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발생 원인 정확한 규명·대책 필요

영양염류·수온·일조시간·수심·유속 등이 발생 주요 원인

 

 북한강에 녹조가 발생하는 이유

 

▲ 김 동 욱 교수

올해 여름 4대강 모두 녹조 발생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가물었다.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전국적으로 거의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었고, 같은 기간 동안 최고기온이 30℃에서 37℃에 이르는 폭염이 계속되었다.

그 결과 4대강 모두에 녹조가 발생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강의 경우 의암호에서 시작된 녹조가 팔당호를 거쳐 반포대교까지 발생했고, 낙동강의 중하류 수역과 합천댐 등에 녹조가 발생했으며, 금강 상류의 대청호와 중·하류 수역, 영산강 상류의 주암호와 동복호, 그리고 중·하류 수역에 녹조가 발생했다.

  

▲ 북한강의 녹조.
▲ 낙동강의 녹조.
▲ 금강의 녹조.
▲ 낙동강의 녹조.

 

녹조 발생의 원인

녹조발생의 주요 원인은 영양염류, 수온, 일조시간, 수심, 유속 등이다. 영양염류의 경우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녹조 발생의 원인물질은 총인(T-P)이다.

우리나라 4대강 본류의 총인의 농도는 0.04∼0.30㎎/L 범위이며, 소양호, 충주호, 대청호, 팔당호 등 주요 호소의 총인 농도는 0.02∼0.04㎎/L 범위이다.

총인이 녹조의 필수 구성 물질이기는 하지만 총인의 농도에 비례해서 반드시 녹조의 발생빈도와 발생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청호의 총인 농도는 0.019㎎/L이고 팔당호의 총인 농도는 0.044㎎/L임에도 불구하고 팔당호보다는 대청호의 녹조 발생 빈도가 훨씬 높다.

수온은 녹조 발생의 또 하나의 주요 원인으로,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녹조 발생 한계온도는 평균 23℃로 나타났으며, 여름철의 수온과 기온의 차이는 기온이 수온보다 약 5℃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조는 녹조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물 속의 조류는 일조에 의한 광합성으로 발생, 성장하기 때문이다. 녹조는 햇빛이 강렬하고 일조시간이 길수록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수심은 수온과 일조량에 영향을 주어 녹조 발생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동일한 유량이라도 수심이 깊으면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아지고 일조량이 감소하므로 녹조 발생량이 줄어든다. 유속은 수체 내에서의 총인의 농도 분포, 수온 및 일조량에 영향을 주어 녹조 발생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한강 유량, 남한강 2.8분의 1 불과

높은 수온과 많은 일조량, 얕은 수심이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예를 들어, 대청호의 경우 총인의 농도는 0.019㎎/L로 충주호의 0.021㎎/L보다 낮고, 소양호의 0.015㎎/L와 비슷한 수준임도 불구하고 충주호와 소양호에 비해 녹조 발생의 빈도가 훨씬 높고 발생 정도가 심각한 것은 소양호와 충주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많고 수심이 얕기 때문이다.

기온과 일조량이 비슷한 북한강과 남한강의 경우 북한강의 총인 농도는 0.025㎎/L, 남한강의 총인 농도는 0.067㎎/L로 남한강의 총인 농도가 북한강의 총인 농도의 2.7배임에도 불구하고 북한강에서 녹조가 더욱 빈번히 발생하는 것은 북한강의 유량이 남한강의 유량의 2.8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아 수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기 때문이다.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북한강에서의 녹조 발생은 높은 수온과 많은 일조량의 원인이 된 폭염과 가뭄 때문이다. 7월20일부터 8월14일까지 25일간 한강유역에는 강우가 거의 없었고([그림 1] 참조), 평균기온은 섭씨 29도를 기록했으며, 특히 8월1일부터 8월9일까지의 기간에는 평균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았다([그림 2] 참조). 북한강의 녹조는 137㎜의 비가 내린 8월15일을 고비로 발생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 [그림 1] 북한강유역 강수량(2012. 7. 20∼8. 22)

▲ [그림 2] 북한강지역 평균기온 변화(2012. 7. 20∼8. 22)


북한강의 녹조 발생은 과거에도 드물게 발생했던 것으로 1995년 10월1일자 경향신문에 ‘낙동·북한강 수계(水系) 녹조비상’이라는 제목으로 녹조 발생 사실이 보도된 것이 발견된다.

다만, 최근에 와서 북한강의 녹조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발생정도가 심각해진 것은 폭염과 한발이라는 자연적인 현상, 흔히 말하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패턴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최근 북한강의 녹조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발생정도가 심각해진 것은 폭염과 한발이라는 자연적인 현상, 흔히 말하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패턴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철염(鐵鹽) 사용으로 인한 녹조 발생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물 속의 철이 녹조의 발생과 독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현재까지 총인 등 영양염류를 주요 녹조 발생 물질로 생각해 왔으나 미량의 철이 유해 조류 발생의 동력(動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철염(鐵鹽)은 총인을 제거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에서 응집제로 사용될 수도 있고, 자연적으로 발생되어 하천이나 호소에 유입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녹조는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그 발생 빈도와 정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수역의 녹조 발생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녹조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녹조 발생의 원인이 먼저 밝혀져야 하고, 녹조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고 과학적인 조사·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학적인 조사·분석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하고, 상당한 재원과 예산, 충분하고 적정한 연구기간이 주어져야 한다. 하나의 연구에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기간을 부여함으로써 사계절의 변화나 연간 변화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녹조 발생의 원인이 규명되었을 경우 그 대책도 단기적, 중기적 및 장기적으로 나누어 추진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대책은 녹조의 원인이 인위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녹조의 원인이 영양염류인 총인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라면 하수처리장 등 총인 발생원에서 총인의 배출을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고, 인을 제거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등에 사용된 철염 때문이라면 철염 대신 다른 처리제를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상수원 상류 이전 등 중장기적 대책 필요

녹조의 원인이 수온이나 일조량과 같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고 자연적인 것이라면 중장기적인 대책을 연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녹조의 원인이 수량 때문이라면 중장기적으로 저수시설의 건설 등에 의해 수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수량을 늘리는 것이 자연조건상 불가능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수량 감소와 수온 상승의 억제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상수원의 상류 이전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연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팔당호의 녹조 발생으로 수도권의 상수원수가 오염될 경우 녹조 발생에 비교적 안전한 소양호와 충주호의 물을 상수원수로 직접 취수하는 방안의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 팔당호의 녹조 발생으로 수도권의 상수원수가 오염될 경우 녹조 발생에 비교적 안전한 소양호와 충주호의 물을 상수원수로 직접 취수하는 방안의 연구도 필요하다. 사진은 광주시 분원리 부근 팔당호의 녹조현상.

[『워터저널』 2012.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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