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하수도 체제 의해 처리해야”

수분 60% 함유…매립·소각 등 최종처리 어렵고 처리비용도 높아



 
인간개발지수와 국민행복지수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을 측정하는 기준은 객관적인 기준과 주관적인 기준으로 구분될 수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매년 국민소득, 교육 수준, 평균수명, 유아사망률 등 객관적인 기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는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질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인간개발지수 순위는 186개국 중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는 삶의 질과 함께 △건강, 돈, 인간 관계 등 생존 조건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 △야망, 자존심, 기대 등 고차원의 욕구인 주관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며, 이들 요소별로 적정한 가중치와 측정치를 부여하여 만든 것이 행복지수다.

국가별 국민행복지수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유엔 조사(GNH)에서는 156개국 중 56위, 영국 신경제재단조사(HPI)에서는 63위, 갤럽조사에서는 97위, OECD조사에서는 36개국 중 24위를 각각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인간개발지수가 20단계나 뛰어올랐지만 행복지수는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영국 신경제재단(NEF)이 조사·발표한 2012년 국민행복지수의 국가별 순위에는 바누아투,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가 1위에서 10위까지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갤럽조사에서 싱가포르는 국민행복지수가 148개국 중 148위를 기록하여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국가’로 나타났다.

국가별 국민행복지수는 조사기관, 조사방법, 기준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경제재단이 조사한 국민행복지수 10위까지는 중남미국가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유엔이 조사한 국민행복지수 10위까지는 덴마크 핀란드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5개 기준(△잘 쉬었다고 생각하는지 △하루 종일 존중받았는지 △많이 웃었는지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배웠는지 △즐겁다고 자주 느꼈는지)으로 사람의 행복을 평가한 갤럽조사의 결과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의 일부를 얼마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행복지수 낮추는 규제

▲ 싱가포르 거리가 쓰레기는 물론 껌 자국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규제가 심하다는 것을 말한다. 싱가포르를 ‘벌금의 나라’라고도 부른다. ‘싱가포르는 벌금의 도시(Singapore is a Fine City)’라고 선전까지 한다.
사람도 당초에는 야생동물과 같이 사회적인 속박이 거의 없는 원시상태에서 생활해 왔다. 그러나 생산과 인구가 증가하고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인 범죄나 환경파괴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람의 천성은 속박을 싫어하기 때문에 규제는 사회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으로 제한되어야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싱가포르는 인구 530만 명, 면적 697㎢,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로, 인간개발지수는 세계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갤럽조사에서 싱가포르의 국민행복지수가 148개국 중 최하위로 나타난 것은 평가기준의 탓도 있지만, 좁은 면적에서 많은 인구가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대한 잡다하고 약간은 과도한 규제가 필요하게 되었다.

싱가포르 거리가 쓰레기는 물론 껌 자국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규제가 심하다는 것을 말한다. 싱가포르를 ‘벌금의 나라’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담배꽁초를 버리면 벌금 1천 달러 △지하철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벌금 500달러 △지하철에 인화물질을 휴대하면 벌금 5천 달러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면 벌금 250달러 △침을 뱉으면 벌금 1천달러 등 싱가포르 시내를 걸을 때는 숨쉬는 것 외에는 자유스러운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나아가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는 벌금의 도시(Singapore is a Fine City)’라고 선전까지 한다. 벌금(Fine) 때문에 좋은(fine) 도시가 되었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쨌든 벌금을 듬뿍 내고 밥을 굶을 지경인데도 행복을 느낄 사람은 특수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전량 분리배출 ‘유일국’

음식물쓰레기를 전량 분리해서 배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국물’ 문화로서, 모든 음식에 유난히도 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탕이나 찌개는 말할 것도 없고, 채소류로 만든 김치 등 반찬류의 음식도 모두 물이 흠뻑 포함되어 있다. 사실 채소류는 수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음식물쓰레기 전량을 분리배출하는 데는 그럴만한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서양음식은 물론 동양음식 중에서도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 수분의 양은 60% 수준으로 중국의 음식물쓰레기나 일본의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 수분보다 훨씬 많다.

음식물쓰레기에 수분이 많다는 것은 매립이나 소각 등 최종처리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경제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말한다. 다른 쓰레기와 섞일 경우 그 처리가 더욱 어려워진다.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분뇨가 하수도체제에 의해 처리되는 것처럼 수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물쓰레기는 주방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로 역시 하수도체제에 의해 처리되어야 한다. 수세식화장실이 미비했던 시기에는 도시의 분뇨도 고형폐기물로 수거·운반되어 처리되었지만,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인해 분뇨는 수세식화장실에서 발생하는 ‘하수’로서 처리되게 되었다.

같은 이유로 음식물쓰레기도 주방에서 발생하는 ‘하수’로서 처리되어야만 한다. 음식물쓰레기는 하수도체제에 의해 처리되는 것이 경제적·기술적·환경적 측면 등 모든 면에서 타당하다.

음식물쓰레기 성분 분석부터 시작

▲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 수분의 양이 60%나 되어 매립이나 소각 등 최종처리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경제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하수도 체제에 의한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는 음식물쓰레기의 성분 분석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의 구성성분 중 수분이 60%를 차지하고 나머지 40%를 고형성분이 차지하고 있으나 그 중 7%는 이물질이고, 가정 등 음식물쓰레기 발생원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부패)되어 수분이 된 고형물질이 12%라고 추정할 경우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 수분은 72%가 된다.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하여 생활하수로 배출할 경우 음식물쓰레기의 구성 성분을 정확히 알아야만 하수도 체제의 적정한 정비와 개선대책을 세워서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를 위해서는 먼저 음식물쓰레기의 발생원 유형별로 그 성상과 성분을 분석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와 국민행복지수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해 지금까지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의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음식물류폐기물폐수(음폐수)의 해양배출이 금지되면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로 그 정책방향이 바뀌었다. 음식물쓰레기는 ‘전량분리배출’ 시기부터 가정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중 가장 비위생적이고 혐오의 대상이 된 폐기물이다.

지금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위해 종량제 봉투에서부터 무선주파수인식기(RFID)까지 동원된 상태다. 무선주파수인식기란 음식물쓰레기 배출자의 주거지 정보 등이 입력된 카드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 통에 배출하는 것으로, 배출된 음식물쓰레기 양에 따라 누진적으로 수거료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보호가치가 큰 개인적인 비밀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가정에까지 ‘감시의 눈’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것 같아, 조지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를 조금은 연상하게 한다.

하수처리 체제가 완비되어 있어 주방오물분쇄기(디스포저)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것과, 지금과 같이 음식물쓰레기 개별 종량제 카드와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거리로 나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것 중 전자가 국민행복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깨끗한 상수의 공급과 하수·도시폐기물의 환경 위생적 처리와 같은, 우리의 일상적인 생존에 필수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국민행복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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