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담수호 조성계획 백지화 필요”

 담수호 물을 농업·위락용수로 사용계획 이해할 수 없어


 새만금 지역 물 문제 해법

“새만금 담수호 조성목적이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계획이다. 담수호를 조성하면 ‘고인 물은 썩는다’는 원리에 의해 수질은 극도로 나빠지게 된다.”

 

 

▲ 김 동 욱 박사

‘막고 보자’ 새만금 방조제

새만금 사업은 1991년 11월28일에 착공되어 2010년 4월27일에 완공된 사업으로 공사기간은 18년5개월이었으며 총 1조8천680억 원이 투입됐다. 33㎞의 방조제와 육지로 둘러싸인 새만금 간척지의 면적은 401㎢이며 그 중 토지조성 면적이 283㎢이고 담수호 조성 면적이 118㎢로 계획되어 있다.

새만금 사업의 당초 목적은 ‘농경지 확보’였으나 1994년에 ‘복합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목적으로 바뀌었다가 1999년에는 ‘친환경적 개발’로 다시 그 목적이 바뀌었다.

현재 잠정적으로 확정된 토지 조성 면적 283㎢의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복합도시, 산업용지, 과학연구 등 도시화 지역의 면적과 농업 지역 면적이 각각 109㎢ 및 85.7㎢로 전체 토지 조성 면적의 68.8%를 차지하고 있다([표 1] 참조).

▲ [표 1] 새만금 간척지 토지이용 계획

▲ 새만금 사업은 1991년 11월28일에 착공되어 2010년 4월27일에 완공된 사업으로 공사기간은 18년5개월이었으며 총 1조8천680억 원이 투입됐다. 33㎞의 방조제와 육지로 둘러싸인 새만금 간척지의 면적은 401㎢이며 그 중 토지조성 면적이 283㎢이고 담수호 조성 면적이 118㎢로 계획되어 있다.

 

만경·동진강 유역의 나쁜 수질

새만금 유역은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경·동진강 유역의 면적은 3천22㎢이며 그중 농지면적이 1천388㎢로 전체면적의 46%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평균 농지면적 23%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만경·동진강 유역의 수질은 총인(T-P) 등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만경강 하류의 총인 농도는 Ⅰ등급 수질의 22배인 0.44㎎/L이며, 동진강 하류의 총인 농도도 Ⅰ등급 수질의 20배인 0.41㎎/L로 나타나고 있다.

만경·동진강 유역에는 전북 전주·김제·정읍시 등 인구 밀집 지역과 축산시설이 밀집해 있어 다량으로 발생하는 생활하수와 축산폐수로 인해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는 만경강 하류와 동진강 하류가 각각 5.4㎎/L 및 3.4㎎/L로 Ⅳ급수 및 Ⅲ급수의 수질을 보이고 있으며, 분원성대장균의 농도는 만경강 하류와 동진강 하류가 각각 5천156개/100mL 및 2천257개/1000mL로 생활용수 1등급 수질인 20개/1000mL의 100∼250배에 이른다.

 

불필요한 새만금 담수호 조성

새만금 사업계획에 의하면 새만금 방조제 내에 담수호를 조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담수호의 면적은 118㎢로 새만금 방조제 안의 전체 면적의 29.4%를 차지한다. 간척지의 개발목적은 방조제로 둘러싸인 부분을 토지로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방조제 안에 담수호를 조성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과 맞지 않다.

새만금 담수호의 조성목적이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계획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담수호를 조성하면 “고인 물은 썩는다”는 원리에 의해 담수호의 수질은 극도로 나빠지게 된다. 우리는 그 예를 15년 전 ‘시화호의 비극’으로 몸소 겪어보았다.

새만금 담수호의 조성은 이러한 비극을 재현하는 것이 될 것이다. 시화호의 경우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수 유통’이라는 방법에 의해 시화호의 일부를 현재의 수질로 개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 담수호’의 경우에는 담수호의 면적이 너무 넓고 배수갑문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을 뿐만 아니라 방조제의 남쪽 끝에 치우쳐 있어 시화호와 같은 해수유통 방식에 의한 수질개선 효과를 거의 기대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상류에서 농업용수나 생활용수·축산용수 등으로 사용되어 오염된 물이 모인 새만금 담수호 물의 평균체류기간이 85일이나 된다. 장기간 물이 고여 있으면 그 수질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염된 물을 ‘적극적인 친수활동이 가능한’ 위락용수로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해 곤란한 새만금 수질개선 목적

