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종합적인 조사·분석·평가 필요
종합평가단 구성…환경적·경제적·사회적·정치적 영향 검토해야
 

▲ 김 동 욱 박사
 수해 방지의 필요성은 4대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홍수피해 규모의 기준에 의해 판단될 수 있다. 4대강 유역의 홍수피해의 연평균(2002∼2006년) 규모는 최대 2조7천억 원에서 최소 1조5천억 원의 범위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론자간 그 주장들이 서로 다르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1조5천억 원은 전국적인 홍수피해액이고, 그것을 4대강 본류에 국한시켰을 경우에는 8천800억 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투입된 금액과 홍수방지로 인한 피해액 감소분의 크기다. 홍수방지비용이 홍수피해 감소편익보다 작으면 수해방지 목적이 타당한 것이고, 그 반대이면 4대강 사업의 수해방지 목적은 타당하지 않다는 말이 된다.
수해방지 목적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보의 설치에 대한 대안의 검토다. 수해를 방지하는 방법은 4대강 지류의 중·상류 지점, 오염원이 거의 없는 적정한 위치에 다수의 소규모 저수시설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고, 4대강 본류의 범람원의 개발을 억제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자연의 물길이 제방의 축조 등 인공적인 구조물에 의해 과도하게 침범될 경우, 2008년 8월 미국의 뉴올리언스 지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해 받은 피해와 유사한 자연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뉴올리언스 지역은 80%가 해수면보다 낮은 지대로 되어 있다. 즉, 사람들이 자연의 물길을 과도하게 점거하고 있었기 때문에 홍수피해의 규모가 매우 컸던 것이다. 4대강 지류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홍수피해는 자연적인 물길을 침범한 과도한 개발 때문이다.

수자원 증대 목적의 타당성

 다음은 물 부족과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13억㎥의 새로운 수자원 증대 목적이다. 이것은 기후변화 등 자연기상의 변화와 물 수요의 증가로 우리나라의 장래 수자원 공급이 부족하리라는 예측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목적은 2가지 측면에서 타당성이 증명되어야 한다. 하나는 장래 물 부족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이다. 혹자는 우리나라는 가까운 장래에는 물이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혹자는 2005년, 2010년, 2015년 등 시점과 구체적인 물 부족량을 적시하면서 장래의 물 부족을 강조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생활용수나 공업용수의 단수 등의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물이 부족하지 않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장래 물 수급에 관한 예측의 정확성이 4대강 사업 목적의 타당성을 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다른 하나는 새롭게 증대된 수자원 13억㎥의 용도와 수질문제다.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위락용수 등은 그에 적합한 수질기준이 만족되어야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수질목표가 2등급일 경우 그 물을 1등급의 수질을 요구하는 생활용수로는 사용할 수 없다.

▲ 4대강 사업은 다목적 사업이고, 그 영향도 환경적인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영향, 문화적인 영향, 사회적인 영향, 정치적인 영향 등 다양하므로 향후 대책은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마련돼야 한다. 사진은 낙동강 창녕함안보 전경.

수질개선·생태계 복원 목적 타당성

 마지막으로 수질 개선 및 생태계 복원 목적의 타당성이다. 먼저 수질개선은 그 개념을 정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수질환경기준을 보면, 하천의 경우 수소이온농도(pH),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부유물질량(SS), 용존산소량(DO), 총인(T-P) 및 대장균군의 7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질환경기준은 항목별로 Ia등급(매우 좋음)에서 VI등급(매우 나쁨)의 7개 등급으로 구분되고 각 등급별로 오염도가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수질환경기준 체제에서 구체적인 하천수역에 수질등급을 부여하는 방법은 위의 7개 항목 중 가장 오염도가 높은 항목에 해당되는 수질등급을 그 하천수역의 수질등급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하천의 총인(T-P)농도가 Ⅲ등급이고, 나머지 3개 항목의 오염도가 Ia등급일 경우 그 하천의 수질등급은 Ⅲ등급이 된다. BOD 등 제한된 항목의 농도를 기준으로 하천에 수질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수질개선 목표로 전국적으로 현재 좋은 물 달성률을 60%에서 80%로 높인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수자원의 수질은 그 용도에 적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수질관리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과 인력,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자원의 수질은 그 용도를 만족하는 수준까지만 개선되어야 하며 그 이상의 투자는 낭비가 되기 때문이다.
 전국의 모든 수역을 ‘좋은 물’의 수질로 개선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농업용수는 ‘보통’ 정도의 수질을 유지하면 된다. 농업용수를 ‘매우 좋음’의 수질로 개선하는 것은 낭비(waste)이고, 낭비는 곧 폐기물(wastes)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수질개선 방법의 타당성

