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헌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

   
격변하는 21세기에도 변하지 않는 건강 수칙이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누려야 한다는 점이다. 하루 섭취 열량을 10%만 줄여도, 한 달에 1~2kg의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 새해부터 체중을 줄이기를 원하거나 체중 증가를 예방하고 싶은 현대인에게 도움이 되는 새해 식생활 개선 전략을 소개한다.  

첫째, 균형 잡힌 식사를 하되 섭취 열량을 줄인다. 우선 며칠 간의 식사 내용을 적어본 후 밥, 어육류, 채소, 우유 등의 식단 균형이 맞는지 확인한다. 만일 편중된 식사를 하고 있다면, 부족한 식품은 보완하고 과잉 섭취하는 식품은 줄이도록 한다.

또 식사 중 열량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을 자주 먹는 경향이 있다면 이를 영양상 대등한 저열량 식품으로 바꾸도록 한다. 예를 들어 삽겹살이나 갈비 대신 생선구이를 먹는 것이다. 흰쌀밥 대신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게 되면,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추가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둘째, 비만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식습관을 찾아 고치는 것이다. 아침을 거르고 밤에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하루 세 끼를 챙겨 먹고 야식을 삼가도록 한다.  과자, 음료수 등 간식을 자주 먹는 사람은 간식량을 줄이고 대신 과일과 물을 먹는 변화를 시도해 보자.

다음은 체중감량을 위한 ‘뱃살 빼기 5계명’.

1. 운동은 쪼개서 하라

하루 1시간 이내의 규칙적인 운동은 식욕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1시간을 넘는 운동은 식욕을 늘린다고 한다. 따라서 주 4회 이상 하루 한 시간 이내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쉽게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다. 반면 주중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하지 못하다가 주말에만 골프나 등산을 다녀오는 사람은 식욕이 증가해 운동 시 소모된 열량보다 추가 칼로리 섭취가 더 많게 되므로 정신 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체중은 줄이기 어렵다.

운동을 한 후 더 먹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운동 자체의 생리적인 식욕 증가효과보다는 ‘운동을 했으니 좀 더 먹어도 되겠지’ 하는 보상심리다. 운동이 생각보다는 열량소모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운동 후 조금만 더 먹어도 체중은 줄지 않고 도리어 늘어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운동 후 습관적으로 먹는 버릇을 고쳐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 1주일에 3회 정도로 시작해 2주마다 점차 늘려 주 5회 이상 하도록 한다. 3회 미만일 경우는 체중 감소 효과가 적다. 비만 환자의 경우 운동을 습관화해 매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근육을 늘려라

근육은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쉴 때도 다른 신체 조직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반면에 지방 세포는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 따라서 같은 키에 같은 체중이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이 체지방이 많은 사람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많아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 근육이 많은 사람은 운동할 때나 쉴 때나 24시간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더 날씬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을 할 때에는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덤벨, 아령 등 근력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3. 아침식사를 거르지 마라

비만으로 고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을 거르고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생활 탓일 수도 있고 아침에 입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침을 거르게 되면 심한 공복감 때문에 낮 시간에 군것질이나 폭식을 할 위험이 높아지고, 밤늦게 음식을 먹게 된다던가 심지어 체중 조절 자체를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체중 조절을 원한다면 항상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절대로 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식사를 거르면 인체는 열량을 소모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처하게 돼 체중이 빠지지 않고 도리어 늘게 된다.

특히 한 두 끼에 몰아서 식사를 하면 오히려 뚱뚱해지게 된다. 식사량은 하루 세번 균등하게 나눠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저녁 때 과식하는 일은 절대 피해야 한다. 아침은 거르고 모임이나 회식 때문에 술을 곁들여 배불리 저녁을 먹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영영 비만을 치료할 수 없다.

4. 흰 음식을 멀리 하라

복부 비만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식후 혈당의 증가가 혈중 인슐린 농도를 높이고, 뒤이어 공복감이 증가해 폭식 및 과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각각 식후 혈당을 높이는 정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감자가 고구마보다 열량이 낮다. 하지만 감자는 식후 혈당 및 혈중 인슐린 증가폭이 고구마보다 크기 때문에 복부 비만을 유발할 위험이 더 높다. 마찬가지로 흰 쌀밥보다는 현미밥이나 잡곡밥이, 흰 빵보다는 호밀 빵이나 잡곡 빵이 혈당을 덜 높여 체중 조절에 더 유리하다.

이처럼 식후 혈당이 높아지는 정도를 ‘당지수(Glycemic Index)’라고 하는데 이러한 당지수가 낮을수록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 고구마, 호밀빵, 잡곡밥 등 당지수가 낮은 음식들은 대부분 다소 검은 색깔을 띠는 반면, 흰 쌀밥, 흰빵, 감자 등 흰색 식품은 당지수가 높다. 따라서 흰 음식을 멀리 하고 검은 음식을 가까이 하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5. 술안주를 멀리 하라

식사 모임에서 열량 섭취가 크게 늘어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음주다. 예를 들어 소주 한 병의 열량은 600kcal가 넘고 이는 밥 두 공기의 열량에 해당한다. 게다가 음주 후에는 식사량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다음 날 운동도 못하게 되는 등 생활 리듬을 잃을 위험이 커지니 더 문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삼겹살, 갈비, 마른 안주, 닭튀김 등의 안주들은 열량이 매우 높다. 체중 조절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술자리를 가급적 피하고, 불가피하게 술자리에 참석할 경우 안주는 과일, 야채 등 저열량 위주로 먹는 것이 차선책이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