정부는 새만금 담수호의 농업용지 구간 및 도시용지 구간의 수질목표를 각각 Ⅳ등급 및 Ⅲ등급으로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간 총 2조8천905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사업의 우선 순위를 4단계로 구분하고 1순위 사업에 총인(T-P)처리 시설 등 8개 사업, 2순위 사업에 하수관거 확충 등 30개 사업, 3순위 사업에 총인총량제 실시 등 5개 사업, 마지막 4순위 사업에 금강호 희석수 도입 등 2개 사업 등 총 45개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기로 계획되어 있다([표 2] 참조).

▲ [표 2] 새만금 담수호 수질개선 사업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개선 목적을 ‘농업용수 확보’ 및 ‘적극적인 친수활동이 가능하도록’이라고 설정한 것은 새만금 담수호의 물을 농업용수 및 위락용수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이해할 수 없는 계획이다.

첫째, 만경·동진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수자원 총량은 연간 23억㎥으로 그중 10억㎥이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1억5천만㎥이 생활용수로 사용되며, 나머지 11억5천만㎥은 용수로 사용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든다.

새만금 사업으로 조성되는 85.7㎢의 농경지를 경작하기 위해 필요한 농업용수의 양은 연간 6천만㎥에 불과함으로 그 농업용수를 별도로 확보할 필요가 없이 현재 어떤 용도로도 사용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드는 11억5천만㎥ 중에서 사용하면 된다.

둘째, 상류에서 농업용수나 생활용수, 축산용수 등으로 사용되어 오염된 물이 모인 새만금 담수호의 물은 그 평균체류기간이 85일이나 된다. 이와 같이 장기간 새만금 담수호에 물이 고여 있으면 그 수질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염된 물을 ‘적극적인 친수활동이 가능한’ 위락용수로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 새만금 유역은 만경강(왼쪽)과 동진강(오른쪽) 유역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 유역의 수질은 총인(T-P) 등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썩은 물을 위락용수로 사용할 수 없어

새만금의 물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만금 담수호 조성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 새만금 담수호는 상류 지역의 수질개선 사업으로는 그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없다. 새만금 담수호를 조성하는 것은 그 목적 달성에 실패함은 물론 없던 문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새롭게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새만금 담수호의 조성 목적 중 하나인 6천만㎥의 농업용수의 확보는 현재 남아도는 수자원 중 일부를 사용하면 된다. 고여서 썩은 물은 위락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 썩은 물로는 ‘부족한 수자원’을 충당할 수 없다.

또한 새만금 담수호의 물을 새만금 지역에 필요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공급할 수는 없다. 새만금 지역에 필요한 깨끗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는 어차피 금강 유역의 대청호 등에서 끌어올 수밖에 없다.

새만금의 물 문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즉, 새만금 담수호를 조성하지 않으면 된다.

새만금 담수호를 조성할 경우 새만금 지역의 수자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물론 그 수질이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고, 수질 개선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수질개선을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담수호의 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도 없다.

새만금 담수호 조성계획을 백지화하더라도 현재의 새만금 지역 토지이용계획을 반드시 변경시킬 필요는 없다. 현재의 담수화 지역을 각각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로로 사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좋기 때문에 담수호 조성 목적의 하나인 위락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새만금 지역 농지조성 계획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간척지를 매립하고 염분을 제거하여 농경지로 만드는 비용과 농경지의 경작에서 발생하는 편익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 돌고 유휴농지가 증가하는 상황인데 당장 쌀을 증산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식량안보라는 이유를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10년이나 20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그러한 주장이 타당성이 있다 할지라도 10년 이내에 수질을 개선해야 할만큼 시급한 것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새만금 담수호 조성계획 백지화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흐름이 바로 바다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새로운 갯벌의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새만금 방조제 안의 갯벌은 수백만 년의 기간에 걸쳐 만경강과 동진강이 육지에서 실어 나른 토사와 유기물질 등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미래로 연장할 경우 수백만 년 후에는 새만금 방조제 밖에 제2의 ‘새만금 갯벌’이 생겨날 것이다([그림 1] 참조).

▲ [그림1] 만경강과 동진강의 해양 배수

 [『워터저널』 2012.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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