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수 고도처리에 물산업 역량 집중 필요

 물산업 주요 대상은 하·폐수 고도처리…기술 개발·경제성 향상이 과제

 


▲ 김 동 욱  박사
생활하수, 공공수역 오염 주범

우리나라 생활하수 발생량은 2010년 기준 하루평균 1천611만1천195㎥이고, 생활하수 중 생물화학적요구량(BOD)은 2만5천 톤, 총인(T-P)은 70톤, 총질소(T-N)는 590톤이 각각 발생한다.

생활하수의 정화처리 후 공공수역에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하루평균량은 BOD 1천75톤, T-P 14톤, 및 T-N 177톤이다. 이와 같은 생활하수로 인한 오염물질의 배출량이 우리나라 공공수역의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BOD, T-P, 및 T-N이 각각 최대 61%, 88%, 64%이다.

우리나라 생활하수 처리수의 오염물질 농도기준(방류수 수질기준)은 그 수용하천이나 호소의 수질목표기준보다 훨씬 높게 설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은 1일 하수처리용량 500㎥ 이상인 경우 Ⅰ, Ⅱ, Ⅲ 및 Ⅳ지역의 구분에 따라 BOD, T-P, T-N의 방류수 수질기준은 Ⅰ과 Ⅱ지역에 대해서는 각각 5㎎/L, 0.2㎎/L, 20㎎/L이고 Ⅲ과 Ⅳ지역에 대해서는 각각 10㎎/L, 2㎎/L, 20㎎/L이다.

이것은 BOD의 경우 중권역별 수질목표기준의 5∼10배, T-P의 경우 하천에 대해서는 최대 100배, 호소에 대해서는 최대 200배, T-N의 경우 호소에 대해 최대 100배 이상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총대장균군의 경우 Ⅰa등급의 수질환경기준은 50개/100mL이나,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은 Ⅰ지역의 경우 10만 개/100mL로, 수질환경기준치보다 2천 배 높게 설정되어 있다.

 

합리적인 방류수 수질기준 설정 필요

우리나라 공공수역의 최대오염원인 생활하수 처리수의 방류수질기준은 수용하천이나 호소의 용량과 자정능력, 용수목적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천이나 호소의 특정지점의 BOD의 수질환경기준 또는 목표수질이 2㎎/L일 경우 상류의 생활하수 방류수의 수질기준을 현재와 같은 Ⅰ, Ⅱ, Ⅲ 및 Ⅳ지역과 같은 지역구분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생활하수 처리시설과 목표지점까지의 거리, 유량 등 주요변수를 사용한 수질예측모델에 의해 방류수 수질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것은 전국의 하수종말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하수 처리시설의 이와 같은 방류수 수질기준 설정방법은 환경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으로 목표지점의 수질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동일 규모의 하수처리장이라고 할지라도 목표지점에 가까운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치가 더 멀리 있는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치보다 더 작게 되어 상수원 등 목표지점의 근거리에 하수처리장의 설치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류 수역, 목표수질의 수십 배 초과

우리나라 공공수역 중 현재 수질목표를 달성한 곳은 거의 없다. 115개 중권역 중 한강 유역의 하천의 경우 28개 중권역 중 목표수질 Ⅰa등급 13개, Ⅰb등급 8개, Ⅱ등급 2개, Ⅲ등급 4개 및 Ⅳ등급 1개이고, 낙동강 유역의 하천의 경우 33개 중권역 중 목표수질 Ⅰa등급 9개, Ⅰb등급 15개, Ⅱ등급 5개, Ⅲ등급 3개, Ⅳ등급 1개이다.

금강 유역의 하천의 경우 22개 중권역 중 목표수질 Ⅰa등급 7개, Ⅰb등급 11개, Ⅱ등급 5개, Ⅲ등급 5개, 및 Ⅳ등급 1개이며,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하천의 경우 32개 중권역 중 목표수질 Ⅰa등급 8개, Ⅰb등급 19개, Ⅱ등급 3개 및 Ⅲ등급 2개다. 호소의 경우에는 55개 중 Ⅰa등급 30개, Ⅰb등급 18개, Ⅱ등급 4개 및 Ⅲ등급 3개다.

하천의 경우 전국 Ⅰa등급 37개 중권역 중 수질목표를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호소의 경우에도 Ⅰa등급 30개 중 수질목표를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특히,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의 영향을 받는 하류 수역의 수질은 목표수질의 수십 배를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생활하수를 고도처리해야 수질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 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의 영향을 받는 하류 수역의 수질은 목표수질의 수십 배를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은 탄천 하류 한강 유입지점.
 

생활하수로 인한 한강·낙동강 오염

물산업의 주요 대상은 상수원수와 하·폐수다. 상수원수 처리기술은 물 극빈국가에서 생존을 위한 기술로 발전되어 왔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담수가 없는 지역의 대표적인 용수생산기술이지만 세계적인 시장이 넓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인 물 산업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없다.

