 런던협약·의정서 합동 과학그룹회의 제2부의장, 제1부의장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2011년 5월부터는 과학그룹회의 의장의 책임을 맡고 있다.

홍 박사는 “과학그룹회의는 총회 형식으로 모든 회원국이 참가해 매년 5월에 개최되며 과학그룹회의 의장단은 매 2년마다 세계 각지를 돌면서 런던의정서 준수를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지역워크숍을 개최합니다. 협약 준수에 관련된 과학·기술적 사항의 진보를 점검하고 총회에서 요청한 사안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를 수행하고 있습니다.”라며 과학그룹회의를 소개했다.


해역 환경모니터링 기술 개발
홍 박사는 런던협약·의정서의 내용이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 이러한 내용을 알리고자 다각적으로 노력해왔다. 이에 따라 매년 런던의정서 논의 동향을 국내에 소개하는 토론회를 정부, 국제법·정치학자들을 초청·개최해 국내 여론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국내 해양환경보호 최고 전문가로 지난 30년간 정책연구, 기술개발, 국제협력 등 해양환경 오염방지에 크게 기여했다. 우선 지난 1995년부터 환경부 G7 연구사업의 일환인 투기장 해역의 환경모니터링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홍 박사는 “‘환경모니터링’이란 특정 행위로 인해 나타나는 오염이 기준이 되는 환경기준(해역수질기준)을 만족하는 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기준을 초과한 경우 특정행위의 허가증을 중지하거나 행위자가 환경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행정조치가 이루어집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폐기물 해양처분에 대한 정부의 정책 수립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UN 해양환경평가 과정 준비

▲ 태국 방콕 ‘런던의정서 워크숍’에서 태국 정부 대표로부터 워크숍에 대한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홍 박사는 지난 2004년부터 3년 동안 UN 해양환경평가정규과정(UN Regular Process)에 제출할 문서를 작성하는 소그룹의 의장 역할도 수행했다.

UN 해양환경평가 과정은 지난 2002년 세계 지속가능개발 세계 정상회의(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에서 전세계 해양의 환경 상태를 사회·경제적 측면을 모두 포함해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사업으로 UN 총회 산하에 설치하기로 결의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4년 3월 프로그램 준비 전문가 회의와 1차 및 2차 국제 UN Regular Process에 참석했다.

또한 폐기물평가지침서 개정도 주관했다. 폐기물평가지침서는 해양투기 신청을 받은 정부가 당해 신청서를 심의하는 절차와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지침서가 1990년대에 작성됐기 때문에 그간의 과학기술 진보와 환경관리 행정 기술의 진보를 반영해야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지침서 개정 작업반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폐기물 해양투기 대책 마련 기여
홍 박사는 지난 2003년부터 런던의정서 발효에 대비해 국내 제도를 런던의정서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원했다.

홍 박사는 “2003년 당시 폐기물의 해양투기량은 연간 900만㎥을 넘어섰으며, 이처럼 다량의 산업폐기물 투기로 해역의 일부 구역이 심각하게 오염돼, 행정청에서 투기를 금지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6년 3월 ‘육상폐기물 해양투기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종합대책은 오는 2012년 산업폐기물의 투기 종식을 목표로 당시의 해양수산부가 환경부·농림부·산업자원부의 협조를 얻어서 수립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해양투기제도의 큰 전환점이 됐으며 가파르게 늘어나던 폐기물 해양투기가 감소 추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관련 자료 수집, 변호사와 환경법 교수 자문, 감정사 면담 등을 통한 상황 분석으로 정책판단의 자료를 만들었다.
 

▲ 영국 런던 소재 국제해사기구(IMO)본부 런던협약·의정서합동회의장.

‘런던의정서’ 한국 가입에도 한 몫
홍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06년 3월 중국의 런던의정서 가입 등 긴박한 국제 정세를 분석하고 국내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같은 해 6월21일 외교안보연구원에서 국제법 전문가들을 초빙 ‘해양투기방지를 위한 런던협약 96의정서와 한국의 대응’이란 주제의 정책워크숍을 개최했다. 당시 해양수산부 차관이 참석하고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다수 참석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지난 2007년에는 인접국가들과의 해역 경계선을 반영해 우리나라의 지정 투기해역 위치를 실제와 일치시켜 인접국가와의 갈등 소지를 미연에 제거했다. 또한 지난 2008년에는 동해 투기장의 위치에 대한 국제적 함의를 더욱 심화시키면서 런던의정서 가입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준비를 토대로 우리나라가 지난 2009년 1월21일 런던의정서에 가입하는데 기여했다. 

