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수질문제, 도수로로 해결 가능
세계 대도시들, 수백㎞ 이상 떨어진 곳서 도수로 통해 생활용수 공급
우리나라도 지역적 강수량 편차 심해…수자원 공급에 큰 영향 미쳐
 

 
물은 편재성(偏在性) 자원
공기는 편재성(遍在性) 자연자원이고, 물은 편재성(偏在性) 자연자원이다. 공기는 지구상 어디에도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만 물은 그 편재성이 심하여 생물이 거의 생육할 수 없을 정도로 강수량이 극히 적은 사막 지역과 열대 우림 지역과 같이 연간 강수량이 1만㎜ 이상인 곳도 있다.

물의 양은 곧 생명체의 양을 의미함으로 물이 풍성한 곳에는 다양한 생물체가 풍성하게 생육하고 물이 적은 곳은 생물체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누렇게 시들은 풀 몇 포기만 자랄 뿐 다른 생물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불모지가 된다.

세계 연평균 강수량은 984㎜이고, 그 중 육지 평균 강수량은 687㎜이며, 바다 평균 강수량은 1천108㎜이다. 세계 연평균 강수량을 초과하는 육지 지역은 적도 부근의 열대 우림 지역, 아시아 동남부 지역, 서유럽 지역, 북미 동부 지역과 서부 일부 지역, 남미 중북부 지역, 아프리카 중부 지역, 호주 동북부 지역 등이다([그림 1] 참조).


 

연평균 강수량 250㎜ 미만의 사막 지역의 면적은 남극 대륙을 포함하여 3천337만㎢이고, 화본과 식물을 주로 하는 초본식물로 덮인 곳으로 강수량이 부족하거나 저온으로 수목이 자라기 어려운 지역인 사바나 등의 열대초원, 스텝이나 프레리 등의 온대초원, 툰드라 등의 한대초원, 고산초원 등 연평균 강수량이 500㎜ 미만인 지역의 면적은 3천600만㎢이다.

연평균 강수량이 세계 연평균 강수량보다 적은 지역의 면적은 4천800만㎢로 육지 면적의 32%를 차지하고, 세계 연평균 강수량보다 많은 지역의 면적은 3천100만㎢로 육지 면적의 21%에 불과하다.


4대강 유역 강수량 큰 편차 보여
우리나라(남한)는 2001∼2010년 기간 중 연평균 강수량이 1천339㎜로 세계 연평균 강수량을 훨씬 웃도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역적으로는 강수량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그림 2] 참조).

탐진강 유역은 연평균 강수량이 1천591㎜로 제주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며, 그 다음이 섬진강 유역의 1천498㎜, 한강 유역의 1천401㎜, 영산강 유역의 1천391㎜, 금강 유역의 1천266㎜, 마지막으로 낙동강 유역의 1천262㎜의 순이다.   

금강 유역의 경우 대청댐 상류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326㎜, 낙동강 유역의 남부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438㎜로 같은 유역에서도 상류와 하류의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강 및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상·하류의 구분 없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지 않으나, 낙동강 및 금강 유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상·하류간에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강수량의 이러한 지역적인 편차는 지역적인 수자원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 낙동강과 금강 유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상·하류간에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강수량의 이러한 편차는 지역적인 수자원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금강 중류 지역(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 인근).