 다음은 수질개선 방법의 타당성 검토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자연법칙이다. 다시 말해 물의 흐름을 느리게 하는 보가 바로 수질개선의 기능을 한다는 것은 자연법칙에 어긋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물에 빠져도 죽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수 없듯이 보가 수질개선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연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보 자체가 수질을 개선한다는 사실은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다.
 이것은 보의 건설에 의한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무엇인가 인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 중 하나가 4대강에 유입되는 생활하수의 총인(T-P) 처리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계 복원’에 대해서도 그 정확한 개념의 정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강수는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4대강의 지천들은 비가 오지 않는 계절에는 거의 건천으로 되고 그 영향으로 본류의 하상계수가 매우 높아진다.
 하상계수가 높다는 것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강바닥의 일부분에만 얕은 물이 흐른다는 것을 말한다. 4대강 본류의 생태계는 이와 같은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 생성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를 건설하면 이러한 자연적인 조건이 변하면서 지금까지 생성·유지되어 온 생태계와는 상당히 다른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게 된다. 따라서 보의 건설에 의해 달라지는 생태계는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 만들어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문제점은 이와 같이 인위적으로 창조된 새로운 생태계가 바람직한 것이며, 기존의 자연적인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과 순영향이다.

▲ 4대강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분석과 평가 결과에 따라 4대강 사업은 일부 수정·보완될 수도 있고, 그 이전 상태로 복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은 영산강 송촌보 전경.

4대강 사업, 종합적인 조사·분석 필요

 4대강 사업은 다목적 사업이고, 그 영향도 환경적인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영향, 문화적인 영향, 사회적인 영향, 정치적인 영향 등 다양하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향후 대책은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마련돼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주요 환경적 영향은 수질과 생태계 문제다. 보에 모인 물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 자체가 수질오염물질의 정화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로 유입되는 물의 수질을 개선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하수와 같은 점오염원의 오염물질을 고도 처리해야 한다.
 생태계 문제는 보의 설치 이전의 생태계 주요 구성요소의 교란이나 파괴를 가능한 방지하면서 보의 설치로 인해 새롭게 창조되는 생태계가 바람직한 생태계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수질과 생태계 등 환경구성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 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보 설치로 인한 수질과 생태계의 영향은 다양한 자연적·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영향의 평가는 투입과 산출을 비교해 교량하는 작업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비용은 고정투자비용과 운영비용으로 구분될 수 있다. 고정투자비용은 시설설치 등에 투자된 비용으로 지금까지 22조 원 수준이다.
 운영비용은 16개 보를 비롯한 시설의 유지관리비 등이 주요 항목이 될 수 있고, 보의 수질을 유지·개선하기 위한 생활하수 중 총인 고도처리와 비점오염원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물질 처리 비용 등도 주요 구성항목이 될 것이다.
 4대강 사업의 목적 중 수자원 장래 수급분석, 보 설치에 의해 증대된 수자원의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한 조사·분석도 필요하다. 또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사회적·정치적 갈등 등 비환경적·비경제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적정수준의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 종합평가단 구성 필요

 이상적인 4대강 사업의 조사, 분석 및 평가, 그리고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찬성자와 반대자 모두의 차분한 자세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4대강 사업 역시, 장점과 단점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장점과 단점 중 어느 것이 크고 중요한지에 대한 평가이다.
 우리가 수질을 평가할 때 수질환경기준의 모든 항목을 평가해야 하듯이, 4대강 사업 평가도 주요 환경적·경제적·사회적·정치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부문별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 구성되는 종합평가단을 구성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몇 가지 단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당장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졸속 4대강 사업’에 대해 ‘졸속 대책’으로 맞서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그렇다고 몇 가지 단편적인 장점과 불확실한 예측자료 등을 가지고 ‘성공적인 4대강 사업’을 고집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분석과 평가 결과에 따라 4대강 사업은 일부 수정·보완될 수도 있고, 그 이전 상태로 복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워터저널』 2013.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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