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관리정책, BOD서 총인으로 전환 필요

총인, 하천·호소 오염 주범…효율성·경제성 갖춘 처리기술 개발해야

 수질관리의 방향 전환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4대강 수질

▲ 김 동 욱 박사
1998∼2012년 기간 중 4대강 수질개선을 위해 다른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부문을 제외한 환경부 소관 예산만 18조 원 이상이 투입되었으나 주요 수질지표인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총인(T-P) 및 총대장균군수 중 BOD를 제외한 다른 수질지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의 경우, 지난 15년 간 남한강의 상류인 소양댐의 T-P 및 COD의 수질은 각각 0.016㎎/L 및 2.2㎎/L로,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그림1], [그림2] 참조),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댐의 T-P 및 COD의 수질은 각각 0.043㎎/L 및 3.5㎎/L로 오히려 조금이나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3], [그림4] 참조).

 

 

 


 
 

낙동강, 금강 및 영산강의 경우에도 지난 15년 간 수질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낙동강 주요 지점의 T-P의 수질은 다소 개선되기는 했으나 낙동강 하천수를 취수하는 부산시와 대구시의 상수원의 수질은 여전히 Ⅲ등급이며, COD의 수질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5], [그림6] 참조). COD의 농도가 증가한다는 것은 공장폐수 등에 함유된 난분해성 수질오염물질이 하천과 호소에 점점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중권역별 수질목표 달성 쉽지 않아

지난 15년 간 4대강의 수질이 거의 개선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COD와 같은 수질지표가 오히려 악화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물의 수질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팔당호 상수원, 부산시 상수원, 대구시 상수원 등의 수질문제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이들 상수원의 수질은 그 개선이 가능하며, 가능하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의 주요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개선 목표는 ‘중권역별 수질 및 수생태계 목표기준과 달성기간’에 의하면 Ia 등급이지만 COD, 부유물질량(SS), 용존산소량(DO), T-P, 총질소(T-N), 클로로필-a의 현재의 수질은 각각 Ⅱ, Ⅲ, Ia, Ⅲ, Ⅵ, Ⅲ등급이다.

이들 각각의 항목에 대해 모두 Ia등급 수질목표의 달성은 현재의 여러 가지 여건에 비추어 볼 때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며, 그 달성이 가능할 경우라도 천문학적인 투자와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수역 용도, 자연·사회적 여건 고려를”

하천과 호소 수역의 수질목표는 용수 목적에 따라 설정되어야 하며, 수역의 용도는 자연·인문·사회적 여건에 따라 설정돼야 한다.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수역은 개발과 오염원의 입지가 자연적인 여건에 의해 제약을 받는 상류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수역이 중류나 하류에 위치하면 수질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상류의 개발 가능한 토지의 개발에 막대한 직·간접 비용이 낭비되어 국가 전체적인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팔당호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유지하기 위한 하수처리 비용, 주민지원 비용 등 직접 비용은 물론, 그 상류의 토지 이용이 크게 제한됨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기회비용의 상실을 모두 고려할 경우 상수원으로서 팔당호의 위치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유역 면적이 한강과 낙동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금강과 영산강·섬진강의 상수원수의 수질문제가 해결된 것은 금강 상류의 대청호와 영산강·섬진강 상류의 주암호, 동복호 등 상류 호소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역 면적이 넓은 한강과 낙동강의 경우 상수원수의 수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상수원이 강의 중류, 또는 하류에 위치하고, 하천수를 상수원수로 취수하기 때문이다. 팔당호는 수리적인 면에서 본다면 ‘하천형 호소’라고 할 수 있다. 대형 상수원은 반드시 상류에 있는 대형 호소라야 한다.

“용수목적별 수질기준 세분화해야”

현재 하천의 생활환경 기준은 BOD 등 7개 항목이고, 호소의 생활환경 기준은 COD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수질은 Ia부터 VI까지 7개 등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어떤 하천이나 호소의 일정 수역의 수질목표가 Ia 등급으로 설정되어 있을 경우 해당되는 모든 생활환경 기준 항목에 대해 Ia등급이 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생활환경 기준의 모든 항목을 모든 용수에 대해 일률적으로 설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상수원수의 생활환경 기준으로 COD, SS(부유물질), T-N(총질소), 및 분원성대장균 군을 설정하면 충분할 수 있고, 수영용으로 사용되는 하천이나 호소 수역의 생활환경 기준 항목으로 분원성대장균군, SS, 및 수소이온농도(pH)를 설정하면 충분하다.


▲ 한강과 낙동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금강과 영산강·섬진강의 상수원수의 수질문제가 해결된 것은 금강 상류의 대청호(사진)와 영산강·섬진강 상류의 주암호,동복호 등 상류 호소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용수목적별로 수생생물 보호 기준, 상수원수 보호 기준, 수영용수 보호 기준, 담수어 보호 기준, 조개류 보호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호주는 수생생물 보호 독성물질 기준, 수생생물 보호 퇴적물질 기준, 농업용수 보호 수질기준, 인간 섭식 보호 수생생물 수질기준, 위락 심미용수 수질기준, 가축 음용수 수질기준 등 물의 용도에 따라 구체적인 수질항목과 한계 농도를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수질관리는 자연의 순리 따라야”

금강유역의 상수원인 대청호와 용담호, 영산강·섬진강유역의 상수원인 주암호와 상사호, 그리고 동복호가 있어 그곳 상수원수의 수질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었다. 그것은 상수원의 2대 필수조건인 ‘상류지역’과 ‘대형호소’라는 자연적인 조건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강유역의 팔당호 상수원과 낙동강유역의 낙동강 하천 상수원의 수질문제는 그 상수원들이 이러한 자연적인 조건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그 수질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 최소의 노력과 비용으로 최고 수질의 상수원수를 얻을 수 있다. 한강유역과 낙동강유역의 상수원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나라 수질관리 문제는 그 반 이상이 해소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수질관리정책 방향 수정 필요

현재 우리나라 수질관리정책의 중점이 되고 있는 수질오염물질은 BOD이다. 그러나 BOD 자체는 오염물질이 아니고, DO와의 관계에서만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4대강 유역의 DO 수질은 오염원이 밀집한 도시 하천의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Ia등급의 수질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하천의 BOD 수질은 현재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BOD에 관한 한 생활하수, 공장폐수, 축산폐수 등 점오염원이나 개발지역 등의 비점오염원의 관리가 지금과 같이 수준으로 유지되면 충분하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 수질관리의 표적 수질오염물질을 BOD에서 T-P 등으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 T-P는 영양물질로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T-P의 주요 오염원인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등의 처리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그 처리기술은 오염물질 제거의 효과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앞으로 수질관리의 방향은 새로운 표적수질오염물질의 설정과 그 관리를 위한 수질관리체제의 구축, 그리고 표적 수질오염 물질 처리기술의 개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워터저널』 2013.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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