금강 유역의 경우에는 유역 전체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66㎜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지만 대청댐 유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326㎜로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많고, 대청댐과 용담댐 등 연간 24억㎥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저수시설이 있어 금강 유역의 수자원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낙동강 유역의 경우에는 중·상류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이 1천161㎜로 전국 평균 강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안동댐, 임하댐 등의 저수량도 연간 15억㎥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하류 지역에 건설된 합천댐과 남강댐의 저수량은 연간 12억㎥에 불과하여 대구, 부산 등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 수자원의 기본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영산·섬진강 유역은 전국 평균에 비해 강수량이 풍부한 지역으로 상류에 섬진강댐, 주암댐, 장흥댐, 동복호 등 연간 11억㎥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저수시설이 있어 지역적인 용수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영산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연간 48억㎥의 수자원은 수질문제로 생활용수 등으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 후버댐(사진) 등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등 캘리포니아 지역 도수로의 총연장은 2천119㎞에 달한다.
물, 세계적·국가적·지역적 편재 심해
물은 세계적, 국가적으로 편재(偏在)할 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편재한다. 세계 대부분의 대도시들은 그 생활용수를 가깝게는 수백㎞, 멀게는 수천㎞ 밖에서 인공적으로 건설된 도수로를 통해 도수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의 상수원은 Catskill 체계, Delaware 체계 및 Croton 체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60여 개소의 댐과 저수지가 도수로로 연결되어 뉴욕시 등에 하루 697만㎥의 상수원수를 공급한다.

후버댐 등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등 캘리포니아 지역 도수로의 총연장은 2천119㎞에 달한다.

호주 멜버른의 상수원은 Greenvale Reservoir, Yan Yean Reservoir 등 9개의 호소 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용수를 멜버른 정수장으로 도수하기 위해 총연장 1천300㎞에 달하는 도수로가 건설되어 있다.



깨끗한 수질 유지 위해 도수로 필수
이와 같이 수자원은 그 발생지와 수요지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고 발생지의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수로의 설치가 필수적이다. 도수로의 건설이 특히 필요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발생지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상수원수의 발생지는 상류이고 수요지는 중류 또는 하류이기 때문에 상수원수를 자연적 도수로인 하천을 따라 도수할 경우 주위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에 의해 수질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의 경우 소양호와 충주호의 물은 깨끗하지만 북한강과 남한강을 도수로로 하는 팔당호의 물은 그 중간에서 유입된 다양한 종류의 많은 오염물질에 의해 오염되어 있다.

낙동강 유역의 경우에도 안동댐과 임하댐, 합천댐과 남강댐의 물은 깨끗하지만 낙동강과 황강, 남강을 도수로로 하는 하천지표수는 그 중간에서 유입된 오염물질로 오염되게 된다.
특히, 낙동강 유역의 경우는 댐의 저수량이 절대 수요량에 미치지 못해 생활용수를 농업용수로 재활용하고,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재활용하는 형태가 되어 그 수질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강과 낙동강에 비해 수자원의 상태가 더 좋다고 할 수 없는 금강 유역과 영산·섬진강 유역은 상류 댐에 의해 저장된 수자원을 인공 도수로에 의해 수요지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상수원수의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 한강(사진 위)과 낙동강 유역(아래)의 경우 그 유역 면적이 넓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량이 부족하거나 용수의 수질이 나쁜 이유는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고 수질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인공도수로가 없기 때문이다.

한강·낙동강 유역 인공도수로 없어
낙동강 유역의 경우에는 인간용수, 유지용수 등 댐에 의한 용수 공급량이 용수 수요량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대구나 부산 등 인구 밀집 지역에 댐의 물을 바로 도수하기 위한 인공도수로의 건설이 수량적인 면에서나 경제성 측면에서 부적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류 댐의 물의 연간 변화 상태를 고려하여 풍수기에는 댐의 물을 인공도수로에 의해 직접 취수하고 갈수기에는 하천지표수를 함께 취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낙동강 상류 지역은 기존의 안동댐과 임하댐 외에도 현재 건설 중인 영주댐, 보현댐 등이 있고, 그밖에도 몇 군데의 댐 건설 후보지들이 있다. 낙동강 하류 지역은 현재 합천댐과 남강댐이 있으나 강수량이 풍부한 지역으로 수자원을 개발할 여유가 많은 지역이다.

이와 같이 한강과 낙동강 유역의 경우 그 유역 면적이 넓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량이 부족하거나 용수의 수질이 나쁜 이유는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고 수질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인공도수로가 없기 때문이다.

도수로의 건설이 우리나라의 모든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적으로 편재된 수자원의 지역적 배분과 상류 지역의 깨끗한 수질을 수요지까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의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
[『워터저널』 2011.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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