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 파문’ 1위 올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채영복)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과학기술계 및 언론계 인사로 구성된 과총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위원회’는 ‘황우석 교수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 파문’을 올해의 가장 큰 과학기술 뉴스로 꼽았다.

이번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은 과학전문기자 4인과 302개 학회, 33개 정부 출연연, 139개 기업부설연구소가 추천한 후보 뉴스 55개를 토대로 과총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위원회’가 최종 선정했다.

다음은 위원회가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매겨 순위를 정한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와 뉴스별 내용 및 의미다.

■ 2005년 과학계 10대 뉴스 ■

 1. 황우석 교수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 파문
 2. 세계 최초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3.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지 선정
 4. APEC에서 빛난 ‘와이브로’ 시연과 국제표준 채택
 5. 지상파 DMB방송 세계 최초 서비스 시작
 6. B형 DNA에서 Z형 DNA로의 전환 수수께끼 규명
 7. 초음속 훈련기 T-50 1호기 출시
 8. 암 억제 유전자 규명
 9. 세계 최초, 정부 ‘과학기술 국채’ 발행 결정 
 10. 한국형 휴먼로봇 ‘휴보’ 탄생

1. 황우석 교수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 파문

MBC PD수첩의 의혹제기로 시작된 황우석 교수의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진

   
위 파문이 생명 윤리규정 위반은 물론 논문 조작 사례까지 확인됐다. 황 교수팀의 연구 결과 재검증에 나선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는 “황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황 교수의 지시에 의해 고의로 조작됐다”는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진위 파문은 PD수첩이 ‘황 교수의 지시로 줄기세포 사진을 2장에서 11장으로 부풀렸다’는 공동 연구원의 증언을 보도하고 여기에 젊은 생명 과학인들이 줄기세포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결국 공동 연구자인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 지금은 없다”는 폭로 발언을 함으로써 전 국민과 세계 과학계에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이번 사건으로 황우석 교수 본인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은 물론 우리나라 과학계 역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끊임없는 문제제기로 진실을 고발한 젊은 과학인들의 자세가 세계 과학기술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2. 세계 최초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기술을 적용한 16기가비

   
트급 낸드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드높였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플래시메모리는 손톱만한 칩 안에 영화 20편 이상의 동영상과 8천곡의 MP3파일, 일간신문 200년 치 분량의 정보 저장이 가능하다.

이번 16기가비트급 낸드플래시메모리 개발은 향후 저장매체 패러다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데 종이→필름→테이프→CD→HDD로 진화해왔던 주요 저장매체의 바통을 낸드플래시가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또한 이번 성과는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Hwang's Law)을 재입증했는데 이는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메모리 신성장론’이 업계의 정설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그동안 이론적 한계라 일컬어지던 ‘50나노 대(代)’ 개발에 성공한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지 선정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 리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방폐장) 부지로 최종

   
확정됨으로써 19년간 표류해온 국책사업이 성공적으로 일단락됐다.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를 신청한 경북 경주·포항·영덕, 전북 군산 등 4개 시·군에서의 주민투표 결과, 89.5%의 가장 높은 찬성률을 획득해 최종 선정됐다.

지난 2003년의 부안 폭력사태에서 보듯 방폐장 입지선정 사업은 지역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온 국가적 난제였다. 이번 경주 방폐장 선정은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하고 해당 지자체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그동안의 접근 방법과 달리하면서 지역여론이 급반전한 데 따른 것이다. 선정과정에서의 지자체간 과열경쟁, 시민?환경단체의 반발 등 일부 부작용은 있었지만 정부의 일방적 판단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해당 지역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국책사업을 결정한 모범사례로 기록될만 하다.

4. APEC에서 빛난 ‘와이브로’ 시연과 국제표준 채택

휴대용 무선인터넷 서비스 ‘와이브로’가 내년 4월 상용화를 앞두고 부산 APEC 정상

   
회의에서 첫 선을 보였다. APEC에서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시연됨으로써 무선 IP 기반의 TPS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차세대 통신서비스 분야의 주도권 확보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와이브로는 2010년께 실현될 4세대 이동통신의 전 단계인 3.5세대 핵심기술로서 현존하는 이동통신 기술 중 가장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인 20Mbps를 보유한 차세대 통신서비스 기술. 와이브로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되면 개인생활과 기업업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 및 국가적으로도 디지털 콘텐츠, 홈 네트워킹, 미디어, IT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성장엔진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와이맥스(규격 명칭 802.16e)’로 국제전기전자학회(IEEE)로부터 국제표준 최종 승인을 받아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이동통신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 지상파 DMB방송 세계 최초 서비스 시작

5월 위성DMB 첫 전파가 발사된 데 이어 12월 지상파DMB 본 방송이 시작돼 이동멀

   
티미디어방송(DMB)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정보통신부 ‘IT 839정책’ 가운데 8대 서비스의 핵심 항목으로 손꼽히는 지상파DMB는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개발돼 독일, 중국, 멕시코 등 전 세계에 수출하게 된 최초의 방송 서비스다.