상수원수의 고도처리 기술은 상수원수가 심하게 오염된 경우에 적용되는 기술이고, 세계적으로 극심하게 오염된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역시 세계적인 물 산업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낙동강의 상수원수 수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15개소의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설치·운영되고 있고, 한강 유역에서는 현재 서울시가 수천억 원의 재원을 투자해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4대강 유역에서 물이 가장 풍부한 한강 유역과 물의 절대량이 많은 낙동강 유역에서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설치되었거나 설치되고 있고, 물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강 유역과 영산강·섬진강 유역에서는 일반정수처리 시설로 상수원수의 정수가 가능한 것은 한강 유역과 낙동강 유역은 상수원수를 유역의 중·하류에서 취수하기 때문이다.

한강 유역의 경우에는 수질이 상대적으로 좋고 수질오염 사고나 유해화학물질 등의 유입 위험성이 거의 없어 수질이 안정적인 소양호나 충주호와 같은 상류 호소 대신, 상류에 대규모 오염원이 밀집되어 있고, 유해화학물질의 유입 가능성과 수질오염 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수질이 매우 불안정한 하류의 호소나 하천에서 상수원수를 취수하고 있어 고도정수처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낙동강의 경우에도 수질이 상대적으로 좋고 수질오염 사고나 유해화학물질 등의 유입 위험성이 거의 없어 수질이 안정적인 안동호나 임하호, 합천호와 같은 상류 호소 대신 상류에 대규모 오염원이 밀집되어 있고, 유해화학물질의 유입 가능성과 수질오염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낙동강 중·하류의 하천에서 상수원수를 취수하고 있어 고도정수처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물산업 시작과 끝은 하수 고도처리

상수원수의 고도처리나 해수담수화 등을 대상으로 한 물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 등 특·광역시의 수도 사업 중 민간 참여가 가능한 분야로서 정수처리장 운영 정도에 불과하고 그것마저 공사형식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방의 소규모 정수시설은 경제성이 없고 민간 참여가 불가능해 생활용수 등 용수공급을 대상으로 하는 물산업은 아직까지 뚜렷이 전망되는 것이 없다. 다만, 정수처리 시설 등 상수도 시설과 장비, 기자재, 상수도 운영기술 등은 우리나라가 적극 참여할 물산업 분야가 될 수 있다.

생활하수는 우리나라 공공수역 수질오염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생활하수의 고도처리가 우리나라 역량을 집중시킬 가치가 충분한 물산업 분야다. 생활하수의 고도처리는 상수원수의 수질을 개선함으로써,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부작용의 가능성이 큰 고도정수처리의 필요성을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다.

그리고 생활하수의 양은 사용된 상수원수에 비례해서 발생하고 모든 국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 시장은 세계적이고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물산업의 시작과 끝은 생활하수 등 하·폐수의 고도처리라고 할 수 있다.

 

고도처리 문제점은 기술성·경제성

이와 같이 하·폐수 고도처리는 세계적인 물산업의 좋은 대상이고 상수원수의 수질을 포함한 모든 수질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다. 그러나 하·폐수 고도처리의 문제점은 기술성과 경제성이다.

하·폐수 중에는 일반적인 유기물이나 영양물질뿐만 아니라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유독물 등 미량유해물질이 있어 현재의 기술로는 처리할 수 없는 것이 포함되어 있고, 앞으로 그러한 물질의 종류와 양이 증가할 것이다.

이의 처리를 위해서는 새로운 처리기술이 계속해서 개발되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처리기술의 개발은 개발에서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커 개인은 물론 국가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하·폐수 처리기술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 물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이 가능해질 수 있어 하·폐수처리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의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하·폐수 고도처리의 다른 하나의 문제는 그 처리의 경제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생활하수 처리비용은 2010년 기준 연간 6조3천299억 원으로, 생활하수 ㎥당 처리비용은 1천154원이고, 하수처리장 비용만 ㎥당 534원이다.

한편, 2010년 기준 상수원수 ㎥당 처리비용은 1천13원이고, 정수처리장 비용은 ㎥당 413원이다. 고도정수처리 비용이 총비용의 10% 수준이라는 한 조사결과를 적용하면 고도정수처리 비용은 ㎥당 514원이 되어 생활하수 ㎥당 처리비용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새로운 하수처리기술이 개발되어 기존의 하수처리기술보다 경제성이 뛰어나고 환경호르몬, 미량유해물질 등 고도정수처리에 의해서도 제거되지 않는 물질이 새로운 하수처리 기술에 의해 제거된다면 국내와 세계의 하·폐수처리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생활하수 처리를 위해 하수관거와 하수종말처리장 등 하수도 시설의 개량, 정비, 확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으나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투입재원의 불충분, 기술개발의 미흡, 전근대적인 운영체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폐수 고도처리기술의 개발과 경제성의 향상은 국내의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국내의 물산업을 발전시키고 세계의 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수처리기술의 개발은 하수구역 밖에 설치되어 있는 개인 가정 등의 정화조의 성능을 개선하는, 조그만 기술개발부터 시작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워터저널』 2012.11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