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규 홍 중앙대 토목공학과 교수

[2006 신년 특집]  하수관거정비 BTL사업

 

사전예방형 하수관거 유지관리 필요

기존 하수관거 정비사업, 관 막힘·냄새·붕괴 등 문제점 초래
예방적 사전관리+사후 대응방식의 유지관리비용 최적점 찾아야


 

   
도시의 지하기반시설이 건설된 후 노후화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기반시설의 노후화에 따라 그 자산가치는 하락하지만, 자산가치 하락에 관한 정밀한 정량화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반시설의 자산가치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을 유지하게 된다. 상하수도와 같은 지하기반시설의 기능상실의 원인은 반드시 시설의 수명 때문이 아니라, 시공 시 작업의 질과 제 3의 피해에 따른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후화 되어 가는 시설물의 기능을 보전하기 위해 전체시스템의 그 구성요소에 대한 유지관리활동에 관한 체계적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더욱 엄격해지게 될 환경규제와 고객만족의 차원과 정치적인 압력에 의해, 사회기반시설물의 유지관리가 더욱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더욱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하수도사업이 한 때 상대적으로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에 치우쳐져 있어 처리장 건설이 완료된 후에도 처리장 유입수질이 설계수질에 미치지 못하여 문제를 야기시키게 됨을 파악하고 환경부에서 2002년도를 하수관거 정비 원년의 해로 정한 바 있다. 그 후 한강수계 하수관거정비 시범사업, 댐상류 지역 하수도시설 확충사업, 하수관거정비 BTL사업 등 전국적으로 활발한 하수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책임설계와 책임시공의 문제 뿐 아니라 책임운영과 책임 있는 유지관리의 문제가 매우 중요한 것을 인식하여 하수도사업에도 민간자본투자방식, 민간위탁방식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하수도의 운영 및 유지관리방법론에 대해 조사되어 설계에 반영되고 있으며, 많은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

1. 선별적인 하수관거 정비

지하기반시설은 필연적으로 노화하며, 장래에 일어날 그 기능의 상실과 파손과 파괴의 가능성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 호주, 일본 등지에서도 1990년대에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모두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과정에서 대체로 유사하게 하수관거조사를 통해 관거의 불량등급을 평가하여 일반화된 평가기준에 따라 불량하수관거와 비불량하수관거를 구분하고, 또 높은 위해도와 낮은 위해도의 관거를 구분하여 불량하수관거 또는 높은 위해도의 관거에 대한 보수를 실시하는 방법론을 사용하였다.

   
▲ 하수관거 정비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하수관거의 막힘, 냄새, 붕괴 등의 많은 문제는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일반화된 평가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한 실용적인 지침이긴 하지만, 이러한 접근방법이 모든 배수유역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하수도정비매뉴얼의 불량하수관거를 정의하는 기준은 대부분 노후화 된 도심의 하수관망에서 수행된 관거조사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신설된 배수유역의 불량하수관거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가 많이 발견되어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유지관리는 더 잘 이루어진 듯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기존 하수관거의 정비와 함께 신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 많으며, 불량하수관거가 일단 개량이 된 후에는 전체 시스템의 유지관리는 더 중요하게 된다.
그래서 미리 선택된 하수관거들에만 유지관리활동을 집중할 때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배수유역 내에 유지관리가 더 효과를 발휘하게 될 배수분구와 구역, 하수관거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과거의 배수유역에서의 관거 성능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비한 사전예방적 유지관리활동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적절한 해석기술의 개발도 필요하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정비방법에 의해 선별적으로 하수관거 정비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하수관거의 막힘, 냄새, 붕괴 등의 많은 문제는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비불량하수관거, 낮은 위해도 등으로 평가되어 정비대상에서 제외된 하수관거는 대체로 소구경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소구경관에 종종 관 경사의 처짐, 퇴적물 발생, 연결관 돌출, 침입수 발생, 폐콘크리트 부착 등으로 오히려 대규모의 중요한 지역의 하수관거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하수관거들은 우선적으로 조치하지 않으면 장래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2. 사후대응형 유지관리와 사전예방형 유지관리

