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호수, 바다에 가득 찬 물과 이에 인접한 습지나 안(岸) 등 공공수역은 먹는 물의 근원이다. 이것들은 홍수를 방지하고 수상교통로의 역할도 하며 골재자원, 물고기, 조개류 등의 수산자원을 제공하는 한편, 고니 등 철새에게 서식지를 제공해준다.

또 경관이나 유적이 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산업 시설에서 필요한 용수를 공급해준다. 예를 들면, 시간당 1MWh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연료 종류별로 보면, △핵연료 발전 223L △태양열 발전 242L △천연가스 발전 91L △지열 153L △석탄 발전 146L △바이오 연료 110L의 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수많은 인류 문명은 수역에 접근하기 편리한 부지에 자리잡고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부산, 인천 등 대부분의 대도시는 강이나 바다에 인접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인간 사회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물을 확보해야 한다.
 
공공수역이 제공하는 이러한 생태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제방, 선박 계류시설을 포함한 여러 항만시설, 취수시설, 화물선이나 여객선 등과 같은 물 접근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 인프라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상하수도뿐만 아니라 우수, 소하천, 대하천, 바닷가 등의 배수로, 도로면 포장 등 모두를 포함한다. 더 나아가, 물 인프라 구축에는 하천, 호소, 바다에 수심과 수량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준설 공사가 포함되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를 설치하고 잘 운영해야 한다,

수변 공간은 홍수, 범람, 파도, 침식 등으로 늘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재해는 자연과 물 인프라의 충돌이다. 즉, 재해는 사람이 거주하기 때문에 생긴다. 친환경뿐만 아니라 친인간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이 경제·환경·사회의 3가지를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은 폭우, 태풍, 모래 먼지, 해일, 범람, 가뭄 등 자연의 엄청난 위력을 길들이거나, 또 그것에 순응하여 지속적으로 재해를 관리하고 번영을 가져오는 일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날씨의 변동, 지표면의 식생, 지표면의 침식, 하천의 거동, 해양의 생물과 조석, 해안 모래사장의 이동에 관한 엄청난 지식을 습득하여 새로운 변화에 더욱 더 잘 적응하고 피해를 덜 받게 되었다.

물 인프라를 담당하는 외국 정부 부서의 이름을 살펴보면 의미 심장하다. 네덜란드 정부의 물 인프라 담당 부서는 인프라와 환경(Ministry of Infrastructure and Environment), 벨기에의 플랑드르 주정부는 수송과 인프라(Ministry of Mobility and Infrastructure), 중국 정부는 교통(交通)을 영어로 communication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들 각국의 정부 부서에서는 물 인프라 구축이나 운영을 위해 바닥의 퇴적물을 준설하고 준설물질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사람이 거주하는 한, 인간의 문명을 염두에 둔 자연 순응형 하천이나 해안 인프라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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