우리나라의 지상파DMB기술은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의 공식 표준으로 채택됐으며 이는 유럽 디지털오디오방송(DAB) 표준을 기반으로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기도 하다. DMB시장은 2010년이면 연간 국내 시장 규모가 1조 4000억 원, 세계 DMB시장은 35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며, 지상파DMB 기술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2010년 세계 DMB 시장의 39%를 차지해 139억 달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 B형 DNA에서 Z형 DNA로의 전환 수수께끼 규명

성균관대 김경규 교수, 중앙대 김양균 교수, 성균관대 하성철 박사팀은 생체 내에서

   
주로 오른쪽 나선 형태인 B형 DNA가 단백질을 만들 때 왼쪽 나선형태인 Z형 DNA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두 DNA 연결부위의 구조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Z형 DNA의 형성을 조절하는 신약물질의 개발을 통해 암이나 천연두 같은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으며 B형과 Z형 DNA의 연결부위의 구조 변화를 이용한 초감도 센서 개발의 가능성도 높아져 생명공학의 새로운 돌파구 열리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7. 초음속 훈련기 T-50 1호기 출시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인 ‘T-50’ 1호기가 출고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2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개발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T-50’ 고등훈련기는 지난 1992년부터 5년간의 탐색개발 과정을 거쳐 1997년 본격 개발에 착수됐으며, 지난 13년간 의 개발기간 동안 총 6조4118억 원이 소요되는 대장정의 연구 프로젝트였다. 

공군의 관리 하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T-50’은 우리나라가 부품개발, 조달, 설계의 98%를 담당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산 항공기다. ‘T-50’은 11월에 ‘두바이 에어쇼’에서 최고참가업체상(Best Stand Award)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 초음속비행기 수출국가로 도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8. 암 억제 유전자 규명

2005년은 암 억제 및 암 전이 억제 연구에 있어 두각을 나타낸 해이기도 했다. 서울

   
대 김성훈 교수팀이 세포내에서 단백질을 만드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p18 유전자가 암 억제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 이를 과학저널 ‘셀’에 게재했다. 또 같은 대학 백성희 교수팀은 ‘KAI1’이라는 유전자가 암전이 억제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연구팀은 p18 유전자의 기능을 손상시킨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p18이 세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백혈병과 간암 환자들 중 절반 가량이 p18 유전자 기능의 손상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백 교수팀은 암 전이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LNCaP)와 여기에 KAI1 유전자가 발현해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세포주(KAI1/LNCaP)를 만들어 실험용 쥐에 각각 주사한 결과 KAI1 유전자가 발현하는 쥐는 그렇지 않는 쥐에 비해 폐에 암이 전이되는 빈도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했다. 우리나라 연구진의 암 억제 유전자 발견은 암 예방과 진단,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영역의 암 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으며,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 세계 최초, 정부 ‘과학기술 국채’ 발행 결정

정부가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초점을 ‘미래를 위한 신성장동력 창출’에 맞추고 이를

   
위한 지원책으로 과학기술 국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 중 「과학기술기본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사업과 ‘과학기술 펀드 조성’ 사업 등에 쓰일 예정인 과학기술 국채는 2006년에 2700억 원 규모로 처음 발행돼 해마다 채권 발행액수를 늘려가게 된다. 

과학기술 국채발행은 과학기술 선진국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세계 첫 사례로서 참여정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걸고 있는 애착과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혁신 사례라는 것이 과학기술계의 중평이다.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연구개발에 우선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성과중심의 연구개발 풍토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

10. 한국형 휴먼로봇 ‘휴보’ 탄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교수팀이 3년간의 작업 끝에 한국형 휴먼로봇 휴보

   
(HUBO)를 탄생시켰다. 휴보는 손가락을 각각 따로 움직이는 기능이나 부드러운 몸동작에 있어 일본의 아시모(ASIMO)를 능가한다는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혼다가 인간형 로봇 아시모의 개발을 위해 15년의 개발기간과 3000여억 원의 비용을 쏟아 부은 것에 비하면 짧은 연구기간 내에 탄생한 휴보는 한국 로봇기술력의 개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보는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아인슈타인의 얼굴을 한 ‘알버트 휴보’로 선보여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한국의 로봇기술을 과시하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이 휴보와 한국의 로봇기술에 큰 관심을 표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휴보의 탄생은 한국의 로봇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음을 입증하는 근거로 인간형 로봇분야에서 일본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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