전세계의 공학자들은 도시배수체계에 대해 수동적인 사후대응형 (Reactive fix-on-failure)유지관리보다는 능동적인 사전예방형 (Proactive and Preventive) 유지관리방법을 취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견해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 원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시설물의 종류에 따라 시설의 파손에 대한 여파가 적을 때에는 사후대응형 방식이 유리하며, 안전상 중요한 시설물의 경우에는 예방형 방식의 유지관리가 적합하다. 시설물의 관리계획 방법에 따라 상황이 발생한 후에 대처하는 수동적 방식과 상황을 예측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는 능동적 방식의 유지관리가 있다.
예를 들어 성수대교의 붕괴사고의 경우 사후대응형보다는 절대적으로 예방형 관리에 치중했어야 할 것이다. 하수도의 경우는 댐, 장대교량의 붕괴와 비교할 때 시설의 파손에 대한 여파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절대적으로 사후대응형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경제적인 방법이 아닐 것이다. 결국은 예방적 사전 관리방식과 사후 대응형 방식이 혼합된 형태의 계획을 수립하되 유지관리비용이 최소가 되는 최적관리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편, 모든 비불량하수관거에 대해 사전예방적 유지관리방식을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은 관거조사 비용이 편익을 초과하게 되어 비경제적일 수밖에 없다. 영국의 Orman과 Clark(1994)은 비불량하수관거에 관한 우선적인 조사와 보수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제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연구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그들은 비불량하수관거에 대한 계획적인 유지관리는 파괴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소규모 지역의 관 파괴율을 저감하기 위해서만 실시되어야 하며, 관 막힘의 반복적 상황이 1년에 한 번 이상 발생한 곳에 한하여 실시되어야 한다고 결론을 제시하였다.