한편, 지난 2007년 비료를 해상에 살포하거나 구조물을 설치해 식물 영양물질 함량이 많은 심층수를 해양표면으로 끌어올려 식물 플랑크톤 광합성을 촉진, 이산화탄소를 해양으로 흡수시키는 해양시비(施肥) 사업 계획서가 일부 정부에 제출되거나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이 사업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평가되지 않았고, 사업 장소가 공해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런던의정서에 이 사안을 회부했다.

홍 박사는 이를 검토하는 작업반 의장을 맡아서 이 사업이 런던협약·의정서의 목적에 위배되는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환경영향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탐색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후 지난 2008년 10월 런던의정서는 합법적 해양연구사업을 제외한 모든 해양시비 사업을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홍 박사는 합법적 해양연구사업의 적격 여부를 심의할 해양시비사업 평가체제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0월에 관리규범을 완성했다.


『해양환경영향평가개론』 등 발간
홍 박사는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후진 양성은 물론 저술이나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우선 그는 폐기물의 해양 처분을 둘러싼 기술, 국내법, 정책, 국제법적 측면과 이들 요소들 상호작용을 소개하기 위해 동료 3명과 함께 ‘폐기물 및 기타물질의 최종 처분과 해양환경 관리’라는 부제가 붙은 『해양환경영향평가개론』을 지난 2000년에 발간했다.   『해양환경영향평가개론』에서는 “환경오염이란 폐기물을 처분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고, 독성이 없는 경우에도 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므로 처분을 피하도록 기술·정책·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에는 국문으로 『런던 협약의 이해』를 동료와 함께 출판했다. 이는 런던협약에서 결의한 폐기물 관리 규범이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기 때문에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심의할 때 고려할 지침서 등 협약 자료를 모은 것이다.

이밖에 『워터저널』, 『자연보전』, 『환경에너지』 등 환경전문지에 기후, 오염, 건강, 에너지 측면의 환경 등을 주제로 원고를 기고해 일반인들이 환경관련 지식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홍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워터저널』이 주관하는 ‘물종합기술연찬회’에서 ‘유기성 폐기물 해양배출 관리 및 재활용’분과를 조직해 해양에 투기하던 폐기물의 재활용 신기술과 선행 투기종료 지방자치단체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지방자치단체 하수처리 담당자들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해양투기 종료 정책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환경준설학회’ 회장 추대
지난 8월에는 홍 박사가 주축이 된 한국환경준설학회가 창립됐고, 그가 회장으로 추대됐다. 학회는 지난 9월29일 ‘호소 수질 개선을 위한 신환경준설공법 적용’을 주제로 제1회 특별세미나를 개최했으며, 특강과 신기술 발표 및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 류재근 회장을 비롯해 한무영 서울대 교수, 이호식 충주대 교수, 한국해양연구원 김경련 박사, ㈜지오마린 김정한 대표이사 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홍 박사는 “환경준설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유역관리, 수리, 퇴적, 물과 퇴적물의 상호작용, 오염물질 거동, 준설공법, 준설물질의 처리·처분, 사업방안별 위험평가와 관리, 환경회계, 환경법, 행정조정 등 여러 학문 분야의 연구활동을 통해 환경준설공사를 지원할 학술적 기반을 구축할 방침입니다.”라며 한국환경준설학회의 운영방안을 밝혔다.

■ 약 력 ■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해양화학 이학석사
·미 알라스카주립대학교 이학박사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문위원회 위원
·런던협약·의정서 과학그룹 총회 부의장
·런던협약·의정서 과학그룹 총회 의장(현)
·한국환경분석학회 부회장(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현)
·한국환경준설학회 회장(현)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현)

[『워터저널』 2011.10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