3. 비불량하수관거 정비에 관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영국의 Fenner 등(2000)은 영국 Water industry가 사전예방 유지관리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과거의 관거데이터와 자산정보를 해석함으로써 의사결정 지원모델을 개발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이 모델의 첫 단계는 GIS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정의된 일련의 500×500m 그리드에 포함된 관거 데이터 해석이다. 각 그리드 내 (그리드 내 과거사건발생빈도에 기초해) 하수관거 파괴가능성(likelihood)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각 그리드별로 중요도consequence factor)를 할당하였다. 가능성과 중요도를 2차원 위해도 그림(critical grid square)에 조합해 그려 넣는다. 이 그림에 단순비용모델을 적용해 가장 경제적인 정비방법을 설정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 하수관거 정비사업 추진 시 하수관거의 물리적 특성, 파손상태 등에 관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 표준화가 필요하다.
둘째 단계는 베이시안 통계모델을 적용하여 가장 위해도가 큰 그리드에 있는 각 하수관거 길이별 성능을 분석한다. 이 단계를 통해 각 관거의 특성에 기초하여 배수유역 전체에 대해 파괴확율을 구한다. 각 관거의 특성은 특정한 특성의 관거가 평균파괴율보다 높은 파괴율을 갖는지를 결정하는 진단비(diagnostic ratio)를 이용하여 결정한다. 이러한 특성을 그룹핑하여 전체 파괴확률을 구하는데 이 때 베이시언 정리를 이용한다.
그리고 나서 그 확률에 따라 관거의 등급을 정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여 하수관거 유지관리 프로그램에서의 관거의 우선 순위를 결정한다. 이 방법의 장점은 기존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전형적인 경우 전체 하수관망의 분석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단점은 각 관거별로 등급을 매길 때 자산정보와 각 사건정보를 상호 연결하는 데이터의 처리량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에서는 CCTV조사를 이용해 하수관거를 상태별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는 하수관의 기술적 상태를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였다(Rostum et al., 1999). 하수관상태 등급사이의 전이개념을 이용하여 하수관거의 열화과정을 수식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노르웨이의 하수관거(상수도관도 포함)의 90%의 디지털 형식으로 GIS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추가로 매우 오래된 하수관거 파괴에 관한 기록과 CCTV조사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노르웨이 표준방법(NORVAR, 1998)에 따라 관거의 등급을 매기고, 환경적인 손실과 재산상의 손실과 같은 관거 파괴의 중요도와 관거의 기능도에 관한 분석을 행한다.
하수관거 열화과정의 예측은 코호트 생존모델(cohort survial model)에 기초하여 예측하였다(Herz, 1998). 여기서, 코호트는 특정파괴확률을 갖는 같은 시기에 설치된 하수관거 요소의 집합으로 정의한다. 하수관거 시스템 전체의 상태생존함수를 이용해 Herz분포의 형태로 여러 등급사이의 전이확률을 나타낸다.
데이터베이스(DB)의 정보를 이용해 상태생존함수를 보정하고, 주어진 배수유역에서 관거상태의 전이를 표현하는데 활용한다. 이 방법으로 어느 시점에 어느 등급을 유지하는 관거의 비율을 결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노르웨이의 트론다임 지역에 적용하여, 모든 관거의 50%가 35년 후에 상태등급 2 또는 그보다 나쁜 상태에 도달하게 됨을 알게 되었다(Harold, 1998). 이 방법의 주요 단점은 완벽하고 장기적인 하수관거 파손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성과지수를 이용하여 하수관거 시스템에 관한 표준화된 성능평가방법을 개발하였다(Cardosa et al., 1999). 이 방법은 3가지 구성요소에 기초하며, 첫째, 하수관망 특성 또는 상태변수의 수치를 수리 모델 또는 수질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만들거나, 신뢰성 높은 데이터 기록으로부터 찾아낸다. 둘째로는 임의의 페널티 곡선을 이용해 결정변수에 등급을 매긴다.
끝으로 하수도관망의 운영자는 각 요소별 수준의 성능지수 값을 전체 시스템의 성능지수 값으로 통합한다. 이 방법을 통해 시스템 전체 뿐 아니라 각 구성요소에 대한 성능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성능평가결과는 일련의 운영상태에 따라 그림으로 제시될 수 있다. 하수처리장에서의 I/I 처리비용과 하수관거정비 비용을 최소화하는 최적화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정비우선순위 결정을 하는 연구들이 국내외에서 진행되었다.
외국의 하수관거정비를 위한 최적화 모델로는 미국의 Reyna (1993), Burgess(1994), deMonsabert와 Thorton(1997), deMonsabert et al.(1999), 그리고 호주의 Mohanathansan와 McDermott(1998)의 연구가 있는데, Fenner (2000)가 하수관거 유지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및 기술의 동향을 정리한 바에 의하면, 교통지체비용 등의 사회간접비용을 고려한 하수관거 정비를 위한 최적화 모델은 외국에서도 개발된 바가 없었다.
국내에서는 2001, 2002년에 관거정비를 통한 불명수량의 저감비용을 고려한 하수관거 정비의 최적화 모델이 개발되어 관거정비 우선순위와 투자효과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교통지체부담금 적용기준과 시간가치에 대한 비용 원단위, 교통지체비용 원단위를 이용하여 산출된 굴착교체공법과 비굴착공법에 대한 교통지체비용을 사용하여 GOOSER(Genetic Optimization Of SEwer Rehabilitation) 모델에 불명수 처리비용, 관거 정비비용, 유지관리비용 뿐 아니라 교통지체비용을 포함한 총비용을 최소화하는 모듈을 추가함으로써, 하수관거 정비의 최적화에 따른 적정예산의 산정, 교통지체비용을 포함한 경우와 포함하지 않는 경우의 각 관거별 제안보수시기와 각 비용의 비교, 계획 년도의 변동에 따른 하수관거 정비비용의 변화 등에 대하여 평가하였다.
교통지체비용을 제외한 기타 사회간접비용 중의 손실비용으로는 도로수명 단축비용, 환경비용, 안전비용, 영업손실비용 등이 있으나, 손실비용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가 너무 방대하여 대부분의 기타 손실비용은 특정한 수식이나 모델로 일반화하거나 정량화하기가 불가능하며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손실비용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과제로 남겨져 있다.

4. 퇴적물 발생의 위해

프랑스의 리용에서는 하수관망의 7개 지점에서 퇴적물의 깊이를 월별로 측정하여 이를 예측할 수 있는 개념적 모델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연구대상지역의 관거의 일반퇴적경향을 제시하였고, 각 구간별로 퇴적물 발생의 위해도에 관한 평가를 가능하도록 해 주었다. 이 작업은 퇴적물 발생과 관련한 취약 인자(관의 경사, 기하학적 형태, 단면 등)와 위험인자(지표면, 장애물, 침수가능성, 상류부의 특성, 하수량, 보수상태)의 분석을 통해 이루어지며,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280개 하수관거구간에서 규명된 원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정량화하여 각 인자에 대한 상대적 위해도를 계산하였다.

5. 결  론

앞서 언급한 방법들은 하수관거의 물리적 특성, 파손상태 등에 관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느냐에 따라 가용한 것들이다. 데이터의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신뢰성 있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사전예방형의 하수관거 유지관리방법론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수리 모델, 수질예측모델, 최적화 모델로 구성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갖추어져도 모델을 사용할 때 설계변수 값으로 가정 값을 사용할 경우에는 잘못된 결과로 오도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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